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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돌고성] 브릭스 체제, 세상은 변하고 있다.

 

일본의 핵 폐수가 방출되는 것을 두고 ‘과학이니 괴담이니’라고 싸우고 있고, 야당 대표는 단식에 들어가고 이를 쳐다보지도 않는 대통령. 느닷없는 홍범도 장군의 공산당 타령으로 육사의 흉상이 철거된다고 하고, 해병대 채상병의 죽음을 수사한 수사단장은 항명의 수괴라는 무시무시한 누명에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등 온통 정신없는 대한민국이다.

 

그런 가운데 국내 보도는 매우 인색했지만, 국제적으로는 향후 엄청난 파급이 날 수 있는 국제회의가 있었다. 이른바 브릭스(BRICS)의 출현이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정치·경제적 연대를 맺은 것을 목표로 한 새로운 체제이다. 5개 국가 한결같이 거대한 영토와 인구 그리고 엄청난 자원 부국들로 이들만으로도 미래 경제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규모이다. 원래 미국 투자 회사인 골드만삭스사의 한 애널리스트가 향후 투자가치가 있는 시장으로 소개된 것이 브릭스였다. 2006년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에 의해서 모임 제의가 있었고 3년 뒤부터 정상회담이 시작되었다.

 

개도국 국가들의 지원을 명분으로 모인 이들은 2015년 NDB(New Development Bank)를 창설해 기존의 외환위기를 겪는 제3세계 국가들에 자금 지원과 대출 등을 통해 기아 극복과 빈곤 탈피에 기여하고자 했다. 미국 중심의 G7과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항하는 새로운 체제의 지향이고 그 중심은 중국이다.

 

문제는 브릭스 체제가 8월 23일 남아공 회의에서 엄청난 외연 확대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당장에 내년부터는 브릭스 체제에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아르헨티나, 멕시코가 참여한다. 한결같은 거대 국가들이다. 특히 앙숙이었던 사우디와 이란이 함께 신청했다는 점이 의미심장이다. 얼마 전 중국의 중재로 화해를 한 여파이려나. 또 앞으로 참여를 희망하는 나라들이 줄을 서고 있다.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튀르키예, 이집트, 에디오피아,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 등 줄줄이 대기 중이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들 미들파워 국가들이 브릭스 체제에 참여하기를 원할까. 그것이 알고 싶다이다.

 

연일 이념이 중요하다며 국내 이념 갈등을 일으키고, 일편단심 미·일만이 중요하다는 윤석열 정권을 바라다보면 과연 이런 국제 환경변화를 알고나 있는지 의문이 든다. 브릭스 체제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과 세계 GDP 37%에 이르고 향후 얼마나 커질지 예측불허인 거대한 체제이다. 물론 이 체제가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여전히 참여국 간의 갈등과 중국 중심에 반발도 예상할 수 있고 현재 세계 패권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이 그대로 두고 보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이들 국가는 모두 이념보다 더 중요한 것을 국가의 최대 가치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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