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동주·윤민재 교수 연구팀이 심방세동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스마트폰 앱을 개발하고, 국내 다기관 연구를 통해 그 효과를 입증했다.
심방세동은 심장 박동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 질환으로, 두근거림과 호흡곤란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 이에 따라 고위험군 환자는 경구 항응고제를 복용해야 하지만, 약 복용을 제때 하지 않으면 예방 효과가 급격히 감소하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스마트폰 앱은 환자가 설정한 시간에 복약 알림을 제공하고, 블루투스 혈압계와 연동해 혈압과 맥박을 자동으로 기록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이를 통해 환자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복약을 잊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항응고제(에독사반)를 복용하는 환자 498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6개월 후 복약 순응도가 95% 이상 유지된 비율을 비교한 결과, 앱을 사용한 환자군(248명)의 73.9%가 높은 순응도를 보였고, 앱을 사용하지 않은 대조군(250명)은 61.0%에 그쳤다.
특히 65세 이상 환자에서는 효과가 더욱 두드러졌다. 고령층의 경우 앱 사용군의 81.2%가 95% 이상의 복약 순응도를 유지한 반면, 대조군은 58.9%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복약 알림과 건강 모니터링 기능이 약 복용을 자주 잊는 고령층에 특히 유용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외래 진료나 전화 상담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복약 관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의미가 있다. 추가 비용 없이 스마트폰 앱만으로 환자 스스로 복약을 관리할 수 있어 실제 임상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주도한 최동주 교수는 “심방세동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는데,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관리가 효과적임을 확인했다”며 “향후 다양한 심장질환 환자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고려대안암병원, 충북대병원 등 국내 9개 대학병원이 참여한 다기관 연구로 진행됐으며, 경희대 컴퓨터공학부 이승룡 교수가 앱 개발에 협력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 최신 호에 게재됐다.
[ 경기신문 = 김정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