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대청도 어항에 설치되는 부잔교(접안시설)가 80% 공정률에서 멈춰선 채로 철거 위기에 놓여있다.
어민들의 우려와 반발로 지난달 13일 공사가 중지된 채 뒤늦은 어민 의견 수렴 절차를 밟고 있는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다음주 중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개선대책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사업은 옹진군 대청면 선지포항 일원 부잔교 3기(소형어선 56척 수용)를 설치해 선박 이접안 시 안전사고 예방 및 항내 혼잡도를 개선한다는 것이 뼈대다.
이를 위해 지난해 8월 사업비 규모만 62억 2300만 원 공사가 시작돼 현재 52억 9300만 원이 투자된 상태다.
그러나 착공된 이후 부잔교 설치를 위한 말뚝 60여 개를 다 박은 이후에야 이를 인지한 어민들의 지속적인 불편함 호소와 우려섞인 민원이 이어지면서 결국은 공정률 80%에서 공사가 중지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어민들은 "선진포항에 전혀 맞지 않는 공사로, 설계부터 잘못 된 것"이라며 "지금 방식대로라면 차라리 철거해서 원상복귀하는 것이 답"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요트나 보트 등을 정박하는 용도로 밖에 쓸 수 없는 부잔교를 현재 위치에 설치함으로써 어선들이 따로 정박할 곳이 없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배복봉 대청어민회장은 "실제로 지난달 풍랑주의보 발효 당시에도 기존 부잔교만을 의지한 채 어선 52척이 매달려 있다보니 몇 척이 서로 부딪쳐 파손되기도 했다"며 "사용도 못하는 부잔교를 철거하고 어선이 정박하고 어획물도 하역할 수 있는 부잔교를 설치해야 하지만, 어렵다면 3기 중 1기만 살리고 2기는 철거하는 방식으로라도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현재 공사중인 부잔교는 연장 5m, 폭 2m로 차량진입이 불가하기 때문에, 어민들이 요구하는 어획물 하역 등의 기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다만 어민 의견을 수렴해 현재 높이 등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편안하고 안전한 어선 정박이 가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두고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주 중으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의견차를 좁혀나가면서 개선방안 등을 적극 모색할 방침"이라며 "철거를 최소화하면서도 어민들의 요구조건을 수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이연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