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를 들끓게 했던 부산 엑스포 유치가 실패했다. 실패한 역사를 기록하고자 함은 패배로부터도 배워야 할 것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국제사회에서 엑스포와 같은 국제대회를 유치해야 하기에 반면교사가 필요해서이다. 11월 29일, 2030년 엑스포를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서 치른다고 결정됐다. 사우디는 119표, 한국 29표, 이탈리아 17표였다. 일부 언론은 석패라는 등 ‘졌잘싸’를 외치고 있지만, 역대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받은 최악의 성적표였다. 더욱이 1년 이상을 정권 차원에서 전력투구한 결과치고는 초라함이 수준을 넘어선 충격적인 결과였다. 무엇보다도 온통 시내를 엑스포로 도배해 놓았던 부산 시민들의 상실감은 어떤 위로의 말로도 부족할 것이다. 이를 위해 사용한 공식 예산만 5천 7백억 원이 넘었으며 대통령은 연..
서울을 중심으로 반경 40㎞ 이내 지역에 설정된 ‘과밀억제권역’에 대한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경기도 기초단체들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인구와 산업이 지나치게 집중되었거나 집중될 우려를 제어하려는 목적으로 도입된 이 제도가 지역 균형발전은커녕 무려 40여 년이나 특정 지역의 성장을 가로막고 국가경쟁력마저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도권 역차별’의 대명사처럼 된 이 제도는 시대의 급격한 변화에 발맞춰 해제 또는 개선이 필요하다. 수원·고양·성남·안양·부천·의정부·하남·광명·군포·구리·의왕·과천시 등 12개 기초자치단체장들이 며칠 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모여 ‘과밀억제권역자치단체공동대응협의회’ 창립총회를 열었다. 해당 14개 지자체 중 상대적으로 설정 면적이 적은 시흥과 남양주는 참가하지 않았다. 협의회..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초연결, 초지능의 시대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기업의 CEO들은 이를 활용하여 미래에 관한 기술 및 판매 또는 생산전략 등 경영전략 전반에 관한 예측력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증가는 미래 예측을 곤란케 하여 CEO들의 의사결정을 어렵게 하는 또 다른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복잡한 환경 속에서 의사결정의 예측력과 신속성을 높이는 방법의 하나로 직관이라는 개념이 많은 학자 사이에서 연구되어져 왔다. 사전적 의미로 직관은 경험이나 연상, 판단 또는 추리 따위의 사유 작용을 거치지 않고 대상을 직접적으로 파악하는 작용으로 인간의 사유가 단절되는 곳에서 발휘되는 정신 능력이다. 여러 연구자료를 참고하면, 직관은 일반적 직관, 전문가 직관, 전략적 직관으로 세분되는 경향이 있다. 일반..
주요 방송의 날씨(일기예보)는 대개 용모(容貌) 단정, ‘날씨요정’ 별칭으로도 불리는 젊은 여성들 차지다. 영어권에서도 일기담당자(전문가)라는 미티오랄러지스트(meteorologist)라는 (공식)명칭이 있는데도, 꽃나이 묘령(妙齡) 여성이면 ‘웨더 걸’이라 부른다. 어디서나 ‘그 세계’는 경쟁의 도가니라고 한다. 선후배 간 소통방식이나 규칙, 어휘(語彙) 활용법 등의 내림(전통)이 있겠다. 허나 어떤 때 (좀 있어 보이는) 어떤 말을 누군가 쓰기 시작하고, 시청자에게 먹힌다 싶으면 다른 이들도 경쟁적으로 따라한다. 일반 시민의 언어생활에 유행처럼 번지기도 한다. 때로 어색한 말이 (그 동네에서) 돌다가 하릴없이 사그라지는 것도 관찰된다. 방송의 언어는 시민의 ‘말글 선생’이어서 공공(公共)언어로서의 역할(책임)을 잊으면 안 된다. 겨울 되면서 ‘온화하다’는 말이 날씨요정들 사이에 유행을 타는 듯하다. 들어보니 ‘온난하다’의 뜻으로 이 말을 대충 질러버리는 모양새다. 계절에 비해 따뜻한, 그러면서 햇살도 좋아 산책이라도 즐길만한 날씨가 온난(溫暖)이겠다. 온화는 ‘편안하다’는 穩을 쓰는 穩和와 ‘따뜻하다’는 溫을 쓰는 溫和의 두 가지를 떠올릴 수 있다. ‘온화한 인품(人品)’처럼 저 둘을 다 (사람을 평가하는) 비슷한 뜻으로 써왔다. 영어 마일드(mild)는 날씨, 커피의 농담(濃淡·진하거나 옅음), 인품 등에 두루 쓰이는 말이다. 그래서 우리말로는 대체로 ‘온화’로 번역된다. 영어권 날씨뉴스에서 ‘마일드’가 자주 쓰인다. 우리 날씨뉴스에 ‘온화하다’가 떠오른 까닭일까. 어색하진 않다. ‘언어현상’의 하나로 본다. 穩和와 溫和의 두 말에 다 들어있는 화(和)를 챙겨볼 일이다. 평화(平和)의 和이니 참 아름다운, 요즘 우리 사회에 유행하는 말, ‘힐링’의 언어다. 유럽과 중동의 ‘야만인’들이 사람이 (잘) 살기위해 만든 종교나 이념을 도구삼아 지 이끗만을 속셈질하며, 정작 ‘사람’은 부정하는, 전쟁에 빠진 상황이다. 평화(peace)나 온화의 和는 인류의 본디를 돌아보는 향수(鄕愁 노스탤지아) 되어 세상을 감싼다. 날씨요정들이 불러온 ‘온화’의 和에서 뜻밖의 피리소리를 듣는다. 음악은 영롱하게 사람의 세상, 인간의 지구촌을 보듬는다. 사랑이다. 오래 인류는 동아시아의 옛 마음을 잊고 살았다. 문명의 새벽, 동이(東夷)겨레도 함께였을 대륙 중원 황하(黃河) 유역의 갑골문 사람들이 온화하고 따뜻하고 부드럽다는 뜻으로 글자를 지었다. 벼(禾 화)와 피리(龠 약) 그림의 합체였다. 피리는 입(口 구)으로 분다. 말하고 노래하는 입은 또한 밥을 먹는 기관(器官)이다. 풍류(風流)는 인심처럼 ‘밥’에서 나온다. 그 풍류와 인심이 평화의 和다. 그 피리가 세월과 역사 속에서 口자로 모양 바꿔 도안(圖案 디자인)된 것이다. 누가 아니라 할까? 종교가? 좌우(左右)의 이데올로기가? 어리석다 혀 끌끌 차는 경건(敬虔)과 겸허(謙虛)의 철학 윌리엄 워즈워스(1770~1850 영국시인)와 헤르만 헤세(1877~1962 스위스작가)를 떠올리자. 서양에도 예전에는 저런 마음이 더러 있었더라. 워즈워스의 그 무지개는 이제 아시아에서 떠오를까. 말은, 언어는 일과 물건 곧 사물(事物)의 이름이면서 그 본디를 가리킨다.
경기도내에는 수원 영통, 성남 분당, 고양 일산, 안양 평촌, 군포 산본, 부천 중동·상동, 안양 포일, 광명 철산·하안, 고양 화정·능곡, 의정부 금오 등 1기 신도시들이 있다. 이들 1기 신도시 가운데 30년이 경과된 주택단지는 올해 말 기준 전체 400개(27만3419가구)의 48%(가구 기준)인 156개(13만1454가구)다. 노후 주택단지가 가장 많은 곳은 분당(49개 단지), 평촌(46개 단지)다. 노후화로 인한 고양시 일산과 성남시 분당 등 ‘1기 신도시’에서 노후화로 인한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노후계획도시에 사는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에만 해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정자교 인도 일부가 붕괴돼 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탄천 전체 교량 안전진단 결과 수내교가 E등급을 받아 폐쇄됐다.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는 기..
지난 주에 만주 항일무장투쟁 역사탐방을 다녀왔다. 헌신은 무한했으나 바란 대가는 아무것도 없었던 '범도'의 사람들이 걸어갔던 길을 따라가는 여정의 마지막은 대련이었다. 나는 대련에서 잠을 설쳤다. 잠자리가 불편해서가 아니었다. 대련의과대학 드넓은 교정 안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는 정결하고 쾌적했다. 창문을 두드리는 거친 바람과 해변에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 때문만도 아니었다. 대련에서 최후를 마친 세 거인의 생애가 나를 잠들지 못하게 했다. 우리가 여장을 푼 대련의과대학의 지척에 있는 뤼순 감옥에서 안중근 참모중장이 교수형 당한 것이 1910년 3월 26일, 겨울이었다. 나는 소설 '범도'에서 다시 오지 못할 길을 떠나는 안중근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홍범도 장군을 쓰던 장면이 떠올라 가슴이 시리고 먹먹했다. 이회영 선생이 최후를 마친 곳도 대련이었다. 상해에 머물던 그는 다시 만주로 돌아가 무장투쟁을 재개하기 위해 대련으로 향하는 배에 올랐다. 밀정들이 이회영의 이동 경로를 일본 영사관에 알렸고, 체포된 이회영은 처참한 고문을 당한 끝에 나흘 만에 옥사했다. 1932년 11월 17일이었다. 그를 밀고한 밀정은 이회영의 조카 이규서와 연충렬이었다. 이규서는 이회영 형제 중에서도 가장 부자였던 이석영의 둘째 아들이었다. 남양주에서 동대문까지 남의 땅을 밟지 않고 다닌다고 할 만큼 많던 재산을 신흥무관학교와 독립투쟁에 모두 바치고 굶어 죽다시피 한 이석영, 그의 아들 이규서. 김구의 최측근 엄항섭의 처남이었던 연충렬. 두 배반자는 이회영의 아들 이규창에 의해 처단당했다. 이석영은 아들이 둘이었다. 큰아들은 독립투쟁을 하다가 살해당했고, 하나 남은 아들은 사촌의 손에 그렇게 최후를 마쳤다. 신채호 선생이 이곳 뤼순 감옥에서 옥사한 것은 1936년이었다. 10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지 8년 만이었다. 고문 후유증과 영양실조, 동상으로 시달리던 그는 의식을 잃고 쓰러진 지 사흘이나 방치되었다가 1936년 2월 21일 옥사했다. 그는 ‘내가 죽거든 왜놈들 발에 시체가 채지 않게 화장해서 재를 바다에 뿌려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유언대로였다면 그의 시신이 재가 되어 뿌려졌을 대련 앞바다의 파도 소리는 밤 깊도록 잦아들지 않았다. 대련에서 잠을 설친 것이 나 하나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안 것은 이튿날 새벽이었다. 이른 아침 대련의과대학 교정 산책길에서 만난 '범도루트' 1기 참가 대원 서른세 명 거의 모두 잠을 설쳤다고 했다. 누구는 바람 소리 때문이었다고 하고, 누구는 파도 소리 때문이었다고 했다. 진정한 이유는 범도루트의 마지막 여정인 뤼순감옥에서 여실하게 드러났다. 감옥에는 바람도 불지 않고 파도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안중근의 방과 신채호의 흔적 앞에서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눈가를 붉히고 눈물을 보이던 일행들은 교수형을 집행한 사형장에서 고개를 돌리고 뛰쳐나갔다. 우리 일행은 서로를 외면한 채 뤼순 감옥의 길고 높은 담장 아래 드문드문 놓인 장의자에 따로 앉아 먼 하늘을 쳐다보며 함께 말이 없었다.
경기도 내 유명관광지의 홍보물들이 성차별적 표현과 불평등을 정당화하고 미화하는 표현을 여과 없이 담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홍보 내용이 남성 중심으로만 기술되거나 한부모 가정과 다문화 가정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사례들도 방치돼 있다는 비판이다. 관광지는 아동들의 가치관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생생한 교육 현장이기도 하다. 관광지 홍보물에 담긴 성차별적 표현, 소수 계층 등에 대한 부적절한 내용은 즉시 시정돼야 한다. 경기도양성평등센터는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도내 유명관광지 16곳의 홍보물 82건을 모니터링한 결과, 성인지적 개선사항이 필요한 73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기도민 18명으로 구성된 모니터링단은 우선 한 역사 관광지에서 과거 역사 속 누적된 성차별적 표현과 불평등을 정당화하고 미화하는 표현을 확인..
은퇴한 중년의 김모 씨는 창업을 계획하고 있는 딸에게 그간의 저축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다소나마 도움을 주고자 한다. 그러나 자녀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경우에는 증여세를 납부해야 하므로 고민을 하던 차에 창업 자금의 경우에는 일정 한도내에서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 ‘증여세 과세특례제도’가 있음을 알게 되고 이 방안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다. 근자에 들어서는 이전과는 달리 취업 대신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으며 세법에서는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창업을 장려하기 위해 창업 과정에서 부모로부터 받은 도움에 대해 증여세 부담을 대폭 줄여 주는 ‘창업자금증여세 과세특례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먼저 제도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부모로부터 받은 창업자금에 대해서는 50억 원(10명 이상을 신규 고용하는 경우에는 100억 원)..
작년 이 맘 때 우리 언론에는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북한전문가들이나 정부당국자의 논평이 연일 보도되었었다. 그런데 금년 들어서 북한에서건 남한에서건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했다는 보도나 핵실험 징후가 있다는 보도조차도 없다. 그 이유가 무었일까. 북한은 금년 들어 첩보위성발사에 올인 하면서 2차례의 실패 후에 최근 들어 3차 발사에서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의 첩보위성 발사를 9.19군사합의 위반으로 간주한 우리 정부는 9.19군사합의 일부 효력을 정지시키는 조치를 하자, 북한은 9.19군사합의 자체를 무력화 하는 발표를 하면서 남북관계는 악화일로 걷고 있다. 북한이 상황에 따라 7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절대로 북한이 핵실험을 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 글을 쓰고 있다. 북한의..
불법 사금융이 확산되면서 서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악질적인 민생침해 범죄인 불법 사금융업체는 대부업법에 따라 정식 등록을 하지 않은 미등록 대부업체들로 법정이자율을 초과하기도 한다. 최고 5000%의 불법 이자를 받는 경우도 있단다. 고액이자에서 그치지 않고 채무자를 집요하게 협박하거나 폭행·체포·강제구금하는 등 위계나 위력을 사용한 불법채권 추심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물론 정부가 이런 행위를 단속하고 있긴 하지만 불법채권 추심 행위는 여전하다. 불법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는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급하게 대출이 필요하지만 일반 금융기관에서 대출이 어려운 사람들이다. 경기도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례로 든 화성시 거주 50대 개인사업자도 그 중의 한명이다. 그는 급전이 필요해 불법사금융을 이용하다 과도한 이자를 갚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