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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칼럼] 한국영상자료원 신임원장의 임명 절차가 늦춰져야 하는 이유

 

조기 대선이 두 달이 채 남지 않았다. 한달 반 정도면 새로운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각 공기관이 이를 두고 고민에 싸여 있는 모양이다. 곳곳에서 기관장 알박기 인사가 꽤나 거세고 거칠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인 듯이 보인다. 영화계도 마찬가지다. 한국영상자료원 원장 문제가 터진 상태다. 기존 원장은 지난 2월에 임기가 다 됐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야 이미 원장추천위원회가 구성돼 공모를 내고 선임 절차에 들어갔어야 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난 12월 계엄,내란 사태로 모든 것이 비정상이 됐다. 그런 ‘임시’ 상황이 4월 4일까지 계속됐던 건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결정이 있었고 이제서야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새로운 원장 임명 절차를 시작하려 하고 있다. 자, 지금 이럴 때 새로운 한국영상자료원 원장을 뽑아야 하겠는가. 결론은 아니다이다. 대통령 선거 일정이 추후 1년이라도 남았다면 당연히 새 원장을 뽑아야 한다. 그러나 한달 반 정도 후면 어찌 됐든 새 정부가 구성될 것이다. 그때까지 유예해야 한다. 그것이 영화계의 중론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은 국립 아카이빙 기관이다. 모든 뉴스 자료는 KTV가 보관한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대한늬우스’도 KTV가 갖고 있다. 뉴스를 제외한 모든 영상, 특히 영화의 경우는 한국영상자료원에 있다. 자료원 사무국은 서울 상암동에 있고 그리 큰 규모는 아니다. 그러나 자료를 보관하는 창고는 비교적 막대한 규모로 경기도 파주에 조성돼 있다. 엄중한 국가보호시설이다.

 

그만큼 영상 자료는 국가의 기록물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이 같은 아카이빙 사업을 주축으로 한국 영화문화 발전을 위한 각종 사업을 병행해 왔다. 1950~2000년 사이의 국내 클래식 무비를 대중들이 다시 볼 수 있도록 각종 기획전, 상영회를 만든다. 그간 35mm 필름으로 보관 중인 영화에 대한 모든 디지털 전환 작업도 자료원의 사업 중 중차대한 것으로 꼽힌다. 해외 우수 클래식 명작들을 초청 상영하는 것 역시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상암동 자료원 건물 지하에 마련돼 있는 두개의 상영관에는 연일 관객들이 몰리고 있다. 따라서 이 모든 것을 관장하는 한국영상자료원 원장은, 대중들에게는 그다지 인지도가 높은 자리는 아니겠으나, 영화계 인사들에게는 매우 중차대한 위치의 인물일 수밖에 없다. 이런 원장 직에 새로 임명될 인물을 신중하게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 향후 3년의 시간동안 한국영상자료원은 물론 국내 영화계 문화산업 전반의 미래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와 새 정부 구성 전에 한국영상자료원장을 새롭게 임명하는 것을 넘어 현재 도처에서 벌어지는 일명 알박기 인사는 재고 되어야 한다. 

 

1968년 프랑스의 6.8 혁명은 파리 시네마테크 원장인 앙리 랑글루아를 해임하면서 촉발됐다. 모든 일은 작은 불씨에서 시작된다. 한국영상자료원장의 문제는 사소한 일 처럼 보이지만 결코 작은 사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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