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기대했는데 너무 아쉽습니다.”
이달 말 대기업 면접을 기다리던 A 씨(37)는 파주시에서 지원하는 면접용 정장을 무료 대여받으려다 그만 불가능하단 답을 받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4일 경기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파주시는 올해 1월 29일부터 취업 준비생에게 면접용 정장 등을 무료로 대여해주는 ‘청년 드림 옷장’을 실시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청년 드림 옷장의 올해 예산은 1400만 원으로 주민등록상 파주시에 거주하거나 지역 내 고등학교 졸업 예정자 또는 대학교 재학(휴학) 중인 만 18~34세 이하 청년 구직자는 4박 5일간 정장을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품목은 면접용 정장, 셔츠, 블라우스, 넥타이, 구두 등으로 전문가의 코디 조언과 간단한 수선도 받을 수 있다.
이용 횟수는 연 4회로 취업이 성사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청년 지원 정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취업을 원하는 많은 청년 구직자의 좋은 정책임에도 불구 정착 취업 시즌인 10월 이후에는 이용이 불가능하게 됐다.
이런 시에서 책정한 예산이 모두 소진된 데다 정장을 대여해 주는 업체가 경영난을 이유로 폐업했기 때문이다.
취직에 앞서 아르바이트와 기타 단기간 일자리로 지갑을 채웠던 청년들에게 수십만 원 하는 면접 의상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청년 드림 옷장은 구직을 희망하는 MZ세대들에게는 그들의 표현처럼 ‘꿀템’이었다.
그런 청년들의 ‘꿀템’을 올해는 더 이상 이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청년 구직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면접을 앞두고 있다는 B 씨(25)는 “구직에 앞서 면접 의상 때문에 고민해야 하는 우리의 처지가 한편으로 한심하게 느껴진다”며 “어른들의 시선보다는 청년들의 시선에 맞게 정책이 지원됐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청년들의 이런 아쉬움에도 파주시는 예산 소진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예산 부서와 소통 부재로 인한 증액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청년 구직자들의 한숨은 더 커질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예산이 부족한 것에 더해 그나마 있던 업체까지 폐업한 상황이어서 올해는 청년 드림 옷장 지원은 끝났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800만 원 더 증액해 예산에 편성했고 예산이 확정되면 올해보다 더 많은 청년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김은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