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철, 건조한 실내 공기는 피부 속에 수분을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만든다.
날씨가 추워지면 피부는 경직되고 신진대사와 혈액순환이 급격히 떨어져 피부가 탄력을 잃기 쉽고 피부 조직이 얇고 민감해져 입술이 트고 갈라져 피가나고 입술 속이 허옇게 벗겨지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입술에 생기는 염증을 입술염 또는 구순염이라고 한다. 가벼운 경우 입술용 보습제나 약한 부신피질호르몬 연고의 도포만으로 호전된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병이 악화될 수 있고 부적절한 치료로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얼굴에서 가장 민감한 입술이 트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건조한 기후를 꼽을 수 있지만 입술이 자주 튼다면 생활습관부터 살펴보는 것이 좋다.
생활공간이 너무 건조하지는 않은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으며 평소에 입술을 뜯거나 침을 무의식적으로 바르지 않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입술의 각질은 저절로 떨어질 때까지 그대로 두어야 다시 생기지 않는다. 입술 염증을 일으키는 것에는 양념이 강한 자극성 음식, 냅킨, 긁는 행동, 입술을 빠는 행동, 립스틱 등에 들어있는 향료나 염료에 대한 알레르기가 원인이 될 수 있다.
알레르기에 의해 습진이 생기면 입술 점막이 손상돼 수분 손실이 생기게 되고 구순염이 악화된다.
구순염이 생기면 국소 도포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해 습진을 가라 앉히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 알레르기를 전혀 일으키지 않는 순수한 바세린 연고를 하루에 3∼4회씩 사용하는 것이 좋다.
겨울철의 입술염 즉 구순염은 임상 양상이 다양하고 치료법 또한 각양각색이다.
▶ 단순 구순염
가장 흔한 입술의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건조한 계절적 원인이나 입술에 대한 반복적인 자극으로 발생한다. 매우 흔한 증상이나 입술이라는 환경적 특수성으로 인해 치료가 쉽지 않고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 박탈성 구순염
아래 입술의 중앙에서 시작해 퍼져나가는 박탈성 질환으로 만성 염증과 껍질이 벗겨지는 경향이 수개월동안 지속된다.
원인 불명인 경우가 많지만 아토피성 피부염 등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과 관계가 있고 습관적 광선 노출, 입술을 깨무는 습관 등으로 인해 이차적으로 생기기도 하며 국소 스테로이드 제제로 치료하나 치료가 매우 어렵다.
▶ 접촉 구순염
입술이 가렵거나 갈라지며, 붓는다. 자극 물질의 반복적 접촉에 의한 자극 반응이나 치료제, 치약, 화장품, 음식물 등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발생한다.
원인 물질을 피해야 하며 스테로이드 제제 등으로 치료한다.
▶ 광선 구순염
수년간 과도하게 햇빛에 노출돼 입술, 특히 아랫입술에 나타나는 전암성 병소이다. 입술의 갈라짐, 부종, 껍질 벗거짐 등이 나타나고 이차적으로 피부 악성 종양이 유발될 수도 있어 진단시 조직검사로 확인해 보아야 한다.
▶ 선상 구순염
드물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주로 아랫입술에 부종이나 바깥으로 벌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 때는 입술이 전반적으로 커져 보인다. 광선이나 자주 입술을 빨아서 발생하는 자극 반응으로 타액분비 과다 유발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에 주의깊게 관찰해야 하며 치료는 외과적 절제술이나 약물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 구각 미란증
칸디다균에 의해 감염될 때 발병한다. 입술이 습한 상태로 갈라지는 현상이 입술 끝에서 바깥쪽으로 진행된다. 주로 틀니를 하는 노인들에게서 잘 나타나며 침의 분비 과다가 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윤상웅 교수는 “겨울철은 전신 피부가 모두 건조해질수 있는 계절이지만 특히 입술의 건조는 다른 부위에 비해 생활에의 지장이 더욱 심하다.”며 “구순염의 증상이 아주 다양하고 일부에서는 피부암의 전조증으로 나타나기도 해 치료에는 정확한 진단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윤 교수는 ”쉽게 구순염이 발생하는 사람들은 평상시에도 꾸준히 바세린이나 기타 입술용 보습제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며 ”구순염이 지속되거나 악화되는 경우에는 전문의를 찾아 조언을 듣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