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포비아’라는 말은 젊은 세대 사이에서 흔히 사용된다. 콜포비아는 타인과 전화하는 것에 대해 긴장, 불안, 두려움을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지난달 초 Z세대 765명을 대상으로 ‘소통 방식’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8%가 콜포비아 증상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같은 주제로 조사했던 2022년에 30.0%였던 수치를 감안하면 매우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응답자의 5명 중 2명은 콜포비아를 겪고 있다는 뜻이다. 콜포비아의 흔한 증상으로는 ‘전화 받기 전 높은 긴장감·불안(68.3%)’, ‘전화가 오면 시간을 끌거나 받지 않음(54.2%)’, ‘전화 통화시 할 말이나 했던 말을 크게 걱정(48.7%)’, ‘통화 시 심장이 빠르게 뛰는 등의 신체 증상(23.4%)’ 등이 있었다. 또한, 가장 선호하는 소통 방식으로 ‘문자·메시지 앱 등 텍스트’가 73.9%였으며, 전화통화는 11.4%로 나타났다.
이렇듯 점점 대면이나 전화로 하는 직접적인 소통보다 문자메시지, SNS 등을 활용한 소통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사람 간의 소통은 감정이 잘 전달되어야 원활할 수 있는데, 문자메시지는 그런 면에서 다소 한계가 있다. 우리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비대면으로 생활해 왔지만, 다시 대면으로 돌아가는 데는 이러한 이유도 포함된다.
그렇다면 왜 문자메시지 같은 비대면으로 소통하려고 할까? 앞서 콜포비아도 언급했지만 이러한 원인에는 커뮤니케이션 불안감(Communication apprehension)이 있다. 이를 연구하는 여러 학자에 의하면 커뮤니케이션 불안감이란‘다른 사람과의 소통상황 혹은 소통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느끼는 공포나 불안의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 불안감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먼저, 대화에 대한 불안감을 가진 사람은 타인과의 대화 또는 발표 상황에서 심장이 평소보다 빨리 뛰고 현기증이 생기거나 얼굴이 붉어지며 손이나 등에 땀이 나는 현상을 겪을 수 있다. 또한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자신에 대해 스스로 부정적인 평가를 하기도 한다. 그러다 결국 타인과의 대화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거나 시선을 회피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대화를 피하게 되고, 사회생활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 상황이 다양하므로 이에 맞게 커뮤니케이션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법도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시일이 걸리더라도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개개인의 노력이 중요하다.
먼저, 대화의 양을 늘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 관공서, 학교 등의 조직에서든 가정에서든 구성원끼리 일부러라도 자주 대화하면 깊은 생각을 공유하게 되고, 자연스레 유대감이 형성되면서 커뮤니케이션 불안감이 낮아진다.
다음으로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대해 의식하는 정도를 줄인다면 커뮤니케이션 불안감은 낮아진다. 사람은 불완전한 존재이며, 크고 작은 실수를 하며 살아간다. 신이 아니고서야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자신에 대한 평가와 타인의 시선에 대한 의식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다면 대화가 편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