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화위)”의 위원장 임기가 12월 9일 종료되고 정부는 새로운 위원장 후보로 극우적 인사로 지명했다. 진화위는 과거 국가폭력으로 억울한 피해를 본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국가의 손·배상과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는 목적을 가지고 출범한 단체이다. 이를 위해 진화위는 항일독립운동, 해외동포사,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 권위주의 통치 시에 일어났던 다양한 인권침해,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 등을 조사하고 진실을 밝히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설립된 독립적인 조사기관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성립된 신생 국가들 대부분이 수많은 국가폭력과 인권탄압에 많은 희생자를 발생시켰다. 우리나라 역시 그 피해사례로 따지면 만만치 않다. 해방 이후 냉전과 분단 그리고 이념대립으로 그리고 군부독재와 권위주의 정권 시대를 거치면서 국가폭력은 다양한 형태로 피해자들을 양산했다. 우리의 진화위와 비슷한 기구로 대표적인 것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진실과 화해위원회’이다. 300년 동안 흑백분리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를 실시한 남아공의 국가폭력은 세계적으로도 악명이 높았다. 그러나 1994년 국민투표로 집권한 넬슨 만델라 대통령은 아픈 과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유럽-아시아 대륙의 끝에 달린 반도지역이라 예부터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외침을 숱하게 받은 곳이지만 상대적으로 대륙과 해양의 문화를 모두 흡수할 수 있는 위치다. 역사적으로도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국가들의 진출 무대이자 각축장이었고 또 두 세력의 완충 역할과 중재 화합의 장이 되기도 하였다. 이처럼 한반도는 때로는 위험하고 때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정학적 위치이고 그 속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민족의 정체성과 주체성을 지켜왔다. 그러나 한반도의 분단은 남쪽의 영토를 섬 아닌 섬나라로 만들어 놓아 버렸다. 우리가 중국대륙이나 러시아대륙을 가려면 일본과 똑같이 비행기나 배를 이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형세가 분단의 결과였다. 남북은 80여 년 가까운 세월을 대립과 반목으로 보내다 보니 때로는 우리가 대륙국가이다는 사실을 망각하게 한다. 그러나 우리는 북쪽의 자원, 인력이 남쪽의 자본, 기술력과 결합된다면 엄청난 시너지가 나고 시베리아 횡단열차와 우리의 철도가 연결되는 꿈을 꾸고 있다. 이 구상은 당대의 우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세대의 희망과 의지 그리고 대륙진출의 열정을 몇 배로 올려줄 것이기에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는 대륙국가의 꿈이다
이태원의 핼러윈 축제에서 벌어진 믿을 수 없는 참사는 세월호 참변 이래로 또다시 전 국민에게 깊은 트라우마를 주었다. 일주일 가까이 지났음에도 당시의 참혹한 사진과 영상이 떠나질 않는다. 도대체 어쩌다 이런 나라가 되었는가.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계에 자랑스러웠던 대한민국의 국격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마음이 착찹하기 그지없다. 일제하 3·1혁명이 세계 곳곳에 각인된 이유는 그 시위 방법이 평화적이고 비폭력이었기 때문이었다. 2002년 월드컵 때 전국의 거리를 붉은 티셔츠로 물들이며 열광했지만, 쓰레기 하나 없이 돌아가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인 우리였다. 촛불혁명 때도 민심의 거대한 물결과 함성이 터졌지만 차분했고 질서정연했다. 전 세계가 부러워했던 민주시민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한순간에 후진국으로 전락했다. 혹자는 서양귀신 놀이에 빠진 청년들을 비판한다. 외국 것이라고 탓하자면 크리스마스는 왜 명절이 되었고, 불꽃놀이는 왜 하고, 부처님오신 날의 연등행사는 또 왜 하는가. 문화는 자연스럽게 전파되고 그 나라의 특성에 맞게 변용되어 흡수되고 재창조되는 것이다. 핼러윈 축제도 그들 MZ세대에게는 이미 유치원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축구, 삼바, 아마존, 열대우림, 남미 최대 영토와 인구, 자원 부국인 브라질. 그러나 세계 최악의 빈부격차와 불평등, 부정부패와 치안 불안의 국가로 인식되었던 브라질을 한때 세계에서 가장 희망이 넘치는 국가로 탈바꿈시킨 인물이 룰라 전 대통령이다. 그는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가난한 선반공 출신의 노동자였다. 노동자를 위하는 정당이 없기에 스스로 노동자당을 만들어 4번 출마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 2002년이었다. 룰라가 대통령이 되자 외국 자본들은 빠져나가고 국가부도에 직면할 것이라고 해외 언론은 저주의 악담을 퍼부었다. 실제로 단물을 빼먹던 미국 기업들은 줄줄이 브라질을 떠났다. 일순간에 경제는 위기에 빠졌고 국민은 동요했지만, 룰라는 꿋꿋하게 버텼다. 과거 브라질의 이권을 챙기던 기득권층을 엄단하고 새로운 경제정책을 통한 자강책을 세웠다. 특히 볼사 파밀리아(Bolsa Familia) 정책은 브라질을 기사회생시켰다. 그것은 극빈층에게 국가에서 생활 보조금을 지급해주는 기본소득 정책이었다. 처음에는 350만 명이 혜택을 보다가 점차 브라질 인구의 25%가 수혜의 대상이 되었다. 자녀를 반드시 학교에 보내야만 받을 수 있는 이 정책으로 브라질 경제는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 대통령 시대가 열리면서 미국은 자국 이익만 중시하는 것이 아닌 국제질서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했다. 실제로 바이든은 집권 초기 트럼프가 탈퇴한 파리기후협약과 세계보건기구에 재가입함으로써 전 세계적인 팬데믹 사태와 기후변화 위기에 지도력을 발휘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도 결국은 트럼프와 다름없는 미국 우선주의, 미국 제일주의의 미국 대통령이었다. 이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사인함으로써 내년부터 판매되는 차량은 모두 미국 내에서 생산된 부품만을 사용해야만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법규화 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일과 12일에는 새로운 ‘바이 아메리칸법’에 서명하였다. 미국 내에 건설하는 반도체 생산시설에 거액의 보조금을 주는 ‘칩과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 그리고 국내 개발과 생산을 우대하는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NBBI)’ 행정명령을 승인한 것이다. 향후 자동차산업과 반도체 그리고 바이오산업까지 모두 미국 내 생산시설과 제품생산을 유도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을 하겠다는 꿈을 실현하는 내용들이다. 중국의 경제적 부상에 대응하겠다는 논리였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든 산
세계은행 산하 기구인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의 중재판정부는 우리 정부에게 론스타에 손해배상금으로 2억1,650만 달러(약 2,901억 원)와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정부는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은 한 푼도 내줄 수 없다고 호언하고 있지만 죽은 아이 불알 만지는 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확정된 판결을 뒤집을 수 없다면 왜 이런 사태를 초래했는지 그 과정에 잘잘못은 무엇이었는지를 밝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현 정부의 역할이다. 시간이 많이 지났고 사안도 복잡하지만, 론스타 건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는 IMF 외환위기 당시 한국에 진출해서 극동건설을 매수, 매각해서 7천 1백억 원의 이익을 냈고, 뒤이어 외환은행을 매각함으로써 5조 1천억 원을 얻어 한국을 떠났다. 당시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산업자본은 금융기관을 인수하지 못하게 되었음에도 산업자본인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인수했다. 더욱이 국가 소유였던 외환은행은 숫자 조작 등을 통해서 부실 금융기관이 되고 외국계 투기자본에 넘겨졌다. 여기에 관련한 행위자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고 이 문제는 영화 “블랙머니”로 만들어져 국민적 공분을 샀다. 6조
지난주 우리를 곤혹스럽게 했던 소식이 기재부 장관의 국유재산 매각추진 발표였다. 흥청망청하던 공공기관의 파티는 끝났다며 성남과 시흥 등의 수도권에 있는 불필요한 공공기관의 부동산을 민간에 매각한다는 것이다. 국유재산의 민영화인 셈이다. 그러나 매각대상으로 공시한 9건의 부동산에서 여섯 곳이 논현동, 삼성동 등 서울 강남의 노른자위에 있는 건물들인데 숨기고 발표했다. 심지어 인근에 지하철역까지 계획된 부동산도 있었는데 말이다. 기재부는 민간 경제 활성화를 위한 매각이라고 하지만 그 활성화의 대상인 민간이 누구란 말인가. 매입조건도 분납 가능하며 정부 지원까지 줄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미 구입할 사람을 정해놓고 한 발표로 눈가리고 아웅은 아닌지 의심케 한다. 국가의 부채를 줄이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면 국채를 발행하거나 기업의 투자 욕구와 기업가 정신을 일으켜 국내 생산을 높일 생각을 해야지 손쉽게 국가의 재산을 민간에 팔아버려서 메꾼다는 발상이 참으로 어이가 없다. 우리는 IMF 외환위기 당시 국가가 헐값으로 넘어가는 순간에도 자신의 이익을 챙기던 공직자를 기억하고 있다. 검은 머리 외국인이라는 가짜 한국인들에 의해서 투자된 회사들에 의해 국부유출은 지금도
윤석열 대통령이 휴가를 마치고 복귀했지만 많은 난제들이 대기 중이다. 만 5세의 초등학교 조기 입학이라는 졸속 정책은 여론 수렴 뒤에 취소할 수 있다고 다급히 진화하였지만, 고물가와 무역수지 적자, 재산확산 되는 코로나에 대한 과학반응 타령에 대한 실망, 밀어붙인 경찰국 신설의 여진, 용산 대통령실에 이은 한남동 대통령 공관의 공사 건 등등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발등의 불은 국외에서 더욱 심각하다. 악화하는 미·중갈등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그대로 우리의 생존 문제이다. 지난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방문으로 인한 중국의 반발과 이를 적극 옹호하는 미국 간의 갈등은 군사적 충돌 직전까지 갔다. 하나의 중국을 주장해 오던 중국은 환구시보를 통해 펠로시가 타고 오는 비행기를 격추해야 한다는 강경 주장을 하고, 실제로 8월 4일부터 7일까지 대만을 포위한 군사훈련을 전개하기까지 했다. 미국 역시 펠로시 의장을 무장한 관용기로 이동케 했으며 대만 체류시에는 인근에 최신예 항공모함을 3대나 출격시켰다. 미국과 중국 모두 강경 일변도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두 나라의 정치적 계산 때문이다. 11월 중간선거에서 여론에 크게 밀리고 있는 백악관은 중국을 자
진정되는듯한 코로나가 다시금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1주일 사이에 두 배로 뛴다는 더블링이 이어져 전문가들은 8월에는 30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코로나의 재확산은 이미 세계적 현상이 되어 각국은 모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인 오미크론(BA.5)에 이어 더욱 강력하다는 켄타우로스(BA.2.75)까지 거듭되는 변이의 발생으로 도무지 끝이 보이질 않는다. 서구의 학자들은 코로나 팬데믹 사태를 종결시키는 방안으로 4가지 정도의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첫째가 가장 소외받는 사회적 약자부터 배려해야 한다는 존 롤스의 정의론적 관점이고 둘째는 최대 다수가 혜택을 봐야 하므로 먼저 완쾌가 빠른 젊은 층에 집중해서 방역과 치료를 해야 한다는 공리주의적 관점. 셋째는 개인의 생명까지도 자유이므로 국가의 간섭을 최소화한다는 로버트 노직의 자유방임주의.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두가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한다는 마이클 샌델의 공동체주의가 그것이다. 정답은 단연코 4번째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미국이 코로나에 직격탄을 맞고 세계 최다의 확진자국가가 된 것은 전적으로 자유방임주의적 마인드와 정책 덕분이었다. 한국은 지난달 말 블룸버그에서 선정한 코로나19
스페인에서 있었던 나토(NATO) 정상회의에 대해서 타임지는 지난 10년간의 국제회의 중 가장 중요한 회의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북대서양의 유럽국가들 군사 동맹체인 나토가 이렇게 주목받게 된 것은 단순히 윤석열 대통령이 국제무대에 데뷔했다거나, 쏟아지는 뒷이야기 때문이 아니다. 나토가 군사방어의 영역을 태평양으로까지 확대하고 그 방어의 대상도 러시아와 중국이라고 명백하게 한 회의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새로운 철의 장막과 죽의 장막을 재현한 신냉전 시대(new-cold war)의 개막을 알린 회의였다는 것이다. 1945년 2차대전이 종결되면서 세계는 평화의 시대가 올 것을 예상했지만 뜻밖의 이념대립이라는 냉전이 시작되었다. 냉전의 주역인 미국과 소련은 직접 전쟁하지는 않았지만 두 국가의 대리전쟁은 지구상 곳곳에서 치러졌다. 하나같이 자신들의 체제 우월을 주장하는 미국과 소련의 대리전들이었다. 우리의 6.25 참변이 대표적인 전쟁이었다. 그러나 1989년 독일 베를린장벽이 기적처럼 무너지면서 냉전은 종식되었고 강대국 소련은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이후 미국 유일의 슈퍼 파워로서 절대적 패권이 인정되는 국제질서가 지속되는 듯했지만 세계의 공장으로 등장한 중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