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릉국제스케이트장 유치 공모가 8개월 째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들의 홍보전은 계속되고 있어 혈세만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태릉국제스케이트장 존치 가능성도 있어 국제스케이트장 유치를 위한 지자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6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제스케이트장 유치에 뛰어든 7개 지자체들은 현재까지 홍보비와 자체 연구용역비 등으로 총 11억 9806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각 시·군체육회에서 자체적으로 사용한 홍보비까지 합하면 금액은 더 늘어난다.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대체 후보지 공모를 신청한 곳은 경기도 양주·동두천·김포, 강원도 춘천·원주·철원, 인천 서구다.
이들 중 한 지자체는 국제스케이트장 유치 홍보, 자체 연구용역비 등으로 7억 2000만 원을 사용했다.
또 각종 행사 때마다 체육회 직원들이 파견돼 홍보전을 펼치기 때문에 행정력 낭비가 심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시·군체육회 관계자는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국제스케이트장 유치전에 직원들이 투입되면서 생기는 문제점이 많다"며 "홍보를 하러 나간 직원과, 사무실에 남아있는 직원들 모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답보상태에 있는 국제스케이트장 유치 공모가 빨리 재개돼야 소모적인 활동이 끝날 것"이라고 했다.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은 불과 2년 뒤인 2027년 철거를 앞두고 있다.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태릉의 확장·복원 계획 때문이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2023년 12월부터 국비 2000억 원을 지원하는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대체 후보지 공모를 실시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대한체육회가 태릉선수촌 체육문화단지 조성을 위한 태릉선수촌 종합정비계획, 유산영향평가 등의 용역이 완료될 때까지 공모를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현재까지 대체 후보지 공모는 멈춰선 상태다.
결국 태릉국제스케이트장 유치 공모가 8개월 동안 답보상태인 가운데 그 기간동안 국제스케이트장 유치에 사활을 건 지자체들만 홍보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 꼴이다.
문제는 수억에 달하는 홍보비와 지자체의 노력이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대한체육회가 용역 결과에 따라 태릉국제스케이트장 존치 또는 근대문화재로 지정된 태릉선수촌 운동장 지하에 국제스케이트장 등 체육시설 건립을 추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태릉선수촌 종합정비계획, 유산영향평가 등의 용역은 모두 종료됐고, 결과보고서를 작성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체육회는 연구용역에 대한 전체적인 절차가 종료되면 문체부, 문화제청 등과 협의를 거쳐 최종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 경기신문 = 유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