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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광산 취재기] 韓-日 약속의 장소 찾았지만…사실상 방치 수준

경기도의회 민주 의원들, 사도광산 항의 방문
광역의회 최초로 방문단을 구성해 논란 대응
韓-日 약속으로 마련된 공간 가보니…‘곰팡이·금’
의원들 분개…“세계유산 등재 철회” 한 목소리

 

“일본 사도광산의 조선인 노동자 기록물 전시관은 곰팡이가 핀 채로 방치돼 있고 일제의 ‘강제성’을 나타내는 표기는 여전히 찾아볼 수 없다. 이는 일본 정부의 역사 인식을 보여준다.” 

 

일본 사도광산을 살펴본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항의 방문단’(이하 방문단) 단원들의 말이다. 

 

민주당 김준혁(수원정) 국회의원과 이용욱(파주3)·전자영(용인4)·명재성(고양5)·신미숙(화성4)·이채명(안양6)·국중범(성남4) 등 6명의 경기도의원은 광역의회 최초로 방문단을 구성,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을 찾았다. 

 

이번 방문을 통해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서 조선인 노동자 ‘강제동원 미표기’로 불거진 논란에 대응하고 향후 이 내용을 1410만 도민들에게 전한다는 게 도의회 민주당의 설명이다.

 

방문단은 일정 첫날인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본 서북부지역인 니가타현으로 이동, 다음 날인 2일 니가타항 아침 배편을 통해 오후 1시쯤에야 사도광산에 도착했다. 

 

방문단은 일정 첫날인 지난 1일 일본 서북부지역인 니가타현으로 출국, 2일 하루 동안 사도광산 일대를 방문하고 그 다음 날인 3일 귀국하는 빠듯한 일정을 소화했다. 

 

 

이들은 지난 2일 아침행 배편으로 사도광산에 향했고 오후 늦게까지 일제강점기(1910~1945년) 기간 중 조선인들이 강제노역을 했던 도유(道遊) 갱도와 옛 탄광업 시설, 전시공간 등 한곳 한곳을 세심히 살펴나갔다. 

 

도유 갱도는 제2차 세계대전(1939~1945년) 당시 조선인 노동자 1519명이 일제에 의해 강제노역에 시달린 곳이다.

 

반면 일본에게는 자국의 근대화 과정을 선전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이후 67일이 지난 이날에도 사도광산 내에서는 일본이 전쟁 물자 확보를 위해 조선인을 강제동원 했다는 역사적 사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일본이 조선 출신 노동자에 대한 기록물을 전시하기로 했던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에서도 사도광산 조선인 노동자의 실상이 기록된 전시물은 없었다.

 

이 박물관은 일본이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를 반영하라는 세계유산위원회 결정을 이행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앞서 대한민국과 일본 양국이 이를 약속한 바 있다.

 

다만 박물관은 세계유산 등재 하루 뒤에 개관했다고 볼 수 없을 정도로 관리가 부실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곳은 3개 전시구역으로 나뉜 복층 구조인데, 최상층에 있는 조선인 노동자 기록 전시실의 벽면은 곰팡이가 피거나 금이 가 있었다. 

 

이날 오후 동안 방문단 이외에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도 뜸했다. 박물관이 사도광산 관광 코스와 동떨어진 외곽에 위치한 탓이다. 

 

이에 방문단원들은 “세계유산위원회 결정을 이행하겠다고 밝힌 일본이 조선인 노동자 강제동원에 대한 역사를 누락하고 이를 전시하는 공간마저 방치하고 있다”며 “일본의 역사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개했다.

 

김 의원은 정혜경 일제강제동원 평화연구회 대표 연구위원의 저서를 인용해 “일제는 모집, 국민징용, 관알선 등 3가지 경로로 조선인을 사도광산에 동원했고 모두 강제성을 띠고 있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도의회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사도광산 현장에서 대한민국·일본 정부에 사도광산에 대한 진실규명과 세계유산 등재 철회를 촉구했다. 

 

이용욱 도의회 민주당 총괄수석은 “일본 정부가 아무리 역사를 숨기려 하고 윤석열 정부가 외면해도 불법적인 강제동원의 역사는 결코 숨길 수가 없는 사실”이라고 했다. 

 

국중범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장은 “고통받으며 희생했던 우리의 선조들을 애도한다”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역할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자영 수석대변인은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등재 철회를 위해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힘을 모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명재성 정무수석도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며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철회를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채명 소통협력수석은 “사도광산 등재 철회가 서둘러 이뤄질 수 있도록 해 일제의 강제징용이라는 선조들의 아픔을 다시는 왜곡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신미숙 기획수석도 “남겨진 후손으로서 현재 이 상황이 부끄러울 뿐”이라며 “사도광산 등재 철회를 위해 동료의원들과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방문단은 이번 일정 동안 3차례의 성명을 내고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철회 ▲일본의 조선인 강제동원 역사 인정 ▲사도광산 강제동원 피해자 명부 공개 ▲조선인 노동자 기록물 전시관 이전 ▲윤석열 정부의 대일 굴욕외교 중단 등을 촉구했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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