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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도 투표권을"…낡은 체육회장 선거 제도 개편안에 체육회 직원 목소리 담길까?

민선체육회장 시대 후 직원 향한 회장의 갑질·폭언 잇따라
현행 체육회장 선거 제도에선 체육회 직원에게 투표권 X
체육회 직원, 투표권 보장 촉구…"회장 갑질의 방지턱 될 것"

 

"당선되면 저희와 함께 일하게 되는데, 정작 저희는 투표권이 없네요", "직원들이 투표권을 갖게 된다면 회장의 갑질 문제가 줄어들지 않을까요"


체육단체장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달라는 체육회 직원들의 바람이 체육단체 선거제도 개편안에 담길지 주목된다.


대한체육회는 9일 오후 2시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체육단체 선거제도 개선 토론회'를 개최한다.


토론회에는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김대년 체육단체 선도제도개선위원장, 지방체육회 사무처 직원, 학계와 선거·법률 전문가 등이 참석한다.


주요 의제는 ▲ 회장 선거 직선제 도입 ▲ 모바일 투표 실시 ▲ 선거의 공정 및 기회균등 강화 ▲ 후보자 자격요건 강화 등이다.


체육계에서는 유승민 회장의 중점 과제인 선거제도 개혁에 많은 기대를 품고 있다.


앞서 제도개선위는 민주주의 선거 4대 원칙(보통·평등·직접·비밀)에 근거해 체육회 경기인등록시스템에 등록된 모든 구성원(경기인, 대의원, 임직원)에게 '1인 1표'를 부여하는 대원칙을 설정했다.


파격적인 제안으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지만, 체육회 직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민선 체육회장 시대가 열린 뒤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직원들의 투표권 보장 내용이 빠졌기 때문이다.

 

체육회 직원들은 현행 체육회장선거 관리 규정상 투표권이 없다.


현재 체육계는 2020년 실시된 민선 체육회장 선거부터 크고 작은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2년 12월 당선된 오광환 용인시체육회장은 끊임없는 갑질과 욕설, 성희롱 발언으로 도마에 올랐다.


그는 2023년 6월 전남 여수에서 진행된 용인시체육회 워크숍 뒤풀이 자리에서 음식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직원들에게 폭언을 쏟아냈다.


이밖에 시 의원, 공무원, 종목단체장에게 협박, 욕설, 성희롱 발언을 하는 등 수차례 기행을 일삼았다.


용인시체육회 직원들은 오광환 회장의 안하무인한 태도에 스트레스를 호소했고, 일부 직원은 퇴사까지 했다.


안운섭 전 고양시체육회장은 자신의 직위를 남용해 유소년 축구단 지도자 채용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고양시체육회 직원들은 안운섭 전 회장의 채용 비리, 직원 간 갈등 등으로 예산이 삭감되어 2년째 임금 체불을 겪고 있다.


태백시체육회에서는 류철호 회장이 직원들을 상대로 성희롱과 폭언을 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방체육회에서 불미스러운 일들이 계속 발생하자 도지사, 시장이 체육회장을 당연직으로 맡았던 관선 시절을 그리워 하는 직원들도 생겼다.

 

이런 상황에서 체육회 직원들은 투표권이 회장 갑질의 방지턱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방체육회 직원 A는 "회장과 함께 일하고 가장 많이 부딪히는 사람들은 체육회 직원이다. 그런데 직원들에게 투표권이 없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직원들에게 투표권이 있다면 회장이 최소한 직원들의 눈치라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방체육회 직원 B는 "일부 지방체육회에선 회장이 왕 노릇을 하고, 직원들을 머슴처럼 부리기도 한다. 체육 행사 특성 상 주말에 열리는 경우가 많은데, 회장 의전을 맡는 부서는 주말에 잘 쉬지도 못한다. 눈치가 보여 대체 휴무 신청도 못하는 직원도 있고, 초과근무시간을 훌쩍 넘긴 채 일하는 직원도 있다"고 했다.


이어 "대한체육회에서 언급한 선거 제도 개편안에 체육회 직원의 투표권에 대한 내용이 없어 실망했다. 앞으로 진행되는 토론회나 논의 과정에서 직원들의 입장도 반영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체육회는 체육단체 선거제도 개선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한 뒤 연말까지 최종 개선안을 확정하겠다는 계획이다.

 

[ 경기신문 = 유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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