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3 (목)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기자수첩] 김창섭 넥슨 메이플 디렉터는 어떻게 '神창섭'이 됐나

위기의 게임 점유율 끌어올린 주역...'신뢰회복' 행보 성과
적극적 소통 및 체감되는 게임성 개선...이용자 호응↑
라이브 서비스 최우선 과제는 '진솔한 소통' 증명

 

 

"메이플스토리 참 괜찮은 게임이네"

 

 

요즘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사이에서 밈(Meme)처럼 회자되는 문장이다. 한 인터넷방송 BJ가 성공적인 게임 플레이를 위해 숭배하듯 어셈블 쇼케이스 영상 내 해당 발언이 나온 부분을 반복적으로 재생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메이플스토리는 물론 타 MMORPG 온라인 커뮤니티 및 인게임에서까지 게임을 칭찬하는 의미로 두루 쓰이고 있다. 

 

김창섭 디렉터를 대표하는 밈은 이외에도 수두룩하다. 김 디렉터는 '정상화의 신', '신(神)창섭', '창섭이형' 등으로 불리고 있는데다가 김 디렉터를 모티브로 한 '다 해줬잖아'라는 제목의 AI 노래와 각종 짤(이미지)까지 등장했다. 게임을 향한 비난과 조롱의 의미 대신 이용자들의 감탄과 기쁨이 담긴 표현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단순한 유행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최근 몇 년간의 메이플스토리 타임라인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현상들은 대단한 성과다. 

 

지난 2021년 '환불 사태'로 대표되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을 시작으로 2023년 본서버와 리부트 서버 이용자간 갈등이 최고조였던 '리퐁사태', 2024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역대 최다 과징금 부과 등 메이플스토리에 악재가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련의 사건 때문에 메이플스토리 한국 서버의 이용자와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세간에선 '대한민국 대표 사기 게임'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칭까지 얻게 됐다.

 

암울했던 게임 분위기는 김창섭 디렉터의 행동으로 크게 반전되기 시작했다. 2023년 8월 총괄 디렉터로 올라선 김 디렉터는 이용자의 신뢰회복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회피 없는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공언했다. 실제로 그는 디렉터 선임 이후 지금까지 게임성을 전반적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실제로 김 디렉터는 매달 라이브 방송 '메이플 나우'를 진행해 이용자들과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고, 총괄 디렉터 선임 2년차인 현재까지 이를 수행하고 있다. 이용자들의 피드백들이 내부 논의를 거쳐 실제 게임에 적용된 사례도 많으며, 이전에 없던 새로운 콘텐츠를 다수 출시해 실험적인 면모도 보였다.

 

게임성 변화에서도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 중심에 있던 캐시 아이템 '큐브'를 삭제하고, 리부트 서버를 본서버로 편입하는 등 초강수를 둔 그는, 오랜기간 이용자들이 원했던 게임 변화를 차례로 이끌어나갔다.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한편, 해묵은 게임 요소를 하나하나 살폈다. 불합리한 점이 많았다고 평가되던 몬스터 라이프를 아티팩트 시스템으로 바꾸고, 오픈 API 공개, 비수기 공백 최소화, 전투력 지표 시스템 신설, 보스 연습모드 개선, 캐시 보관함의 전 직업군 통합 등 수많은 게임 속 중요 요소를 이용자 친화적으로 바꿨다. 

 

이용자 입장에선 바라는 대로 게임이 변하고 이뤄지는 것이 눈에 보이는 만큼, '신창섭'이라고 디렉터를 추켜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동시에 디렉터에 대한 믿음도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은 김창섭 디렉터를 '겜안분(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겜한분(게임을 해본 사람)'이라고 묘사하기도 한다. 

 

이렇게 2년간 지속적으로 게임 체질 개선이 이뤄진 결과, 올해 여름 메이플스토리는 전례없는 대 성수기를 맞았다. PC방 점유율이 25%까지 오르며 1위인 리그 오브 레전드와 단 4%의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22년 서비스 역사상 최대 수치로, 20주년 이벤트 때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업데이트에 맞춰 새롭게 선보인 챌린저스 서버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 한 때 캐릭터 생성이 제한되고, 수 만명의 대기열이 생겼을 정도다.

 

이번 메이플스토리의 대반전 흥행은 라이브 서비스를 운영하는 게임사가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결국 라이브 서비스가 이용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려면 이용자와의 진솔한 소통이 최고의 선택지라는 것을 메이플스토리가 다시 한 번 증명한 셈이다. 피드백에 귀를 기울여 이용자들의 신뢰를 얻는 것, 이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과감하게 게임성을 개편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게임이 가장 크게 흥할 수 있는 방법이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지난 몇 년간 뼈를 깎는 노력을 이어왔을 메이플스토리 개발진에게 박수를 보내고, 메이플스토리의 사례가 게임업계 전반에 퍼져 모든 게임이 이용자와의 소통을 진심으로 이어나가 대흥행 게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