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초입의 소방서는 어느 때보다 바빠진다. 사계절 중 유독 화재가 많은 겨울철을 준비하고 예방대책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화재 예방이라면 맨 먼저 생각나는 말이 곡돌사신(曲突徙薪)이다. 굴뚝을 구부리고 아궁이 근처의 땔나무를 옮기는 작은 수고로움으로 화재라는 큰 재앙을 방지할 수 있으니 얼마나 효율적인가. 경기도 화재통계에 따르면 최근 4년 겨울철 (12~2월) 화재 7,161건 중 2,073건, 약 30%가 주택에서 발생했다. 같은 기간 주택화재 인명피해는 총 144명(사망 25명, 부상119명)으로 나타났다. 화재 사망 원인이 78%가 질식사고인 것을 감안할 때 얼마나 빨리 연기를 알아채느냐가 화재 사망자를 예방할 수 있는 핵심이라 하겠다. 때문에 지난 십수 년간 경기도 소방은 주택화재경보기 보급에 힘써 왔다. 주택화재경보기는 약간의 연기도 감지..
마침내 2주만에 500만을 돌파했군요. 저는 지난 일요일 이른 아침(早朝)에 봤습니다. 그날 그 시간에 거의 만석이었습니다. 놀라웠습니다. 1000만을 가뿐하게 넘길 것 같은 기세가 느껴졌습니다. 역대 최대 관객을 기록한 영화는 지난 2014년 7월에 개봉했던 '명량'이었더군요. 1700만을 넘겼으니 감독과 투자자들은 엄청난 돈을 벌었을 겁니다. 제가 초장부터 상업성을 들먹이는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전두환이 저지른 반란과 정권찬탈 과정을 윤석열의 패악(悖惡)정치와 동일시하게 만드는 복선이 강력하게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그 전두환이 이 윤석열과 똑같드라", 면서 친구들에게 구전합니다. 그 관객들이 이 태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법칙성을 갈파합니다. 윤의 머저리 같은 졸개들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 강..
경기도의 전력 소비량이 전국에서 가장 많음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전국 평균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기업들의 경쟁력 제고는 물론 효과적인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생산 비율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글로벌 RE100 캠페인에 호응하기 위해서도 경기도의 재생에너지 생산 증대를 위한 노력은 배가돼야 한다. 경기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재생에너지 전환 잠재력,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보고서에 따르면 도내 전력 소비량은 13만3445GWh(2021년)로 전국 전력소비의 25%를 차지, 소비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재생에너지 발전량(3281GWh)은 전력 소비의 2.5% 규모에 머물러 전국 평균(6.9%)에도 턱없이..
2024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 수는 통계청 발표로 35만 7000명이다. 23년 40만 6000명에서 약 5만 명 정도가 사라진 수치다. 17년도 당시에 출생아 수가 전년도보다 급감했기에 초등학생 수 감소는 정해진 미래였다. 5만 명이 얼마나 큰 숫자인가 하면 한국의 제2 도시인 부산 지역 23년 신입생 수가 2만 3000여 명 정도였고, 웬만한 도 지역 신입생이 1만 명에 많아야 2만 명이 채 안 된다. 도 지역 몇 개에 해당하는 신입생이 한꺼번에 사라졌다. 35만 명이 끝이 아니다 앞으로 6년 동안 빠르고 급한 기울기로 그 수가 붕괴될 예정이다. 내후년인 25년도에는 32만 7000명, 26년 30만 3000명, 27년에는 27만 2000명, 28년에는 26만 1000명이 예상된다. 옆 나라에서 한국은 끝났다고 호들갑 떨면서 신문 제목에 쓸 만하다. 통계청에 나온 출생아 수를 토대로 단..
지난 여름과 가을에 경주를 찾았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남산까지 자세하게 훑어보려면 한 번의 여행으로는 어림없었기 때문이다. 맛집 순례도 여행의 큰 즐거움인데 생고기집과 횟집, 커피숍 등 찾아간 곳 모두 대단한 수준이어서 깜짝 놀랐다. 획일적인 맛을 자랑하는 프랜차이즈 음식을 비웃기라도 하듯 맛이 개성적인데다 깊었다. 생고기집은 인상적이어서 이틀 연속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한우 암소 갈빗살과 삼겹살 모두 최고 품질이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편이었다. 60대 사장은 그 비결을 젊어서부터 고기를 다뤄 안목과 확보돼 있는 거래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된장찌개도 담백하면서 깊어 자주 손이 갔는데 누군가 레시피 정보 제공 가격으로 2000만 원을 제시했지만 넘기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튼 생고집의 맛 비밀은 줄기차게 한 우물을 판 뚝심과 세월..
지난달 28일 수원특례시의회의 도시개발국 행정사무감사에서 김경례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빈집이 그대로 방치될 경우 쓰레기가 쌓이고, 우범지역으로 발전할 가능성 등 문제 발생 소지가 있다”며 빈집정비사업 예산의 집행률이 낮은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소유자에게 철거비용 전액을 지원하거나 해당 토지의 임대계약을 통해 텃밭이나 주차장 등으로 활용하자는 대안도 제시했다. 도시와 농촌 상관없이 빈집이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김의원의 지적처럼 빈집 관리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경기도 동두천시에서는 지역 흉물로 전락한 도시빈집을 매입, 쾌적한 환경을 가진 아동돌봄센터로 꾸미는 작업이 한창이다. 도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 출자방식을 통해 동두천시 생연동의 빈집 2채를 매입, 설계 공모와 철거..
‘낙양(洛陽)의 지가를 올린다’라는 말이 있어요. 진(晉)나라의 시인 좌사(左思)가 지은 ‘삼도부(三都賦)’를 낙양 사람들이 다투어 베끼는 바람에 종잇값이 올랐다는 뜻인데, 요즘으로 말하면 ‘베스트셀러가 됐다’는 정도겠죠. 예나 지금이나 책이 인류문화 전승 발전의 결정적인 매개체라는 건 상식에 속하지요. 그런데, 지금은 내용의 가치에 대한 공감 확산으로 책을 사는 독서인들은 희귀한 세상이 됐어요. 고(故) 김동길 교수가 쓴 칼럼 ‘3김(金) 낚시론’은 아찔했어요. 정곡을 찌른 이 용감한 글은 김영삼(YS)·김대중(DJ)·김종필(JP) 씨 등 이른바 3김이 1980년 초에 서로 대통령이 되려고 싸우는 바람에 ‘서울의 봄’을 무산시킨 원죄를 비판한 내용이었어요. 당시 칼럼을 접한 DJ는 “낚시하기 좋은 장소를 가르쳐 주면 그리하겠다”며 웃어넘겼고,..
북관대첩비는 1592년 임진왜란 당시 함경북도 북평사였던 정문부장군이 의병을 규합, 함경도 일대에서 왜군을 물리친 업적을 기리고자 숙종 34년(1708년)에 함북 길주에 건립된 비(碑)다. 그 후 러일전쟁 중(1905년) 일본군이 강제로 일본으로 가져간 뒤 야스쿠니신사에 방치되어 있던 것을 재일 사학자 최서면 박사가 발견하면서 반환을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2004년 한국의 초산스님과 일본의 카키누마 센신스님이 만나 일본의 참회차원에서 한국 반환을 추진키로 약속하면서 세로운 전기를 맞이한다. 비의 반환 과정을 단순화하여 설명하면, 두 스님이 야스쿠니신사의 궁사에게 간청하여 반환의 확약을 얻어 내었으나, 남북간 비의 소유권 다툼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남북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나는 그해 11월 개성 영통사 복원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개성에서 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의 심상진서기장을 만났었다. 심서기장과의 대화 속에 북관대첩비 반환에 김정일위원장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 일의 성사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이 후 초산스님이 이끄는 한일불교복지협회를 통해 금강산에서 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과 협의를 하도록 방북승인을 하였다. 남북 불교단체들은 협의를 하여 ‘남한에서 주도하여 비를 환수하여 환국기념행사를 하고 이 후 비를 북한 원소재지인 길주 임명에 복원’하기로 합의를 한다. 이 합의서를 가지고 비의 환수를 위해 일본 외무성에 요구를 하니, 일본 외무성은 민간단체간의 합의를 신뢰 못한다면서 남북 당국간의 합의가 있어야 반환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했다. 외교부, 문화재청 등 관계기관의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북한 1인자의 관심사항임을 강조하면서 적극적으로 일을 추진하였다. 20여 차례에 걸친 총리실 등 관계기관 대책회의 및 남북장관급회담에서의 남북당국간 합의를 거쳐 드디어 2005년 10월 북관대첩비가 우리나라로 환수되었다. 국내 환수사업이 가시화될 당시 나는 금강산 신계사 복원사업 관련하여 북한의 심상진서기장을 금강산에서 또 만났는데, 심서기장이 북관대첩비가 확실히 북한으로 들여와 복원되는지 묻고 또 묻는다. 남북간 불신의 늪이 얼마나 큰지... 비(碑)의 국내환국 기념행사, 중앙박물관 전시, 탁본, 복제품제작 등의 과정을 거쳐 이제는 북한으로 인도하는 일만 남게 되었다. 두 차례에 걸친 개성 실무회담에서 북한에서의 인도인수식, 그리고 함경도 길주 복원사업을 남북이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우리측의 강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개성 성균관에서 인도인수식만 개최하고 비(碑)를 북한으로 전달하기로 합의 하였다. 회담 후 북한 문화보존지도국(우리 문화재청)의 부국장 L선생이 내 손을 꼭 잡으며, ‘길주까지 가는 길이 험하다, 손님 모실 숙박시설도 없다’ 는 등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남북이 함께하면 잃었던 문화재도 찾아올 수 있다는 이 경험, ‘남북이 함께’하는 일들이 자주 자주 많이 많이 일어났으면 하는 이 마음, 나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올들어 외국인 토지 거래량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는 등 외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쇼핑 행태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이 불법적으로 부동산 취득행위를 한 외국인 등을 무더기 적발했다. 불법 부동산거래를 하다가 적발된 외국인 중 중국인이 절반을 넘어 이들에 대한 경계심이 각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불법 거래에 외국인들마저 끼어드는 현상은 강력히 차단돼야 한다. 끝까지 추적해 발본색원해야 할 것이다.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현장 조사, 탐문 등을 바탕으로 집중수사한 결과 외국인과 불법 기획부동산업자 등 투기성 불법 부동산거래 행위를 한 73명을 적발했다. 범죄 유형별로 군사시설 및 문화재 보호구역 내 외국인 불법 취득 52명, 명의신탁 등에 의한 외국인 불법 토지취..
“평소 교육 덕분.” 지난 6월, 부산의 한 시내버스 안에서 심정지가 온 60대 남성을 즉시 심폐소생술로 구한 버스 기사가 화제였다. 버스 기사는 평소에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은 것이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수원에서도 올해 1월 사무실에서 급성심장정지로 쓰러진 팀장을 8명의 직원이 심폐소생술로 구해 하트세이버를 받았고, 6월에는 장안구의 한 아파트에서 쓰러진 60대 남성을 출근 중이던 시민이 발견하여 심폐소생술로 구했다. 위기의 순간 심폐소생술을 배운 시민이 등장해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는 일화는 매번 안도와 훈훈함을 준다. 지난 6월 질병관리청에서 공표한 '2022년 상반기에 발생한 급성심장정지조사 통계'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급성심장정지 환자는 총 1만7668명 발생했다. 원인으로는 심장병 등 질병(80.1%)에 의한 경우가 가장 많았고, 질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