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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인천 소상공인…“폐업도 쉽지 않네”

인천 지역신보 대위변제액 954억…전년 대비 74%↑
경제 불황에 닫힌 지갑…“버티다 버티다 폐업 결정”
시, 소상공인 폐업 지원사업 마련…매년 예산도 올라

 

“취업도 힘든데 치킨집이나 차릴까?”, “우리 같이 카페 열래?”

 

막막한 취업 현실을 겪던 청춘들이 자주 나누던 대화다. 지갑이 입을 꽉 다문 요즘 이런 농담도 들리지 않는다.

 

하루라도 ‘임대’가 붙은 건물을 안 보는 날이 없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의 1층도 피하기 힘든 칼바람이 불고 있다. 땅 밑으로 내려가도 바뀌는 건 없다. 분주한 인천문화예술회관역 지하철 탑승구와 달리 옆 가게는 텅 빈 채다.

 

코로나19가 끝난 뒤 ‘소상공인’은 여전히 벼랑 끝에 서 있다.

 

경제 회복에 희망을 걸었으나,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에 시달리면서 셔터를 내리는 상황이다.

 

올해 인천의 소상공인들은 빚더미에 눌려있다. 소상공인이 갚지 못해 지역신용보증재단이 대신 변제한 은행 빚이 급증한 상태다.

 

올해 7월 말 기준 인천의 지역신보 대위변제액은 954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548억 원이었는데 74% 늘어난 셈이다.

 

올해 4월 김밥가게를 닫은 최항락 씨는 “코로나19 때 이자율이 낮은 대출을 받아 버텼지만, 원금과 이자를 갚아야 할 시기가 찾아와 힘들었다”며 “원자재값은 오르는데 서민 음식을 파는 입장에서 가격도 올릴 수 없었다. 버티다 버티다 결국 폐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점포를 정리하는 일에 약 700만 원이 들었는데, 전부는 아니고 214만 원 정도를 지원받았다”고 했다.

 

인천은 개인사업자 폐업률도 높다. 2022년에는 11%로 울산과 함께, 2023년엔 12.1%로 단독 ‘전국 1위’를 기록했다.

 

가뜩이나 속이 쓰린 폐업인데, 여기에도 돈이 필요하다.

 

인천시는 2022년부터 ‘소상공인 폐업 및 사업전환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의 폐업 충격을 완화하고 안정적인 연착륙을 돕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사업 정리 및 재창업을 안내하는 재기 지원 컨설팅(2회)과 점포철거비를 최대 250만 원까지 지원한다.

 

벼랑 끝에 몰린 소상공인을 대변하듯 매년 예산이 늘어나고 있다.

 

2022년 3100만 원(12개 업체), 2023년 6400만 원(22개 업체)으로 1년 만에 2배 뛰었다. 올해에는 1억 300만 원(35개 업체)의 예산을 세웠다.

 

처음으로 1억 원을 넘겼으나, 폐업한 이들은 적지 않았다. 벌써 9월 초 예산을 전부 소진했다.

 

시 관계자는 “폐업에 대한 지원 문의가 들어와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며 “사업예산을 전부 소진하면 똑같은 내용이 담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희망 리턴 패키지’로 연계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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