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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박은미 (사)기본사회 양평상임대표

정동균의 시간을 잇는 박은미, '지식제조업'으로 양평의 미래를 말하다

             

 

 

박은미 (사)기본사회 양평 상임대표는 자신을 단순히 '정동균의 아내'로 규정하지 않는다. 그는 남편이자 동지였던 정동균이 남긴 시간의 곁을, 이제는 지역 정치의 언어로 옮기려는 사람이다. 오랜 세월 곁에서 지켜본 정치의 명암과 지역의 현실은 박은미를 또 다른 실천의 자리로 이끌었다.

 

◇김근태의 문장, 정동균의 신념이 되다

 

박 대표가 정치의 출발점으로 반복해 언급하는 이름은 김근태다. 정동균은 젊은 시절부터 김근태 의장을 존경했고 그의 정치 철학을 좌표삼아 민주당을 지키는 길을 선택했다. 군수 시절 집무실에 걸려있던 김근태의 사진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었다.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정동균은 "김근태 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자주 되뇌었다고 주변은 전한다.

 

'정치는 사람을 향해야 한다'는 김근태의 문장은 그렇게 정동균의 신념이 되었고 이제는 박 대표의 가슴으로 옮겨왔다.

 

◇김장 600포기에서 시작된 공동체의 기억

 

2005년 시작된 김장봉사는 박 대표의 제안에서 출발했다. 여주 백사면 친정에서 배추와 무 농사를 짓던 친척들이 기꺼이 재료를 보탰고 회사 직원들과 지역 종교인들이 힘을 모으면서 규모가 커졌다. 이 봉사는 이후 지역단체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양평역 앞 느티나무 광장에서 열렸던 토요 야외 음악회, 장미꽃을 팔아 백혈병 어린이 기금을 마련하던 장면 역시 그 시절 양평의  풍경으로 남아있다.

 

◇정치적 압박과 위기, 그리고 '책임'의 선택

 

그러나 이 가족의 시간은 봉사와 공동체의 기억만으로 채워지지 않았다. 정동균이 야당 정치인을 도았다는 이유로 검찰수사와 세무조사, 사찰 의혹까지 이어지며 정치적 압박이 반복됐다. 회사는 큰 타격을 입었고 가족은 심리적·경제적 위기에 놓였다.

 

박 대표는 경영 전면에 나서 직원들을 설득하며 회사를 다시 세웠다.

 

위기 속에서도 가장 먼저 선택한 것은 직원 퇴직금 보험이었다. 회사가 흔들려도 직원들의 삶만큼은 지켜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이는 박 대표가 위기 앞에서 어떤 우선순위를 두는 사람인지를 보여준다.

 

◇민선7기 '규제의  땅'을 기회의 땅으로

 

2018년, 양평 최초의 민주당 지방정부로 민선7기 정동균 군수가 탄생했다. 그는 '양평이 수도권 식수를 위해 감내해 온 규제와 희생에는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군정을 출발시켰다. 

 

환경규제로 개발은 뒤처졌지만, 보존된 자연환경이 오히려 축복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했다.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지역에서도 관광과 문화, 서비스가 결합한 '지식제조업'을 통해 일자리와 경제를 일굴수 있다는 확신이었다.

 

◇재선 실패 이후, 남겨진 과제와 책임

 

재선 실패는 그 구상을 완결하지 못한 채 멈춰 세웠다. 그 여파는 박 대표의 삶을 다시 한번 흔들었다. 정동균의 회고록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그는 남편이 끝내 완성하지 못한 희망을 이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더욱 강하게 느꼈다. 박 대표의 결심은 남편의 길을 '대신' 걷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정동균이 끝까지 놓지 않았던 가치 '사람을 향한 정치'를 지역에서 실천하겠다는 다짐에 가깝다.

 

◇기본사회와 에너지 전환, 그리고 양평의 미래

 

기본사회 양평 상임 대표를 맡으며 박 대표는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기본소득의 보장과 환경보전이 양립 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박 대표는 "태양광에서 전기를 만드는 기술에 도달한 인간은 더 이상 자연을 파괴하는 탄소경제에 의존하지 않고도 에너지와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말한다.

 

◇'지식제조업'으로 자급자족하는 강소도시를 향해 

 

박 대표는 남편이 남긴 화두였던 '지식제조업'을 바탕으로, 양평이 자급자족할수 있는 강소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구체적 구상과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양평이 지난 50년 동안 환경규제에 시달려 온 것도 사실이고 그에 대한 보상이 늘 뒷전이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보상을 자본으로 삼아 자립할 계획과 실행력을 갖추지 못하면 그 보상은 한순간의 잔치로 끝날 뿐"이라고 강조한다.

 

박은미가 말하는 '지식제조업'이 양평의 미래를 어떻게 바꿔낼지, 지역 안팎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 경기신문 = 김영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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