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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집회에 나타난 '할렐루야'…계엄 사태로 무색해진 '정교분리'

탄핵 반대 집회 특정 종교계 설교 등 신도 호도
"신도들 종교 지도자 추종…종교·정치 분리돼야"

 

정치와 종교를 분리해야 한다는 '정교분리' 원칙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난 지 1년이 지났지만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12·3 계엄 사태 이후 종교계가 각종 집회를 주도하는 등 '종교가 정치 갈등을 심화시킨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 광화문 등지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한 경기도 주민 하은성 씨(가명·32)는 집회 내내 기도를 하거나 특정 종교계 관계자가 설교하는 모습에 거부감을 느꼈다. 더군다나 집회 참가자들이 두 손을 모아 기도하거나 '할렐루야'를 외치는 모습에 결국 발길을 돌렸다.

 

하 씨는 "종교 지도자가 정치적 발언을 하며 신도들을 조종하는 것 같아 거북했다"며 "신도들의 신앙심을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해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 아닌가. 다시는 집회에 참가하지 않으려 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종교 지도자의 정치적 발언으로 정치 이념 갈등이 심화되고 있으며, 결국 지난 1월 18일~19일 발생한 '서울서부지법 폭력 난동'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 지적했다. 실제 사랑제일교회 특임전도사 윤모 씨와 이모 씨가 난동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 2024년 1월 25일 헌법재판소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교회 목사가 해당 법령이 종교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헌법소원심판 청구에 '합헌' 결정을 내렸다. 종교 지도자의 정치적 발언을 금지하는 정교분리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계엄 사태 이후 오히려 종교계가 정치적 발언을 주도하는 모양새다. 

 

실제 이음사회문화연구원의 '갈등과 용서 및 화해에 대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기독교 신자 중 58%는 '한국교회가 우리사회의 정치적 갈등에 연관돼 있다'고 답했다. 사실상 종교계에서 정교분리 원칙이 지켜지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이비 종교에 빠진 신도를 구제하는 역할을 맡는 한 목사는 "사이비 종교 지도자와 정치적 발언을 서슴지 않는 종교 지도자는 다르지 않다고 본다"며 "실제 몇몇 종교 지도자가 과도한 정치 발언을 하고 신도가 이에 동조하지만 세간에 알려지진 않는다. 종교계의 정치적 발언은 엄격히 금지해야 한다 본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심리학과 교수는 "신도들은 종교 지도자가 본인들을 이끌어준다고 생각해 맹목적으로 따르는 경향을 보인다. 결국 종교 지도자가 정치적 발언을 할 경우 쉽게 휘둘릴 수 있다"며 "여기에 군중심리가 적용되면서 신도들은 종교 지도자의 말을 따르지 않는 것이 잘못이라 생각할 수 있다. 종교와 정치가 철저히 분리돼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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