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전국의 일부 기초단체와 대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기부 키오스크’ 설치 사업에 뛰어든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기부 문화 진작은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는 필수 징검다리다. 건강한 기부 문화가 살아 있는 나라일수록 바른 국민이 참다운 번영을 일구며 발전해가는 참다운 선진국이다. 수원시의 ‘기부 키오스크’ 설치 사업이 경기도를 넘어 전국에 선한 영향력을 미쳐 온 국민에 아름다운 기부 문화의 향기를 전해주길 기대한다.
수원시가 수원시청, 대형유통센터, 관광명소 등에 ‘기부 키오스크’를 설치해 누구나 쉽고 부담 없이 기부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키로 했다. 시는 16일 시청 본관 1층 통합민원실에서 기부 키오스크 1호기 제막식을 개최했다. ‘기부 키오스크’는 신용카드·간편결제 앱으로 간편하게 기부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기부자가 기부액을 결정하고 세액 공제를 위한 기부 영수증까지 신청할 수 있다.
최소 1000원부터 기부할 수 있으며 시민들이 부담 없이 참여하며 기부 경험을 공유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부자가 동의하면 기부자 사진을 촬영하고 사진이 담긴 기부증서를 제작해 기부 영수증 신청 방법 설명과 함께 즉시 기부자 휴대전화로 전송한다. 기부 키오스크로 모금한 성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예치금으로 적립해 관내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사업에 활용할 예정이다.
‘기부 키오스크’는 지난 2015년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임직원 제안으로 처음 시작되었고, 2016년 수원, 2020년 화성, 2021년 용인·평택·천안·온양 사업장에 추가 설치됐다. 2022년에는 서울 연구개발(R&D) 캠퍼스와 광주사업장까지 나눔 키오스크가 들어섰다.
이밖에도 국내 최초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기부플랫폼 애플리케이션 ‘체리’는 키오스크 형태의 플랫폼으로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고, 카드로 결제하면 기부가 되는 ‘체리 키오스크’를 개발했다. 체리는 2019년 론칭 이후 380개 기부단체와 2000개 이상의 기부 캠페인을 진행했으며 100개가 넘는 기업 파트너가 함께하고 있다
미국의 기부 문화 수준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대재벌들의 통 큰 기부 토픽은 세계인들이 부러워할 만한 소식들이다. 미국의 거대한 기부 문화를 떠받치고 있는 기부 파워는 개인기부 풍조에서 나온다. 2023년 기준, 미국 기부 통계를 보면 개인기부가 전체기부의 67%를 차지하고 있다. 웬만한 나라의 예산을 상회하는 미국의 기부금 통계는 국민 사이의 어마어마한 ‘개인기부 문화’ 미덕이 지구상 최강 국가 미국의 가장 튼튼한 기둥이라는 사실을 넉넉히 알게 한다.
‘80%의 사소한 다수가 20%의 핵심 소수보다 뛰어난 가치를 창출한다’는 경제학 기본 이론인 ‘롱테일(long tail) 법칙’은 ‘기부 문화’에도 정확하게 작동한다. 그리고 그 신성한 풍조를 일구는 동기부여에도 가장 강력한 매력을 발휘한다. ‘기부’는 인식이자 습관이다. 도시와 마을 곳곳에 설치된 ‘기부 키오스크’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기부의 미덕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를 깨닫게 하는 각성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기부’가 번거롭고 어려운 일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는 일이 되게 함으로써 얻는 국가 사회적 이익은 막대하다. 그런 생활환경에서 자라면서 인식과 습관을 고양한 아이들이 주인이 되어 떠받치는 나라야말로 건실할 수밖에 없다. ‘주는 즐거움’의 크기가 ‘받는 기쁨’보다 훨씬 더 크다는 진리를 날로 더 깨달아가는 아이들이 많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수원시가 시작한 ‘기부 키오스크’ 설치가 일파만파 착한 영향력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설치확대 못지않게 기부의 보람을 알게 하고, 일상적인 기부활동의 기회를 확산하는 홍보활동이 중요하다. 기왕에 시작한 일 제대로 한번 해보자. 수원을 ‘기부 문화’의 선도도시로 디자인해볼 가치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