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해킹 사고의 파장이 금융권으로 번지고 있다. 일부 금융사들은 SK텔레콤의 휴대전화 본인인증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추가 인증 절차를 도입했다.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은 비대면 계좌개설 및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 신청도 늘어나는 모양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생명은 지난 28일 오후 6시부터 SK텔레콤과 SK알뜰폰의 휴대전화 본인인증 서비스를 중단했다. 신한라이프와 KB캐피탈도 유심 정보 유출 관련 조치가 완료될 때까지 SK텔레콤을 통한 휴대전화 인증 로그인을 제한한다고 안내했다.

은행권은 이상거래를 잡아내기 위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금융사들에 휴대전화나 문자메시지 외의 추가 인증수단을 고려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을 당부했다.

KB국민은행은 SK텔레콤 고객에 한해 인증서 발급 등 주요 금융거래를 할 떄 얼굴인증을 거치도록 시스템을 바꿨으며 신한은행은 통신사와 무관하게 고객이 새로운 휴대전화 기기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할 때 인증 방식을 ARS에서 얼굴인식으로 강화했다. 하나은행도 SK텔레콤 가입자에 비대면 계좌 개설 과정에서 안면 인식 등 추가 절차를 마련했다.

이와 별개로 금융사들은 유출된 정보를 활용해 새 단말기에서 통신사 인증을 하더라도 복수의 보안 인증을 거쳐야 해 실제 금융거래를 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과거에도 알뜰폰 부정 개통으로 금융자산을 탈취하는 등의 사고가 발생해 소비자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실제로 해킹사고가 알려진 직후 주요 은행에는 비대면 계좌개설 및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 신청이 몰렸다. 평소 많아야 400건이었던 은행권의 서비스 신청은 지난 23일부터 급격히 증가해 현재 수만건을 기록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해 8월과 올해 3월 여신거래 및 비대면 계좌게설 안심차단 서비스를 각각 도입했다. 소비자가 금융사를 통해 해당 서비스를 신청하면 한국신용정보원에 즉각 정보가 등록되며 모든 금융기관의 신규 여신거래나 계좌개설이 동시에 차단된다.

해제 시 반드시 금융회사 영업점을 방문해 본인 확인을 거쳐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이번 해킹 사고로 금융사고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면서 신청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대면으로 입출금 계좌를 개설하거나 대출을 받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유심 복제가 금융사고로 이어지지 못도록 막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휴대전화 본인인증만으로 로그인이나 금융 거래가 가능한 곳은 휴대전화 인증을 차단하고 있다"며 "다만 대부분 금융사는 휴대전화 인증 후에도 비밀번호 입력 등 추가적인 보안 절차가 있어, 이런 경우에는 아직 차단은 하지 않고 보안 절차를 추가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