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채용을 기다린 인천 청년들은 ‘공짜로’ 정장 빌리기 쉽지 않다.
면접 일정이 느리면 이미 예산은 동나기 일쑤다. 이들은 급히 정장을 사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빌릴 수밖에 없다.
인천시는 올해 3억 93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드림나래(인천청년 면접복장 지원)’ 사업을 추진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2018년 첫선을 보인 드림나래 사업은 인천에 살거나, 인천 소재 대학 재·휴학생인 18세~39세(고교졸업예정자 포함) 청년 구직자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1인당 연 최대 5회씩, 무료로 면접용 정장을 2박 3일 동안 빌릴 수 있다. 정장 대여업체에서 연 1회 지정된 면접 이미지 컨설팅도 받을 수 있다.
구직 청년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지만, 예산에 늘 발목이 잡힌다.
올해도 1월 29일부터 사업을 시작, 지난달 말 마감됐다. 12월과 내년 1월 면접을 보는 청년들은 정장 지원 사업을 이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특히 하반기는 졸업생들이 취업 시장에 뛰어들 시기다. 그만큼 지원이 받쳐줘야 되는데, 1년을 감당하기엔 아직 버겁다.
미추홀구에 사는 A씨(26)는 “면접이 있어서 정장을 빌리려고 했는데, 연말이라 그런지 예산이 소진됐다”며 “친구한테 빌려서 면접을 보러갔다”고 말했다.
이처럼 연말·연초에 면접을 보는 청년들에게는 정장 대여 지원은 ‘그림의 떡’이다.
정장 대여업체도 몇 없다. 부평구, 서구, 미추홀구, 남동구, 연수구에 1곳씩이다. 그나마 올해 1곳이 늘어난 것이다.
택배 대여는 1회 방문 이후부터 가능하다. 중구 영종도를 비롯해 강화군, 옹진군 등 대여업체가 없고 멀면 이용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시도 마냥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지난해 2억 8000만 원에 그쳤는데, 올해 1억 원가량 예산을 늘렸다. 실제 대여 건수도 지난해 3700건에서 올해 5000건으로 대폭 늘었다.
시 관계자는 “대여업체는 맞춤정장을 하거나 정장이 갖춰진 업체들을 우선 대상으로 하고 있다. 업체마다 청년들이 요청하면 택배 대여도 하고 있다”며 “전에는 9~10월에도 소진됐는데, 점차 예산을 확대해 소진 기간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1월 중순쯤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청년들의 수요가 많으면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