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늘었는데 길은 그대로예요. 30분 거리가 출근길에만 1시간 넘게 걸립니다."
화성 동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모(38) 씨는 반복되는 교통 체증에 피로감을 호소했다.
비단 서울방향 출퇴근자만 교통 체증을 겪는 건 아니다. 인근 안성이나 용인 그리고 수원 등으로 출퇴근 하는 이들도 차량으로 꽉 만힌 동탄 내부도로를 벗어나야 출근이 가능하다. 저녁엔 다시 동탄의 차량 밀림을 통과해야 귀가할 수 있다.
그렇다고 대중교통이 편한 것도 아니다. 서울이나 다른 수도권 대도시만큼 편했으면 아예 도로에 그많은 차량이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화성 동탄에서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많은 이들이 대중교통이 불편해서 직접 운전해야만 하는 상황에 몰린다.
20여년 만에 인구가 4배로 늘어나 100만 도시가 된 화성이 겪는 가장 큰 후유증이다.
도시 규모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교통 인프라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시민의 교통불편에 대한 인내심이 임계치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급격한 도시 팽창 속에서 동서 간 연결 단절, 비효율적인 버스 노선, 산업단지 접근성 부족 등 구조적인 교통 문제가 누적된 상태다.
화성 서부지역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박모(52) 씨는 “동탄으로 이동하려면 우회할 수밖에 없어 이동 시간이 두 배 이상 소요된다”며 “같은 도시임에도 생활권이 사실상 분리돼 있다”고 말했다.
문제의 핵심으로 ‘동서 축 부재’가 지목된다. 현재 교통망이 남북 중심으로 형성돼 내부 순환 기능이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동탄과 서부권을 직접 연결하는 간선 축 신설이 시급한 과제로 제시된다.
버스 체계에 대한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화성은 대표적인 도농복합도시다. 동탄이 들어서기전의 화성은 농촌이 대부분이었고 일부 산업단지로 구성된 전형적인 지방 농촌도시였다.
대부분의 다른 지방 도시들처럼 면적은 넓지만 인구가 적어 버스노선은 주변 농어촌에서 시청 등 중심지로 가려면 한참을 버스가 돌아가는 그런 곳이었다.
동탄이라는 신도시가 생기면서 노선이 복잡해졌다. 소위 '시골형 뺑뺑이' 노선도 그대로고 서울 출퇴근을 고려한 광역버스들은 동탄 곳곳 모든 정류장 승객을 태운다.
그 결과 동탄 북부 정류장 승객들은 버스를 탈 수 없는 일이 다반사다. 동탄 인구가 팽창하면서 단기 처방만 했던 결과다.
화성 내 이동도 오히려 어려워졌다. 향남에서 동탄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이모(29) 씨는 “노선이 복잡하고 배차 간격이 길어 환승이 불편하다”며 “결국 자가용 이용을 선택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버스 노선이 중복되고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건 동탄에 이사오면 한두 달이면 누구나 체험하게 된다. 단순한 노선 조정이 아닌 생활권 중심의 전면 재설계와 함께 환승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솔루션도 상식을 가진 이라면 쉽게 결론을 낼 수 있다.
산업단지 근로자들의 이동 불편도 심각한 수준이다. 마도산업단지에서 근무하는 한 근로자는 “대중교통이 부족해 자가용 없이는 출퇴근이 어렵다”며 “야간 시간대에는 사실상 이동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향남(팔탄)~마도~장안으로 이어지는 산업벨트에 순환형 통근버스 도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이 많다. 기업 유치와 물류 효율성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야간에 교통이 불편한 건 동탄시내도 마찬가지다.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은 야간 심야버스도 잘 돼 있지만 화성은 동탄역에서 화성 시내로 이동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 포기하고 택시를 타거나 자가용을 이용하지만 급한 과제다.
철도망 확충도 가장 필요하다. 동탄 주민 정모(41) 씨는 “서울 접근성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체감도는 여전히 낮다”며 “GTX와 지하철 연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로 중심 교통체계의 한계를 철도 중심 체계로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통 정책의 방향 전환 필요성도 제기된다. 한 교통 전문가는 “그동안 수익성 중심으로 운영됐다면 앞으로는 시민 편의와 교통약자를 고려한 ‘교통복지’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공영버스 체계 개편과 광역버스 확대 역시 주요 과제로 꼽힌다. 교통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대안으로는 스마트 교통 시스템 도입이 제시된다.
수요응답형 교통수단(DRT)과 인공지능 기반 배차 시스템을 활용해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령층을 위한 전화 호출 서비스 등을 통해 이동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지금이 골든타임”이라는 데엔 모두가 동의한다. 더 늦기전에 교통 시스템 전면 재설계가 요구된다.
화성시는 최근 ‘동탄2신도시 교통 개선 대책 수립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시민들의 염원에 부합하는 결과를 기대한다.
[ 경기신문 = 최순철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