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02 (일)

  • 맑음동두천 6.1℃
  • 맑음강릉 7.7℃
  • 맑음서울 7.4℃
  • 맑음대전 10.1℃
  • 맑음대구 12.0℃
  • 맑음울산 11.9℃
  • 맑음광주 11.2℃
  • 연무부산 12.6℃
  • 맑음고창 8.6℃
  • 맑음제주 13.0℃
  • 맑음강화 4.8℃
  • 맑음보은 9.5℃
  • 맑음금산 8.9℃
  • 맑음강진군 12.7℃
  • 맑음경주시 11.9℃
  • 맑음거제 11.9℃
기상청 제공

[김용구 박사의 맛있는 인천 섬 이야기] ㊲떡도 아니고 만두도 아닌, 백령도 짠지떡(김치떡)

  • 등록 2025.02.02 15:14:34
  • 14면

 

황해도는 넓은 평야와 풍부한 농산물 덕분에 예로부터 넉넉한 인심과 푸짐한 음식 문화가 발달한 지역이다.

 

특히 떡과 만두를 큼직하게 빚어 손님을 대접하는 풍습이 있었으며, 해안 지역에서는 조석 간만의 차를 이용한 소금 생산이 활발했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황해도 음식은 맛이 깊고 구수한 것이 특징이다.

 

(사)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이 2012년에 발표한 북한 전통음식 조사·발굴 사업 자료에 따르면, 황해도는 떡과 함께 굴김치밥 등 다양한 음식 문화가 발달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백령도 역시 오랜 세월 황해도와 활발히 교류하며 다양한 생활용품과 식문화를 공유해 왔다.

 

해방 전에는 몽금포·덕동포·구미포를 통해 황해도 장연읍 오일장에서 필요한 물품을 사들였으나, 분단 이후에는 옹진군 읍저를 거쳐 옹진 오일장을 이용하게 됐다.

 

이러한 교류 과정에서 백령도의 음식 문화도 자연스럽게 황해도의 영향을 받아 독특한 지역색을 띠게 됐다.

 

그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짠지떡(김치떡)’이다.

 

‘짠지’는 황해도와 함경도에서 김치를 뜻하는 말로, 김치는 배추·무·오이·열무 등을 소금에 절이고 다양한 양념을 넣어 발효시킨 한국 고유의 전통 발효 음식이다.

 

김치의 어원은 ‘딤ᄎᆡ’에서 변형돼 ‘짐치’, 그리고 현재의 ‘김치’로 자리 잡았다.

 

김치는 사계절 내내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으로, 지역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존재하며 이를 활용한 요리도 매우 많다.

 

백령도 장촌 출신 김금미 씨에 따르면, 짠지떡(김치떡)은 겨울철이나 명절 때 사람들이 모이면 즐겨 먹었다고 한다.

 

잘게 썬 배추김치에 바다의 신선한 굴이나 홍합을 넣어 만두소처럼 만든 뒤, 밀가루에 찹쌀가루나 메밀가루를 7대 3 비율로 섞어 반죽한다.

 

이를 한입 크기로 빚어 끓는 물에 약 15분간 삶아낸 후 마지막으로 고소한 참기름을 발라 완성한다.

 

단출한 재료지만 김치의 새콤하고 깊은 감칠맛, 겨울 바다 향이 가득한 굴과 홍합, 그리고 참기름의 고소한 향이 어우러져 겨울철 별미로 손꼽힌다.

 

짠지떡(김치떡)은 백령도 주민들에게는 익숙한 음식이지만, 육지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별미였다.

 

그러나 백령도 출신 주민들이 인천 등지에서 정착하면서 이 특별한 음식을 인천에도 맛볼 수 있게 됐다.

 

지금도 인천 시내의 백령도 출신 주민들이 운영하는 식당에서는 겨울철 별미로 짠지떡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제물포 스마트타운 근처에 있는 ‘백령면옥’에서는 겨울철 음식인 메밀 칼국수와 더불어 추가 메뉴로 빈대떡과 짠지떡이 인기가 높다.

 

백령도만의 특별한 음식인 짠지떡(김치떡)을 한입 베어 물면, 만두와 다른 김치의 새콤한 맛과 함께 바다의 신선함이 입안 가득 퍼지며 겨울의 정취를 더 깊이 느끼게 해준다.

 

글 : 김용구 박사(인천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인천시 섬발전 자문위원)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