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이 금 관련 금융상품으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은행권 골드뱅킹 잔액은 처음으로 1조2000억원을 넘어섰으며, 골드바·실버바 판매액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지난 11일 기준 골드뱅킹 잔액은 1조 236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8월 말(1조 1393억 원)보다 974억 원, 올해 들어서는 4545억 원 늘어난 수준이다.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해까지 5000억~6000억 원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증해 올해 3월 처음 1조원을 돌파했으며, 이달 들어 1조 2000억 원을 넘어섰다.
국제 금값은 지난주 현물 기준 온스당 3600달러를 돌파했다. 국내 금값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 지난 12일 1㎏짜리 금 현물이 1g당 16만 5100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29.1% 오른 수준이다. 지난 9일에는 16만 7740원까지 치솟으며 2월 고점(16만 8500원)에 근접했다.
골드바 판매도 증가세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이달 1~11일 골드바 판매액은 373억 1700만 원으로, 열흘 만에 8월 한 달치 판매액과 비슷한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 판매액은 약 3628억 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1654억 원)의 2.2배 수준이다. 은행권은 지난 3월 골드바 수급 문제로 판매를 일시 중단했으나 이후에도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은(銀)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4대 은행의 실버바 판매액은 지난 8월 10억 5900만 원으로 처음 월 10억 원을 돌파했다. 이달 들어 11일까지 7억 5100만 원이 팔리며 8월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올해 누적 판매액은 49억 8100만 원으로, 지난해 전체(8억 원)의 6배 수준이다. 신한은행의 실버뱅킹 상품 ‘실버리슈’ 잔액도 11일 기준 810억 원으로 사상 처음 800억 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미 금리 인하 기대가 맞물리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고 있다”며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금과 은에 대한 수요는 견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경기신문 = 공혜린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