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는 대한민국 산업발전의 역사와 함께한다. 한국전쟁 이후 국가 재건 토목사업부터 고도 성장기의 각종 SOC 국책사업에서 건설사들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국내 기업들의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선봉이었고, 개발도상국 시절 외화를 벌어들이는 주요 창구기도 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대표 주거 형태이자 각 가정의 주된 자산인 아파트 역시 건설사를 빼놓고는 논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에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잦은 인명사고로 지탄을 받기도 하고,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몰리기도 한다. 또 현장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지적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경기신문>은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명암을 고스란히 반영한 건설사들의 성장 과정과 문제점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DL이앤씨는 올해 창립 84주년을 맞은 국내 최고(最古) 건설사다. 1939년 10월, 창업주 이재준 초대회장이 인천 부평 허허벌판에 세운 부림상회가 모태다. 부림상회가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익숙한 대림산업을 거쳐 2021년 DL이앤씨가 됐다. DL이앤씨는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장 많이 보유한 건설사다. 해외 사업을 수주해 국내 건설사 중 최초로 외화 벌이에 성공했고, 처음으로 아프리카에 진출했으며, 해외 플랜트 수출 1호 회사다. 지금은 당연해진 브랜드 아파트를 처음으로 시장에 선보인 기업이기도 하다. 타이틀이 많은 만큼 알만한 대한민국의 랜드마크 건설에도 다수 참여했다. 국토 대동맥이라 불리는 경부고속도로를 비롯해 서울 교통의 혈관과도 같은 서울지하철 건설에 DL이앤씨가 주도적으로 관여했다. 88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이끈 상징과도 같은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도 DL이앤씨의 작품이다. 국책 사업급으로 추진된 포항제철소 건설을 비롯해 독립기념관, 한국은행 등도 DL이앤씨의 손길이 닿았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랜드마크도 있다. 세계 최장 현수교로 전세계 건설업계의 관심을 모았던 튀르키예의 '차나칼레 대교'다. SK에코플랜트와 합작으로 공기를 1년 7개월 단축해 준공했는데, 이는 국내 최장 현수교인 이순신 대교에 이어 DL이앤씨의 기술력과 시공능력을 세계적으로 과시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 허허벌판의 부림상회, 근검절약과 '설렁탕 외교'로 일군 기업 DL그룹의 창업주는 이재준 초대 회장이다. 1939년, 23세 나이에 인천 부평에 설립한 부림상회에서 건설자재를 팔며 사업을 시작했다. 주요 거래 품목은 목재였다. 자본금 3만 원, 종업원 7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8년 후 직접 벌목에 나설 수 있을만큼 성장했고, 사명을 대림산업으로 바꾸며 건설회사로 거듭났다. 광복을 전후로 일본계 건설사들이 철수하자 그 빈자리를 전략적으로 파고들며 급성장 할 수 있었다. 본격적인 건설사로 변신한 대림산업의 1호 수주는 부평경찰서 신축공사다. 이후 대림산업은 각종 대규모 사업에 뛰어들고,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추진하며 급성장을 이룬다. 이 초대회장은 근면성실하기로 유명했다. 그는 거래처에 조금만 늦게 방문해도 수금이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깨닫고 새벽 4시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대림산업을 함께 일군 초창기 간부들 역시 이 초대회장의 이같은 일정을 따랐다. 이 초대회장은 평생 수수한 차림을 유지했고, 찾아오는 손님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설렁탕을 대접했다. 이 초대회장의 이러한 경영방식은 DL이앤씨가 1962년 시공능력평가제도가 생긴 이후 60년 이상 10대 건설사에 포함되는 근본이 됐다. 또한, 고객제일주의 경영철학의 모태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초대회장은 1988년 장남에게 경영권을 물려준 이후에도 활발히 활동하다 1993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1995년 11월 노환으로 별세했다. ◇ '최초'는 '대림'...해외 진출부터 아파트까지 건설산업 '선도' 동남아 진출은 DL이앤씨 역사의 큰 변곡점이 된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DL이앤씨는 1966년 1월 28일, 미국 해군시설처에서 발주한 87만 7000달러 규모의 베트남 라치기아 항만 항타 공사를 따낸다. 같은해 2월 DL이앤씨가 한국은행으로 송금한 공사 착수금 4만 5000달러는 국내 건설사의 첫 외화 획득이라는 대사건이었다. 해외 첫 수주 자체는 현대건설의 1965년 11월 태국 고속도로 공사였지만, DL이앤씨의 송금이 더 빨랐다. 1973년에는 중동 진출에도 성공한다. 4차 중동전쟁 과정에서 국내 건설사에 중동 진출 붐이 일었고, DL이앤씨는 아람코가 발주한 정유공장 공사를 따낸다. 중동 진출 1호는 아니지만 해외 플랜트 수출 1호의 성과였다. 동남아와 중동에 이어 아프리카에서도 DL이앤씨의 성공은 계속됐다. DL이앤씨는 1975년 9월 1일 남아프리카 공화국 정유공장 건설 공사를 수주하며 국내 첫 아프리카 진출 건설사가 된다. 현재까지 DL이앤씨가 진출한 국가는 전세계 35개국에 달하며, 플랜트, 댐, 도로, 항만, 공공주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DL이앤씨는 국내 최초로 브랜드 아파트 분양에 성공한 건설사기도 하다. 2000년 1월 경기 용인시 보정동에 공급한 'e편한세상'이 주인공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1년 앞선 1999년 국내 처음으로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 상표를 출원했지만 DL이앤씨의 분양이 한 발 먼저였다. ◇ 3세 시대 시작된 DL그룹...지주회사 전환하고 새출발 DL그룹 오너 일가는 장자승계 원칙이 명확하다. 창업주 이재준 초대회장은 장남 이준용 명예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줬고, 이준용 명예회장은 다시 장남 이해욱 회장에게 가업을 승계했다. 이 과정에서 일감몰아주기 등의 의혹과 논란은 있었으나 경영권을 두고 다투는 왕자의 난과 같은 분쟁은 없었다. 또 DL그룹이 3대를 거치는 동안, 아버지의 사망 이전에 확실한 후계자를 정해 경영권을 물려주는 방식도 관례로 자리잡았다. 실제로 2대인 이준용 명예회장은 아버지 이재준 초대회장이 타계하기 전인 1993년 회장직에 올랐다. 이준용 명예회장은 1977년부터 아버지와 함께 사실상 회장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용 명예회장 역시 장남이자 현재 회장인 이해욱 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줬다. 이준용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난 것은 2006년인데, 이후 DL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한때 유지된다. 다만 이 시기에도 당시 부회장이었던 이해욱 회장의 영향력은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해욱 회장은 2019년 공식적으로 회장직에 오른다. 2021년, 이해욱 회장은 창립 82년만에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돌입한다. 그간 국내 대기업의 악습으로 지목되던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해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하고, 지배구조를 단순화 해 투명성을 확보하는 한편, 사업별 명확한 구조 개선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그룹의 모태이자 핵심인 대림산업을 분할한다. 건설 부문은 인적분할을 통해 DL이앤씨로, 석유화학 부문은 물적분할 해 DL케미칼이 된다. 존속회사인 대림산업은 분할 후 사명을 DL(주)로 바꾸고 지주회사 역할을 맡는다. 이 회장은 (주)대림을 통해 DL(주)를 소유하고, DL(주)가 DL이앤씨, DL케미칼, DL에너지, DL모터스를 자회사로 둔다. DL이앤씨 등 DL(주)의 자회사들은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며 각각의 계열사를 거느리는 구조다. 지분 관계로 따져보면, 이 회장이 대림(주)의 지분 52.26%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고 대림(주)가 지주사인 DL(주)의 지분 42.3%를 가진다. DL(주)는 DL이앤씨 지분 23.15%, DL케미칼 88.9%, DL에너지 70%, DL모터스 100%를 각각 보유한 최대주주다. DL그룹은 이같은 사업 부문 조정과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하고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 일감몰아주기·안전사고 불명예 그림자도 고도 성장의 이면에는 그림자도 있 마련이다. 특히 21세기를 맞아 대한민국이 선진국 반열에 접어들며 기업들의 사회적 책무가 강조되면서 과거 관례처럼 행해졌던 일들이 구설에 올랐다. DL이앤씨 역시 현장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지적과 회장의 태도가 구설에 올랐다. 대표적인 게 이해욱 회장의 수행기사 상대 갑질 논란이다. 2016년 당시 부회장이던 이 회장이 수행기사에게 상습적 폭행과 폭언을 한 것이 알려졌다. 이를 견디지 못하고 교체된 운전기사가 40여 명에 달한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 회장은 "저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께 용서를 구한다"며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사과드리겠다"고 머리를 숙였고, 결국 벌금 1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승계 과정에서의 일감몰아주기 의혹도 꾸준히 지속됐다. 이 회장으로의 승계 과정에서는 물론, 이 회장의 아들 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해 오너 일가가 금전적 이득을 취했다는 논란이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은 최근 1심에서 2억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동원된 DL 법인은 벌금 5000만 원, 글래드호텔앤리조트도 3000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현장의 사건 사고에 대한 지적도 계속된다. 단적으로 이 회장은 오는 12월 1일 노동자 사망 사고 관련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지난 8월 부산 연제구 아파트 재개발 현장에서 발생한 하청업체 근로자 8명의 사망사고 때문이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건설사 중 최다 사망사고를 낸 단일 건설사다. 이밖에도 2017년 8월 평택국제대교 교각 상판 붕괴 사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노선 건설현장 사고 등 현장의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 DL이앤씨, 앞으로의 100년을 위한 과제는? DL이앤씨는 시공 위주의 건설회사였지만 앞으로는 프로젝트 자체를 발굴해 시공부터 운영까지 총괄해 수익을 창출하는 ‘디벨로퍼’로 업의 영역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다양한 시공 경험을 보유한 주택, 상업시설, 교량, 댐과 같은 분야는 물론 DL그룹내 시너지를 통해 호텔과 석유화학, 에너지 분야에서도 디벨로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디벨로퍼 사업을 통해 장기적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DL이앤씨는 올해 1월 미국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X-Energy)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 DL이앤씨는 2천만 달러(약 250억 원)를 투자해 엑스에너지가 발행하는 전환사채를 인수했다. DL이앤씨는 향후 엑스에너지와 SMR 플랜트 사업 개발을 협력하고 에너지 사업 분야에서 기회와 경쟁력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엑스에너지의 SMR 기술은 전력 생산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 활용성이 높아 DL이앤씨의 플랜트 사업과 연계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DL이앤씨는 SMR 사업을 통한 친환경 신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한다. SMR 가동 시 발생하는 600℃ 이상의 높은 열을 또 다른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 및 암모니아 생산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DL이앤씨는 국내외에서 개질 및 부생수소 생산 플랜트를 설계부터 시공까지 수행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SMR 사업과 접목한 수소 밸류 체인을 구축해 친환경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수년째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남촌일반산단 조성사업(경기신문 11월 29일 1면 보도)이 갈수록 '산 넘어 산'이다. 출자금 바닥에 공공성 미확보 논란까지 불거지며 주민들 사이에서 남촌산단 조성 중단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촌산단 반대 대책위는 4일 오전 11시 남동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촌산단 조성사업은 공공개발이라는 명분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사업”이라며 “공익을 담보하는 것이 최우선이어야 하지만 공공개발이라는 탈을 쓴 채 남동구에서는 민간사업자만 배불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촌산단 조성사업은 남촌동 625-31 일대 개발제한구역 26만 7464㎡ 부지를 해제해 제조업과 서비스업 중심의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남동구는 2016년부터 사업을 추진해 3년 뒤인 2019년 민간기업 합작으로 특수목적법..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가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설립 취지인 '포용금융'과 달리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에는 소홀한 채 이자이익 확보에 급급해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등 다른 상품에 집중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는 올해 3분기 총 117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932억 원)보다 25.8% 늘어난 수치다. 카카오뱅크는 3분기 954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누적 순이익은 2793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케이뱅크는 3분기 132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2021년 2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토스뱅크 또한 3분기 8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출범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기준 흑자를 기록했다. 이처럼 인터넷..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청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을 ‘정치수사’로 규정하고 즉각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김 지사는 4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수사만 해도 총선을 불과 몇 개월 앞두고 야당 대표를 겨냥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날을 세웠다. 김 지사는 “잘못이 있으면 수사해야 되겠지만 다른 수사는 어땠느냐”며 “그렇게 수많은 건으로 경기도에 대해 여러 차례 장기간에 걸쳐 집요하게 압수수색하고 있는데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검찰을 향해 “선택적 수사를 해도 되는거냐. 이렇게 도를 넘고 무도하고 형평에 어긋나는 짓은 대한민국 검찰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는 “대다수 검찰과 수사관은 저나 도청 공무원과 똑같이 국가와 국민과 도민을 위해 헌신하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일부 사람들이 정치적 목적으로 과잉수사, 괴롭히기 수사하는 것은 정말 개탄할 일”이라고 탄식했다. ‘검찰 수사가 이 전 지사뿐 아니라 김 지사와도 관련돼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최근 ‘김포 서울 편입이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주장하는 김동연 지사를 견제하려는 목적’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야당의 가장 큰 광역자치단체장에 대한 견제라는 심증을 갖게 한다”고 답했다. 김 지사는 “이런 일이 지속된다면 분명히 경고하건데 저에 대한 다른 목적도 있다고 간주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번 압수수색의 배경이 된 이재명 전 지사의 부인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민선8기 경기도정 간 연관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김 지사는 “도대체 작년 7월에 취임한 저와 저희 비서실의 보좌진들이 전임 지사 부인의 법인카드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반복적인 수사로 인한 고충을 호소했다. 그는 “제 컴퓨터는 제가 취임한 이후에 쓰도록 작년에 새로 구입한 컴퓨터였고 취임 전 어떤 내용도 담고 있지 않은데 지난 압수수색에서는 제 PC까지 압수수색한 바 있다”고 했다. 이어 “제 컴퓨터가 압수수색 당할 때 국회 일정이 있어 자리를 비웠지만 보고를 받고 모멸감, 참담함, 분노를 느꼈다. 현장에서 압수수색 당한 직원들 심정은 어떻겠나. 성실하게 묵묵히 일하는 도청 공무원들 잠재적 범죄자 취급 아니냐”고 비판했다. 또 “도청에서 가장 활발하게 한시도 쉼 없이 일을 해야 하는 곳인 지사의 방과 비서실이 어떤 일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업무방해는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힘줘 말했다. 작년 7월 1일 취임 후 이날까지 경기도청에 대한 검찰은 14차례 압수수색과 7만여 건의 자료를 살핀 것으로 알려진다. 법인카드 관련 압수수색은 지난해 2차례와 이날까지 총 3차례 이뤄졌다. 이날 오전 9시 40분쯤부터 진행된 압수수색은 남부청 36명, 북부청 4명 등 40명의 수사관이 동원됐으며 대상 공무원 23명과 경기도지사 비서실, 총무과, 도의회 등 3곳의 부서를 특정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오는 8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 경기신문 = 이유림 기자 ]
경찰이 수원 전세사기 의혹 관련 임대인 부부를 구속한 데 이어 임대인 아들과 공범들에 대한 여죄 수사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4일 경찰남부경찰청은 기자단 정례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경찰은 지난 1일 수원 전세사기 의혹받는 임대인 A씨 부부를 구속한 것에 이어 이들의 여죄를 밝히는데 수사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법원이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만큼 경찰이 A씨 등의 사기 고의성을 어느 정도 입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은 아들뿐만 아니라 A씨 등과 관계가 있는 공인중개사 등 공범들에 대한 수사에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기준 수원 전세사기 의혹과 관련해 경찰에 접수된 고소장은 총 470건이며 명시된 피해 금액은 710억 원에 달한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등에 대한 여죄와 공범들에 대해 수사하는..
내년부터 늘봄학교가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인천시교육청의 운영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4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인천 초등학교 30곳에서 늘봄학교를 시범운영 중이며, 9월 기준 1만 309명이 참여했다. 늘봄학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방과 후 프로그램과 돌봄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 8개 시도교육청·459개 초등학교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다. 교육부는 2025년부터 늘봄학교를 전국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올해 2학기부터 시범운영 교육청을 3곳 늘렸고, 전국 확대 시기를 1년 앞당기기로 했다. 문제는 뼈대인 교육부가 갈팡질팡하면서 시범교육청도 덩달아 휘청인다는 점이다. 인천시교육청은 늘봄학교 시범교육청으로 선정됐다. 올해 30곳에서 내년 60곳으로 확대할 방침이었으나, 몇 개교에서 운영할지 불투명해졌다. 지난 3일 정..
경기신문은 4일 신임 논설주간으로 최인숙(63) 고려대학교정치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을 임명했다. 최 신임 논설주간은 프랑스 누벨소르본느대학(파리 제3대학) 대학원에서 석사를 취득한 뒤 파리 정치대학 ‘시앙시포’에서 정치학 박사를 취득했다. 프랑스 역대 대통령과 총리, 장관, 국회의원, 외교관 등은 대부분 시앙시포 출신이며 프랑스에서는 정치학‧사회과학 중심의 최상위 명문 고등교육기관이다. 아울러 교환 학생으로 일본 히토츠바시대학 대학원을 재학했고, 일본 동경대학 대학원에서 사회심리학 박사후기 과정을 수료했다. 최 신임 논설주간은 고려대학교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연구교수, 경기대학교 한반도전략문제연구소 부소장, 경기신문 보도평가위원‧칼럼니스트 등을 역임했다. [ 경기신문 = 고태현 기자 ]
50인(공사 금액 50억 원)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 연장에 인천 노동계와 시민단체가 반발했다. 민주노총 인천본부와 인천중대재해대응사업단은 4일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생명을 보호하고 보장받기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즉각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지난 3일 내년 1월 27일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대재해처벌법 전면 적용을 2년 더 유예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단체는 “민주당 역시 총선을 앞두고 경영계나 중소기업 눈치를 보면서 이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종회 건설노조 경인본부장은 “기업의 이윤을 위해서는 여전히 노동자의 죽음은 용인하겠다는 말과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정한영 금속노조 인천지부 현대isc지회 부지회장은 “통계를 보면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하루 1명 이상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있다”며 노동자의 목숨으로 만든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를 규탄했다. 단체에 따르면 당일 기준 약 38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했고, 그중 21건은 중처법 대상이지만 17건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건설업의 경우 총 23건으로 ▲추락 17건 ▲부딪힘 3건 ▲맞음 2건 ▲넘어짐 1건이다. 추락이 전체의 약 74%를 차지한다. 제조업은 ▲끼임 4건 ▲맞음 3건 ▲부딪힘(지게차) 3건 ▲깔림 1건으로 11건이다. 폭발, 오더피크 등 기타는 3건이다. 인천중대재해대응사업단의 양은정 건강한노동세상 사무국장은 “2021년 9월 안전보건공단 인천광역본부에 따르면 50인 미만 제조업 사업장 및 소규모 건설현장 안전조치 현장 점검 결과 약 66%의 사업장이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단체는 “중처법 대상 사업장 조차도 두 번, 세 번 반복 사고가 발생한다”며 “산업안전보건법 적용 시 평균 징역 7.4개월, 평균 벌금 488만 원에 불과한 처벌로 50인 미만 사업장의 안전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규탄했다. 이날 단체 기자회견 이후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에 항의 방문했다. 한편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당일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의 ㈜교원프라퍼티를 방문해 “중대재해 (예방에는) 관리자뿐 아니라 현장 근로자, 특히 '청년 근로자'의 안전의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주헌 기자 ]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새로운 간판’ 김민선(의정부시청)이 올 시즌 월드컵 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민선은 4일 노르웨이 스타방에르에서 열린 2023~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1부리그)에서 37초73으로 올 시즌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에린 잭슨(미국·37초75)과 펨케 콕(네덜란드·38초01)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9조 아웃코스에서 스타트를 끊은 김민선은 20명의 출전 선수 중 세 번째로 빠른 10초55에 첫 100m 구간을 통과했다. 김민선은 이후 속도를 끌어올리며 같은 조에서 달린 마릿 플레데뤼스(네덜란드)를 따돌리며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갔다. 특유의 경쾌한 스케이팅으로 레이스를 이어간 김민선은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은 채 마지막 직선 주로에서 펠레데뤼스와 거리를 더 벌리며 결승선을 끊었다. 지난 시즌 월드컵 1∼5차 대회 여자 500m 종목에서 금메달을 싹쓸이하며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김민선은 이번 시즌 들어 기대 만큼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김민선은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겨냥해 지난 8월 스케이트 부츠를 교체하면서 적응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또 올림픽이 열리는 1∼2월에 컨디션을 최고조로 만들기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훈련해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이 때문에 김민선은 지난 달 일본 오비히로에서 열린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500m 1, 2차 레이스에서 각각 5위와 7위에 머물렀고,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2차 대회 여자 500m 1, 2차 레이스에선 각각 동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 계단씩 순위를 올린 김민선은 월드컵 3차 대회에서 마침내 기다리던 첫 금메달을 목에 걸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김민선은 월드컵 4차 대회가 열리는 폴란드로 이동해 연속 우승에 도전할 계획이다. [ 경기신문 = 정민수 기자 ]
경기도의회는 같은 당 의원들과 갈등으로 행정사무감사(행감) 파행 논란을 빚은 지미연(국힘·용인6) 기획재정위원장에 대한 윤리특별위원회(윤리특위) 제소를 검토한다. 3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도의회 여야 교섭단체는 4일 의원총회를 열고 지 위원장을 윤리특위에 제소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도의회 민주당은 앞서 지난 1일 지 위원장의 윤리강령 위반사항을 검토키로 했다. 검토 결과는 윤리특위 제소를 위한 근거 자료로 활용될 방침이다. 민주당은 지 위원장이 ‘지방자치법’과 ‘경기도의회 의원 윤리강령 조례’ 등을 위반했다고 보고 의원총회 이후 관련 절차를 밟는다. 도의회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행감 파행은 한 도의원이 윤리강령과 같은 규칙을 어긴 것이 아니라 의원의 감사권을 뺐고 의회의 품격을 떨어뜨린 사건”이라며 “이에 여야 의원들 모두 분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각 교섭단체의 윤리특위 제소 여부는 의원총회 이후 정해질 전망이다. 도의회 국민의힘은 의원총회에서 지 위원장의 윤리특위 제소를 안건으로 상정해 표결을 거칠 예정이다. 도의회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힘 강원도당은 최근 부적절한 언행을 한 소속 도의원을 징계키로 했다”며 “이에 도의회 대표단도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징계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 위원장은 신임 도의회 국민의힘 대표단의 상임위 재배치(사보임)에 반발하며 사보임으로 기재위 소속이 된 이제영(국힘·성남8), 이채영(국힘·비례) 의원을 행감에 이어 예산 심사까지 모두 배제했다. 이로 인해 도의회는 지난 1991년 지방의회 부활 이후 처음으로 상임위의 행감을 열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한편 지 위원장에 대한 징계 논의가 도의회 내부에서 활발히 오가는 가운데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선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도당 관계자는 “앞서 도의회 의원들 간의 갈등과 행감 파행 소식이 접수된 것으로 알지만 아직 공식 회의 상에서는 이와 관련된 논의가 이뤄진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도의회 정상 운영을 위해 국민의힘 도당 차원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도의원은 “윤리특위 운영은 도의회의 책무지만 정당정치를 해야 할 의회가 이번 사태로 차질을 빚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국민의힘 도당은 어떠한 입장도 내지 않고 있어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