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2 (월)

  • 흐림동두천 20.4℃
  • 구름많음강릉 25.7℃
  • 구름많음서울 23.9℃
  • 맑음대전 22.9℃
  • 맑음대구 23.9℃
  • 구름조금울산 23.4℃
  • 박무광주 23.8℃
  • 구름조금부산 25.4℃
  • 구름많음고창 20.5℃
  • 구름조금제주 24.6℃
  • 흐림강화 21.6℃
  • 구름조금보은 20.2℃
  • 구름많음금산 20.9℃
  • 구름조금강진군 21.7℃
  • 구름많음경주시 22.2℃
  • 구름조금거제 23.8℃
기상청 제공

[전창훈의 알쓸신법] 성년후견 그 후에 오는 것들

성년후견제도의 활성화를 위해서 후견업무 수행에 정당한 편의 제공이 필요

 

일반적으로 성년후견이 개시되면 피성년후견인은 행위능력을 상실하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행위능력이라는 개념은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미성년자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될 수 있는 개념입니다. 민법에서는 미성년자를 행위무능력자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 시기에는 법정대리인인 부모님이 자녀들의 법률행위를 대리할 수 있는 포괄적인 법정대리권을 가지게 됩니다. 이와 같이 성인에게 성년후견이 개시되는 경우 성년후견인은 미성년자처럼 독자적으로 법률행위를 할 수 있는 행위능력을 잃게 되고 성년후견인은 피성년후견인을 대리하여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법정대리권을 얻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성년후견이 개시되면 피성년후견인은 기존에 혼자서 하였던 예금인출금과 같은 금융거래도 더 이상 혼자할 처리할 수 없게 되고 성년후견인은 일상생활비나 병원비 지출과 같은 금융업무를 피성년후견인을 대신하여 처리해주어야 합니다. 성년후견인이 피성년후견인을 대신하여 금융업무를 처리하려고 하는 경우 보편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인터넷뱅킹이나 ATM과 같은 비대면 거래수단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제한이 발생하게 됩니다. 은행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있지만 상당수의 은행들은 피성년후견인 명의 계좌에 대한 비대면거래를 제한하고 있기에 성년후견인은 생활비 이체나 거래내역서 발급 등 금융업무를 보기 위해서 매번 은행창구를 방문하여 처리해야 하는 수고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처럼 일반인들은 폰뱅킹으로 5분이면 처리할 수 있는 일들을 위해서 성년후견인은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피성년후견인 명의 체크카드를 발급받는 것 역시 허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성년후견인이 피성년후견인이 필요로 하는 물품을 온라인상에서 구입하고 결제하는 것 역시 쉽지가 않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성년후견업무 수행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함을 시정하기 위해서 가정법원,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등 관계기관들이 합동으로 ‘성년후견인 금융거래메뉴얼’을 만들어서 보급을 하였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이러한 불편함들이 쉽게 해소되지는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실제 성년후견제도를 이용하려고 하는 경우에도 이러한 불편함을 호소하며 그 이용을 주저하고 있는 사례도 빈번히 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피성년후견인에게 부과된 미납세금이나 보험료, 통신비 등을 성년후견인이 확인하고 납부하는 과정에서 본인인증의 문제로 인하여 성년후견인이 직접 해당 기관을 방문하여 처리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이러한 성년후견 업무의 부담은 전문후견인의 경우 후견보수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하여 피성년후견인이 가지는 후견비용의 부담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성년후견제도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성년후견제도에 대한 홍보만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 성년후견제도의 이용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함과 차별들을 해결하는 것으로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더욱이 이러한 문제의 해결은 입법적인 뒷받침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이를 위해서 일선 현장은 물론 관계기관들의 지속적인 제도개선 목소리와 함께 정치권의 관심도 절실하다고 할 것입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