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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대출 문턱에 '오픈런' 속출…2금융권 풍선효과 우려

은행권 금리 인상에 금리차 거의 없고
스트레스 DSR 2단계로 한도도 유리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억제로 인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대형 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좋은 조건의 대출을 찾아 나선 소비자들로 '오픈런'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대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이달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시행되며 은행권의 규제가 강해지는 만큼 대출수요가 2금융권으로 쏠리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iM뱅크(구 대구은행) 서울 일부 지점들은 오는 10월 31일까지 가계대출 접수를 잠정 중단했다. 타 은행 대비 금리가 약 1%포인트(p) 낮아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등 대출 수요가 몰려들면서 직원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접수도 신청이 시작된 지 30분 만에 연일 마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카카오뱅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고객들의 과도한 경쟁을 막기 위해 하루 접속자를 극도로 제한하면서 대출 접수 시간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고객들의 성공 후기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되며 접수가 몰리고 있어 신청 시간에 맞춰 접속해도 대출에 성공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조금이라도 나은 조건의 대출을 찾아 나서는 소비자들로 인해 대출 경쟁은 하루가 다르게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조치로 대형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한도를 조이면서 오픈런과 같은 수요 쏠림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대출 수요가 보험사 등 2금융권으로 옮겨붙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대출총량제로 인해 1금융권이 대출을 줄이자 2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이 한 달 만에 5조 6000억 원 급증한 바 있다.

 

은행권이 지난 두 달간 20차례 이상 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중은행과 보험사의 금리 수준은 비슷해졌다. 일부 보험사의 경우 주담대 최저금리가 은행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주요 보험사들의 주담대 금리(만기 30년, 고정금리)는 연 3.59~6.17%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5년 고정금리는 3.63~6.03%였다.

 

게다가 이달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가 도입돼 한도 면에서도 2금융권이 더욱 유리해졌다. DSR 비율이 50%로 1금융권(40%)보다 높은 데다, 규제 강화로 인해 수도권 주택에 적용되는 더 높은 가산금리(1.25%p)도 은행권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대출은 상위 금융기관에서 한도가 막히면 고금리를 감수하고서라도 2금융으로 몰린다"며 "가계대출이 어느 정도 관망세를 보일 수는 있겠지만 우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험사들도 금리를 올리는 등 대응에 나섰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최근 주담대 금리를 각각 0.49%p, 0.3%p 높였다. 다른 보험사들도 금리 인상을 검토하거나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보험업권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보험사들의 주담대 잔액은 비중이 크지 않고 본업도 아니지만 당국의 미시 조정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아직 명확한 징조가 포착되지 않은 만큼, 우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박충현 금감원 부원장보는 지난달 27일 은행권에 대한 대출 규제가 보험업권이나 중소금융업권으로 옮겨갈 가능성에 대해 “아직 그러한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고 현재까진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라면서도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현재 은행권처럼 현장검사 등을 통해 지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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