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째 공전 중이던 ‘화성국제테마파크’ 조성 사업이 가시화 되고 있다. 10일 화성시청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 정명근 화성시장,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사장, 마리 막스(Marie Marks) 파라마운트 엔터테인먼트 부문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화성국제테마파크 글로벌 브랜드 유치 선포식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는 파라마운트사가 화성국제테마파크의 글로벌 브랜드 파트너로 결정됐다는 공식 발표도 나왔다. 따라서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된다면 화성 서부권에 세계적 엔터테인먼트 기업이자 글로벌 콘텐츠 지식재산 보유사인 파라마운트의 브랜드를 활용한 아시아 최대 규모 테마파크가 들어선다.
화성시는 2007년 세계적 테마파크인 유니버설스튜디오코리아(USK)가 화성국제테마파크에 들어온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사업은 순탄하게 추진되지 않았다. 당시 USKR컨소시엄과 수자원공사는 송산그린시티에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조성하기로 하는 MOU를 체결했다. 당시 포스코, 쌍용건설, KCC건설, STX건설, USKPH, 신한은행, 산업은행 등이 참여했다. 3조원을 투자, 유니버설 스튜디오 코리아 리조트를 2010년 착공해 2013년 개장한다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다.
그런데 세계금융위기가 닥쳤다. 신한은행과 산업은행이 빠졌고, 대신 2009년 롯데가 뛰어들어 토지대금을 깎아 달라고 요구했다. 수자원공사가 이를 거부, 결국 2012년에 사업은 무산됐다. 이후 2014년 수자원공사는 국제테마파크 사업개선을 위한 용역을 발주했다. 이후 2015년 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 콘셉트 제안공모를 시작했고 필리핀 기업인 산미구엘이 수자원공사와 MOU를 맺었으며 대우건설도 참여를 밝혔다.
그해 12월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들어온다는 발표가 났다. USKPH, 대우건설, 도화엔지니어링, 중국 국영 건설사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 중국 국영 여행사인 홍콩중국여행유한공사(CTS) 등 5개 기업으로 구성된 유니버설 스튜디오 코리아 컨소시엄과 수자원공사, 경기도, 화성시, 산업은행이 참여했다. 하지만 2017년 1월 이런저런 사유로 사업은 다시 무산됐다. 정부는 2018년 2월 경제장관회의에서 사업을 재추진하기로 결정하고 2019년 단독 입찰한 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했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세계적인 콘텐츠 배급사로서 미국 할리우드 5대 메이저 스튜디오 중 하나인 파라마운트픽처스, 방송사 CBS, 어린이 전문 케이블 방송 니켈로디언, 음악 전문 케이블 방송 MTV 등 다수의 채널을 지닌 초대형 미디어 기업 파라마운트가 글로벌 브랜드 파트너로 결정된 것이다. 도 관계자는 “파라마운트 브랜드가 활용되는 화성국제테마파크는 그간 미디어로만 만나볼 수 있었던 파라마운트의 환상적인 콘텐츠 세계를 현실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조성해 즐거움·영감·힐링을 누리는 전례 없는 테마파크, 아시아 대표 랜드마크”가 될 것이란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화성국제테마파크 조성 사업은 ㈜신세계프라퍼티가 송산면 418만9000㎡ 부지에 총사업비 4조6000억 원을 투자해 테마파크를 비롯해 호텔과 전문 쇼핑몰, 골프장 등 복합 리조트형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것이다. 화성시는 테마파크가 조성되면 2만5000명 규모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연간 20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화성국제테마파크 글로벌 브랜드 유치 선포식에 참석한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기대감도 적지 않다. 김 지사는 “17년 갈증을 이번에 풀었다”면서 동쪽에 에버랜드 서쪽에 테마파크를 세워 경기도 문화산업 중심으로 만들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 서해안과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 개발이 되면 국내는 물론 국제적인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마파크 조성이 도로, 철도 등 인프라를 포함한 서부 개발 비전을 담은 경기서부 SOC 대개발을 성공적으로 견인할 것이라는 것이다.
정명근 화성시장 역시 큰 기대를 나타냈다. “오늘 선포식을 시작으로 화성시는 혁신적인 미래형 관광단지 산업에 박차를 가해 대한민국 대표 문화중심지로 도약”할 것이라면서 행정 역량을 총 동원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기존에 없는 새로운 테마파크를 선보일 것”이란 신세계그룹 사장의 말도 관심을 끈다. 이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길 바란다. 무산됐던 과거의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꼼꼼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