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 코로나19 엔데믹 선언으로 돌아온 일상에 소상공인·중소기업 등은 내수 및 수출이 활성화되어 경제가 회복되기를 기대하고 노력하여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전쟁 장기화, 최근에 이르러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 등 불안정한 정세에 유가, 환율이 상승 내수 또한 고물가,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다수의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은 여전히 어려운 경영상황에 있다. 이의 타개를 위해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이 추진되고 있으나 다양 각색의 소상공인, 중소기업에게 맞춤 정책을 제공하기에는 한계가 있음도 분명하다. 필자는 무엇보다도 소상공인, 중소기업인 등 당사자가 자생력 강화를 위한 부단한 노력이 매우 중요한 성공 요인이라 보며, 선제적으로 혁신 기술 수준의 우위 확보, 브랜드 인지도 향상이 대외 경쟁력의 근간이라 생각하고 그 한 방편이 지식재산권(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상표) 확보 노력이라고 제언하고자 한다. 2023년 상반기 국내 지식재산권 출원은 26만여 건으로 전년동기대비 1.4% 감소하였으나 등록은 18만 1000여 건으로 11.7% 증가하였고, 출원은 특허가 4.1% 증가한 반면 디자인(-5.0%), 상표(-3.5%)는 감소, 등록은 상표가 33.0%의 높은 증가로 증가율을 견인했다. 특허출원 증가는 반도체, 전기기계/에너지, 디지털통신 및 컴퓨터기술·AI 등 신기술에 집중되었다. 스타트업(설립 5년 이내 벤처기업으로 정의)은 전자상거래, 의료기술 및 컴퓨터기술(AI) 등 유망산업 및 신기술에 출원이 집중됐고 특허등록 또한 신산업·기술분야에서 전체 출원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자료:특허청, 지식재산 통계 FOCUS(통권22호), 2023년 상반기 기준통계). 이는 유망산업·신기술분야에 집중하는 경향으로 보유기술에 대한 권리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활동으로 지식재산권이 기업경쟁력의 근간 활동임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지식재산권 확보 기업에 대한 주요 지원사항으로는 ▲R&D지원 : 보유기업 우대를 통한 연구개발 비용 지원 ▲금융지원 : 지식재산 가치 평가를 통해 이를 담보·보증으로 금융기관{은행, 보증기금(신보, 기보, 지역신보1)}에서 또는 투자사(펀드 운영사, 한국벤처투자 등)에서 사업화 자금 조달 ▲재무구조 개선 : 대표자 보유 특허를 현물 출자하여 무형자산화(자본총액 증가)를 통해 재무 건전성(부채비율 감소) 향상 ▲지식재산활용지원 : 지식재산 제품 사업화 지원, 지식재산권 및 아이디어 플랫폼 운영 등 거래 지원, 특허 우수발명품을 공공 기관에 우선구매 추천 등 ▲지식재산보호지원 : 기업 영업비밀·기술탈취 피해 예방 지원, 해외진출기업 대상 지재권 분쟁 현안 해결 지원, 산업재산권 분쟁 조정 등 해결을 지원하고 있다. 아무쪼록 소상공인·중소기업인들이 강력한 기술혁신 및 브랜드 파워 향상을 위한 지식재산권을 확보·활용하여 경영개선을 기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기를 기원해 본다. [ 임영주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 북부사무소장 ]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과 야당을 가리지 않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잡음의 대부분은 총선이라는 결선 전에 치러야 하는 각 당 내부의 공천 경쟁 때문이다. 실제로 인류의 역사는 내부의 권력투쟁으로부터 시작되어 외부의 적에 대한 응전의 과정이었다. 반복되는 역사는 현대 사회에서도 동일한 양상으로 나타나며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주지하듯이 국회의원 선거는 대통령 선거만큼이나 중요하다. 국가의 막대한 예산권에 대한 결정, 정부의 주요 인사들에 대한 검증, 국가기관의 예산 사용에 대한 감사 등, 국회의원의 업무는 중요하고 더 중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후보들의 역량과 품성은 범인보다는 조금 더 출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론에 회자되는 각 지역의 국회의원 후보들을 보면 여당과 야당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대단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지역에서는 물론이고 중앙의 정치무대에서 활동했던 경력들은 우리 지역 발전을 위한 인재임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대단하다. 현직 국회의원은 말할 것도 없고 청와대 근무 이력에, 정부 부처의 장관, 차관 출신, 검찰이나 경찰의 고위직도 쉽게 눈에 보인다. 그러나 개인의 경력이 대단하다고 해서 반드시 정치를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정치의 사전적 의미는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고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키는 일’이다. 이를 더 간단히 정리하면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개인의 과거 이력이 대단한 사실이 반드시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보증 수표는 아니다. 내가 본 어떤 정치인은 시민의 행복보다는 본인의 아집과 의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더러는 정치인으로서 받게 되는 관심과 예우를 즐기는 정치인도 있다. 이런 정치인은 역사와 사회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는,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하고 있을 뿐이다. 시민들에게 이런 정치인은 필요치 않다. 출마를 한 번 더 고려해 주기를 간곡히 청하는 바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2024년 총선에 출마하는 정치인들에게 꼭 묻고 싶은 것이 몇 가지 있다. ‘당신은 진심으로 국민을 위해 일하실 생각입니까?’ ‘당신은 진짜 정치를 잘 할 수 있으신지요?’ ‘쓸 데 없는 허영심으로 정치를 하려고 하는 건 아닙니까?’ 덧붙여, 내년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께 덕담 한 마디 하고자 한다. ‘부디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2024-2025 문화관광축제’ 25개를 선정해 발표했다. 기존 2020~2023 문화관광축제 가운데 21개 축제가 재지정 됐고 4개 축제가 새로 포함됐다. 앞으로 이들 25개 축제에는 2년간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의 각종 지원이 이루어진다. 국비 지원은 물론이고 홍보·마케팅, 수용태세 개선, 전문 상담 등이 함께 지원된다. 축제 방문 독려 행사,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방한 축제 관광상품 판촉도 연중 이루어진다. 특히 수원화성문화제와 광안리 어방축제, 정남진 장흥물축제 등 3개 축제는 문체부 장관상을 받는다. 수원화성문화제의 경우 개막연과 주제공연에 수어 해설을 제공하고 점자 안내문(리플릿)을 준비해 최고점수를 받았다. 광안리 어방축제는 축제 운영조직의 역량 측면에서, 정남진 장흥물축제는 지역주민들이 연중 수질관리..
이젠 TV시청률이 프로그램 선호도 및 방송채널 접촉율을 온전히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아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와 VOD의 보편적 시청으로 반쪽자리 데이터로 전락했다. 그래도 채널별 전체 프로그램을 객관적으로 동시에 비교할수 있는 유일한 자료임에는 분명하다. ‘17년 대비 ‘23년 지상파를 비롯한 TV총시청율은 68%다. 대략 1/3이 줄었다. (A.C. Nielsen 시청률기준) 매년 감소추세다. 넷플릭스 등 OTT가 생활속에 자리잡아 이추세는 더 가속화될거다. 연간 시청률평균이 지상파는 51%, 종편 72%, CJ계열 채널이 79%로 줄었다. TV시청량 축소의 직격탄을 지상파방송이 대부분 받고있다. 특히 젊은 세대의 지상파방송 이탈이 두드러진다. 교양 프로그램은 몇년째 변화가 없다.지상파가 주로 방송한다. 2022년과 똑같이 인간극장, 한국인..
마약에 관한 기사가 심심찮게 보도되는 연말이다. 대중에게 큰 인기와 신뢰를 얻었던 연예인들의 이름이 마약과 함께 뉴스에 오르내렸다. 유아인은 프로포폴의 상습투여로 수사가 의뢰되었고 그의 모발에서는 포로포폴뿐만 아니라 4종류의 약이 확인되었다, 이선균은 유흥업소 여실장 자택에서 수차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수사 중이다. 여실장의 진술로만 수사선상에 올랐고 연일 언론에 보도되었던 지드래곤은 최근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이 되었다. 그는 누명을 벗자마자 사회적인 약자를 돕는 재단을 설립을 발표했다. 의료인으로서 약물에 중독되어 있는 환자분들을 종종 만나며 마약성 약물의 심각성을 경험한다. 수년간 섬유근통을 앓고 있던 한 환자는 중추감작의 통증인 섬유근통에 마약성진통제인 옥시코돈을 3년째 복용하고 있었다. 그는 일시적인 진통 외에 남아있는 여전히 극심한 통증으로 내원했다. 15년 이상의 장기간의 스테로이드와 진통제 투여로 신장기능이 11%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던 75세의 한 여성환자분은 발가락의 괴저로 인한 극심한 통증으로 독성에도 불구하고 10가지의 약물과 함께 마약성 진통제 패치를 사용했다. 지난한 병력을 말하면서 의사가 처방한 약이니까 복용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삶에서 노력 없이 쉽게 빨리 고통을 덜 수 있는 것들 중에 부작용이 없는 것들이 있던가. 중독성이 있는 향정신성약물, 마약성 진통제의 복용은 어떤 것보다 고통을 덜어주고 행복감을 일시적으로 가져다주어 빠르게 고통스러운 몸과 마음을 누그러뜨린다. 중증의 질환 혹은 위급할 때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 있지만 고려해야 할 것은 뇌의 기능을 변화를 비롯한 전신적인 부작용의 가능성이다. 약물에만 의지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끊기가 어렵다. 수년간 혹은 십수 년간 마약성약물복용 후에 내원한 환자분들에게 한의원에서 만나게 될 때 가능한 다양한 치료들에 대해 말씀드린다. 침과 약침, 한약 등을 포함한 통합한방치료를 포함해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다양한 치료방법이 있다. 조금 더 일찍 알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그들의 말을 들으면 안타깝다. 어떤 병도 만성으로 오래되어 진행된 상태는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들고 치료가 쉽지 않다. 마약류의 물질사용장애는 더욱 그렇다. 개인의 의지와 조건이 한계가 있어 예방과 치료 그리고 재활할 수 있는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 5년 동안 44% 증가했다는 10대와 20대 마약중독환자들의 숫자에는 우려가 더욱 커진다. 25일 지드래곤은 소속사를 통해 재단설립과 함께 3억 원을 기부한다고 발표하며 '마약 퇴치 및 중독 청소년 치료를 위한 활동'을 예고했다. "나는 문제가 아니라 문제의 답이에요"라는 그의 노래가사처럼 대중의 확증편향으로 겪었을 고통을 그렇게 넘어선다. 사회적인 마약문제를 인지하고 ‘사회적 낙인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돕는 것으로 의미를 확장한다. 그의 행보자체가 치유적이다. 따뜻한 크리스마스였다.
경기도 노사민정협의회가 산업재해를 줄여 나갈 수 있도록 모든 사회구성원이 주체로 참여하는 산업안전 민관협력(거버넌스) 구축에 힘을 모으기로 합의했다. 산업재해는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완전한 방지책을 후 순위로 미뤄둔 시대적 과제다. 신문명시대에 인명과 재산을 희생하면서까지 이루어야 할 번영의 목표란 존재하지 않는다. 노사민정협의회가 자발·자율적 산재 예방 목표를 달성하여 지방이 앞장서는 ‘산재 제로’ 사회 달성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김동연 지사를 비롯한 김연풍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 의장, 김춘호 경기경영자총협회 회장, 노길준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과 노사민정협의회 위원 등 5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며칠 전 ‘2023년 제2회 경기도 노사민정협의회’를 열고 산업안전 실천을 선언했다. 선언문은 지역사회 전체가 산업..
계묘년이 며칠 남지 않았다. 곧 갑진년이다. 1980년대 즈음에 같은 부대에서 복무하던 선배로부터 신년 달력을 받았다. 우편물의 소인에선 따뜻한 냄새가 났다. 살다보면 호황이 있고 불황이 있지마는, 인생의 높고 낮은 파장 속에서도 변함없는 선배의 항심(恒心). 불현듯 받아둔 캘린더엔 “낭만과 멋스러움은 아직 살아 있단다”라는 문구가 씌어져 있는 듯 했다. 이 선물, 이익과는 무관한 정겨움이다. 안부를 전하는 아름다움, 애틋함이다. 교수신문은 올해를 돌아보는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 : 이익을 보고 옳음을 저버리는 것)’를 꼽았다. 김병기 전북대 중어중문학과 명예교수는 “우리나라 정치인은 (국민을)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견리망의를 사자성어로 추천했다. 이익과 옳음. 어떤 것이 우선돼야 하는 가치일까. 공자는 “군자라면 이익을 보면, 먼저 옳음을 생각해야 한다(見利思義)”고 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선 견리사의보다 견리망의가 쉽게 살아가는 방편으로 읽혀진다. 이긴 자의 편을 들고, 권력자의 힘에 아부하고, 옳음보다 이익을 먼저 생각하면 여러 방면에서 하등 차질 없이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은 편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건 소인의 길이다. 당장 먹고 살길 없는 필부와 크고 작은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법일 수 있다. 어찌 이들을 탓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리사의를 위해 목숨 바칠 각오를 한 사람은 언제나 위대한 이웃이었다. 그런 점에서 언론매체에 보도된 류삼영 전 총경, 박정훈 대령, 봉지욱 기자 등은 대한민국의 보배 같은 의인들이다. 그들은 집단의 힘을 빌린 사람들이 아니라, 오롯이 바로 선 사람들이다. 혹자는 지금을 캄캄한 동굴의 시대로 비유한다. 그렇지 않다. 우리 옆에 의인들이 있기에 터널의 시대로 봐야 한다. 동굴은 출구가 없지만, 터널은 출구가 있다.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고, 공정과 상식을 왜곡하는 지형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 그게 세상 이치다. 지난 19일, ‘김건희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고발장이 공수처에 접수됐다. 권익위엔 신고서가 접수됐다. 현직 대통령 배우자의 뇌물 수수 의혹 보도는 알게 모르게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그런데 더욱 ‘웃픈’ 건, 정권의 홍위병들이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북한 배후설” “정치 공작” “선물 보관창고에 보관 중” “함정 취재”라고 강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을 바보로 아는 치졸한 변명이다. ‘바이든’을 ‘날리면’이라고 주장했던, 그 이상의 후안무치다. 국가경제와 미래비전을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공직자와 그 배우자의 사익에 눈 먼 모습을 일방향적으로 호위해야만 하는 현실세계. 어찌 보면 계급주의 정치의 어두운 단면일 수 있다. 정치는 정치대로 혼돈 국면인 가운데, 우리 경제는 올 상반기 누적 무역적자가 전 세계 순위 208개국 기준으로 200위를 시현했다. 180계단 내려앉았다. 다가오는 2024년. 부끄러운 동굴에 갇힐 것인지, 해방의 터널로 나아갈 것인지는 지켜봐야겠다. 추락한 국격, 바닥에 뒹구는 대한민국의 위상 복구는 우리의 사회적 각성에 달렸다.
올 여름, 코로나 방역이 완화된 이후 주취자들로 여기저기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소식이 단골 뉴스거리가 되었던 적이 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더위가 주춤해지고, 추위가 찾아오면서 주취자 관련 뉴스는 어느새 자취를 감춘 듯하다. 하지만, 주취자들에게는 한겨울이 더 위험한 계절이다.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저체온증은 물론, 혈관이 수축되어 뇌출혈 등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 방치됐던 주취자가 잇따라 사망하여 경찰이 거센 비판을 받았던 기억을 돌이켜보자. 당시 출동 경찰관들은 주취자를 주변에서 관찰만 하거나, 주소지 인근에 앉혀놓고 돌아오는 등 현장 조치에 소극적이었던 탓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질타를 받았다. 이후 경찰 내부에서는 보호조치 업무에 대한 ‘인식 전환’, ‘교육 강화’라는 과제를 내걸고 많은 노력을 기..
경기도 중·고등학생 대다수가 청소년 창업캠프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에게 창업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꼭 필요한 교육이다. 기업이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영위되는지를 알게 하는 과정은 건강한 사회인이 되기 위한 필수적 소양이 될 수 있다. 교육 당국은 물론 산업계에서도 깊은 관심을 기울여 중·고등학생 창업 교육시스템을 잘 만들고 발전시킬 가치가 충분하다 할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이 최근 경기도 소재 중·고등학교 재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창업 교육 현황 및 교육수요’ 모바일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학교 창업 교육 활성화 방안, 창업캠프 프로그램, 청소년 창업지원센터 설립 등을 묻는 순서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창업캠프 프로그램 참여 의향을 묻는 설..
고이는 것들이 있다. 속으로 깊어져서 드러나지 않는 것들이다. 겨울이 그렇고, 상처가 그렇고, 사람이 그렇다. 고여서 깊어지는 건 뭐든 아찔하다. 겨울이든 상처든, 사람이든 사람 아닌 것이든, 속으로 깊어져서 켜켜이 가라앉는 것들은 위험하다. 그래서 병(病)드는 줄도 모른다. 낙하를 거부하고 처마 끝에 매달린 고드름도 그렇다. 녀석을 가리키며 그 누가 간밤에 흩날린 눈이라고 하겠는가. 간신히 붙들고 매달린 수직의 눈물 작대기를 보면서 말이다. 그렇다고 본래 같은 것들이라 단정하진 말기로 하자. 비든 눈이든 얼음이든 벗겨놓고 보면 똑같은 것이라고. 철따라 옷을 갈아입는 쇼윈도 속 마네킹 같은 것이라고. 쉬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섣부른 결정은 때늦은 후회만큼이나 위험한 것이니까. 쌓이는 것들이 있다. 안으로 깊어져서 아득해지는 것들이다. 세월이 그렇고, 고독이 그렇고, 사람이 그렇다. 쌓여서 깊어지는 건 뭐든 애처롭다. 세월이든 고독이든, 사람이든 사람 아닌 것이든, 안으로 깊어져서 켜켜이 고립되는 것들은 위험하다. 그래서 하얗게 소멸하는 줄도 모른다. 드러내지 못하고 나무껍질 속에 똬리 튼 나이테도 그렇다. 녀석을 가리키며 그 누가 고스란히 기록된 아름드리나무의 역사라고 하겠는가. 끝끝내 살아남은 것들의 들숨과 날숨이라 하겠는가. 뜻도 소리도 없이 안으로 깊어지는 동그라미의 흔적을 보면서 말이다. 그렇다고 안으로 깊어져서 쌓이는 것들을 ‘쓸모없음’으로 멸시하진 말기로 하자. 말이 없다고 해서 뜻조차 없음은 아님이니. 진정한 ‘앎’이란 ‘모름’의 벽 너머에 있기 마련이니까. 나는 늘 고이고 쌓이는 것들 틈에서 산다. 도시를 배회하는 것들을 따라 밀물과 썰물처럼 출렁인다. 소비가 미덕인 세상에서 소비되지 않으려 발버둥 친다. 밥벌이 속으로 깊어지기라도 하면 시절을 파먹는 밥벌레로 꿈틀거린다. 그렇게라도 살아야겠지. 자동차 똥구멍에 매달린 고드름처럼. 바늘 끝 같은 자존심을 꿀꺽 삼키며 도시의 그늘 속으로 기우뚱 걷는다. 당신도 그러할까. 문득 궁금하다가도, 눈보라 흩날리는 시내버스 정류장에 서면 귀를 닫고 만다. 발을 동동거리며 퇴근길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그들의 머리 위로 함박눈이 흩날린다. 퇴근길에 내리는 눈은 더 이상 하얀색이 아니다. 네온 불빛은 맑음을 가만 두지 않는다. 맑음을 방치하고 있을 자본이 아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눈물조차 화려한 색깔이어야 하니까. 당신도 그러할까. 속으로 고이고 안으로 쌓이는 사람들처럼. 비명조차 간신히 삼켜내며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까. 동동걸음을 반복하며 함박눈 틈에서 나부끼고 있을까. 신호대기 상태의 고드름처럼 울지 못하는 것들의 나이테를 새기고 있을까. 그리 보면, 당신도 또 다른 당신도 눈(雪)을 닮았다. 나는 눈을 닮은 당신들이 좋다. 하늘에서 떨어진다고 모두 같은 게 아니다. 눈은 비처럼 소리 내서 울지 않는다. 소리 내며 흐느끼기보다 찬란히 부서짐으로 울음을 대신한다. 그래서 눈은 겨울 하늘을 골라 투신하는지 모른다. 한줌의 온기마저 상실한 당신과 나를 대신하여 울어주기 위해. 온 몸을 던져 소멸하는지 모른다. 겨울에 쏟아지는 비는 있어도 여름에 흩날리는 눈은 있을 수 없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