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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준엄한 하늘의 명령

 

세상에는 모든 생물들이 제자리에서 각기 제 역할을 하며 존재하고 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도 어김없이 운행되고 있다. 묵묵히 그들은 자신의 분수를 알고 있으며, 따뜻한 태양 아래 주어진 환경과 여건에 맞게 지금까지 살아왔었다. 나아가 사람들은 집단과 사회를 구성하며 서로 영향을 주며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상호작용을 통하여 우리는 사회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규칙과 법을 제정하여 이 틀과 관계망 속에서 마음껏 자유를 누리며 서로 행복하게 지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질서가 있는 사회를 이끌어가며 통치하려는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이 덕(德)이 없든가 잘못을 저질렸을 때는 커다란 혼란과 손해가 따르기 마련이다, 소수의 지배자가 다수의 시민들이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를 ‘비상계엄’이라는 괴물을 통해 파괴하였으며 대한민국의 국격을 크게 훼손하였다. 이에 대해 대처하는 법을 동양고전에서 찾아보자. 『논어』에서 공자는 정치의 요체에 대해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비는 아비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君君臣臣父父子子)고 강조하셨다. 또 “시민들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는 존립하지 못한다(民無信不立)‘고 하였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자신의 역할에 충실함으로써 조화롭고 민주복지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말이다. 또 시민들의 믿음이 없다면 식량을 생산·공급하는 체계나 군대는 물론 나라와 사회의 기반이 유지될 수 없다는 뜻이다.

 

맹자는 ‘최고지도자는 천명(天命)을 받은 사람을 말하고, 천명은 덕이 있는 사람에게 하늘이 부여한다‘고 믿었다. 민심은 하늘의 마음(天心)이기에 천명은 시민들의 마음으로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맹자는 ’대통령에게 허물이 있어서 간언(諫言)을 반복해서 하더라도 이를 듣지 않으면, 대통령의 지위를 갈아 치운다‘(『맹자』 「만장 하」)는 혁명사상이 있다. 이러한 혁명사상의 개요는 첫째 백성을 등진 군주나 어짊(仁)을 저버린 군주는 무력(武力)으로 바꿀 수 있다. 둘째 백성의 마음을 보듬지 못하고 고통만 주는 비도덕적인 왕권(王權)에 대해서도 이를 빼앗을 수 있음을 용인하고 있다. 이는 현대국가의 국민화합과 사회의 제반 부분까지 크게 영향을 주어 왔었다.

 

'주역'에는 ’항룡유회(亢龍有悔)‘라는 구절이 있다. 여기에서 ’항룡‘은 최고의 관직에 올라간 사람인데 잠시 방심을 하든가 잘못을 하여 반드시 후회가 생긴다는 의미이다. 이유는 자기의 분수를 모르고 지나치게 굳센 용(龍)이고 나아갈 데 없는 극한에 도달한 용이기 때문이다. 이 항룡은 나아갈 줄만 알고 물러남을 모르며, 보존할 줄만 알지 없앨 줄을 모르며, 얻어 채우려고만 하고 비울 줄을 모르는 고집 센 사람이다. 그러므로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서 자기만의 고집과 오만(傲慢)을 끝까지 부린다면 스스로 재앙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날 반역과 내란의 소용돌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상계엄’이라는 기괴한 망나니 칼춤을 통해서 우리는 인간의 비겁함·뻔뻔함·간사함을 모두 보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신들이 만들었던 이 업보로 인해 파멸만이 남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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