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이 따뜻한 날씨에 나들이나 소풍같이 외부 활동이 잦아진다. 겨우내 줄였던 외부 활동시간이 늘어나면 어른들도 수상의 빈도가 높아지지만 특히 아이들은 어른에 비해 부주의하기도 하고 균형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에 넘어지거나 다쳐서 발목이나 팔 등에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아이가 다쳐서 아파할 때, 이게 단순한 타박상인지, 골절인지 구분이 어려운 경우 병원에 방문하여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병원을 방문한 많은 부모들이 병원에서 다친 쪽뿐만 아니라 반대 쪽까지 함께 엑스레이(X-ray) 촬영을 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왜 추가로 다치지 않은 부위의 검사가 필요한 걸까. 혹시 아이라는 이유로 병원에서 필요없는 검사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골절이란 외력, 즉 외부의 힘에 의해 뼈가 부러지는 것을 의미하며 뼈의 연속성이 완전하게, 혹은 불완전하게 깨져서 끊어진 상태를 말한다. 뼈가 부러져서 어긋난 경우도 있지만 보일 듯 말 듯 금이 간 상태도 통상적인 골절의 한 형태로 간주된다. 뚜렷하게 엑스레이상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방치해서는 안 된다. 뼈는 골절이 되어도 잘 치료하면 원래의 조직으로 정상적으로 치유되지만, 잘 관리하지 않으면 원
전세 사기에 걸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젊은이들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끔찍한 비극이 잇따르고 있다. 소위 ‘빌라왕’이라고 불리는 희대의 사기꾼들에게 걸려든 피해자 대부분은 부동산 거래 경험이 적은 수도권 거주의 20~30대 젊은 세대다. 전세 사기 피해는 서울지역이 52.8%, 인천 34.9%, 경기 11.3%로 집계된다. 이런 범죄를 가능하게 만든 가장 큰 원인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국가정책의 실패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 어떤 누구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안타까운 죽음을 막을 긴급 구제에 당장 나서야 마땅하다. 며칠 전 인천 미추홀구 한 아파트에서 의식을 잃고 발견된 30대 여성이 끝내 숨졌다. 그는 지난 2019년 9월 보증금 7200만원에 전세 계약을 했다가 2년 만에 9000만원으로 올려줬던 아파트가 지난해 6월 통째 경매에 넘어가 힘겨운 나날을 보내왔다. 지난 14일 이 지역에서 오피스텔 보증금 9000만원을 날리게 된 20대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한 지 사흘 만이다. 한창 꿈을 펼쳐야 할 젊은이들의 허무한 죽음에 억장이 막힌다. 계약기간이 끝났는데도 집주인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법원에 세입자들의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을 낸 경우는
지금의 영화계 모습은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과 같다. 나치에 저항했던 학생운동의 얘기, 잉게 숄의 작품 제목을 여기다 갖다 붙여 쓰게 될 줄은 몰랐다. 영화계를 누가 미워하겠는가. 다들 나름 영화를 사랑하고 좋아하고 아끼고, 나도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다란 소리를 종종 하며 살아간다. 한때 국민 1인당 연평균 관람 횟수가 4.5회로 전 세계 최고였을 만큼 어마어마한 영화 사랑의 국가가 바로 한국이었다. 지난 몇 년간만 해도 봉준호가 아카데미 4개 부문을 석권하고 박찬욱이 칸에서 감독상을 타고 등등 기세가 만만치 않았다. 봉준호의 ‘기생충’이 세상을 뒤집어 놓은 것은 2020년이었으며 박찬욱이 칸에서 감독상을 탄 것은 2022년, 그러니까 불과 작년, 팬더믹이 여전히 단말마의 절정이었을 때이다. 모두들 K-컬처, K-컬처 얘기를 해대곤 했다. 실로 엊그제의 추억이다. 그런데 단 1년 만에, 그것도 팬더믹이 종료된 지금, 한국 영화계는 아무도 미워하지 않음에도 죽어가고 있고, 거의 사망 신고 직전인 상태가 됐다. 이런 얘기를 하면 사람들은 말한다. ‘에이 설마.’ 아니면 적어도 이런 반응들이다. ‘일시적일 거야. 곧 나아지겠지.’ 그러나 최근 주변 극장
인류는 생명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산재했던 구석기시대의 자연환경에서 판단을 빠르게 해야 했고, 그런 성향이 자연선택에 의해 본능으로 체화되었다. 그것이 지금은 각자의 경험과 짧은 지식(knowledge)을 바탕으로 섣부른 판단을 하는 직관의 오류로 나타난다. 고정관념 내지는 선입견에 따른 판단이 본능으로 작용함으로써 사실 확인 과정을 소홀히 하는 인지적 오류로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충분한 생각으로 정확히 인지해서 판단하려고 하지 않는 인지적 구두쇠다. 그래서 공자는 세 번 생각하고 말을 하라 했고(三思一言), 언행일치를 강조했던 것이다. 퇴계는 말을 무척 아꼈고, 그 결과는 언행일치였다. 말을 아낀다는 것은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이다. 군자는 본능을 자제할 줄 아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에 대한 선입견과 고정관념은 필연적으로 인간관계를 어렵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 대한 선입견과 고정관념은 국제관계를 어렵게 만들어 궁극적으로 피아를 나누는 이분법적 대립과 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정권이 여러 차례 바뀌어도 북한을 공격하는 계획을 부단히 도모하는 미국과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어느 쪽이 먼저일까? 미국과 북한에 대한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것이 한
커피에 꿀을 조금 넣고 잘 저었다. 내가 내 몸에 공양한다는 마음으로 잔을 들어 입에 대고 마셨다. 처음 느껴보는 맛이다. 차에는 차의 맛이 있고 말에는 말맛이 있다. 또한 사람에게는 사람 냄새가 있다. 차의 향 같은 것은 아니다. 그래도 강원도 시인을 만나면 산속 너와집 냄새가 있고, 김제 시인을 만나면 만경 들녘의 벼이삭 익어가는 훈풍 같은 느낌이 있다. 정의감은 생명의 진화를 위해 소중한 것으로써 작가는 목숨을 걸고 실천해야만 되는 줄 알고 살아왔다. 세월의 흐름 따라 그 정신의 날은 무뎌지고 생활의 질서 뒤로 물러서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기 점검의 성찰에서 오는 뼈아픈 후회감과 함께 느껴지는 비굴함 같을 것이기도 하다. 이럴 때 거실에 홀로 앉아 낡아진 위장을 생각하여 가벼운 차 한 잔을 마시고 걸려온 전화를 받을 때가 있다. 바른 언론관을 생각하며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생각으로 공부하며 살아가는 아들에게 걸려온 전화는 속 쓰림 없는 커피 맛이라 할까. 말맛이 시원시원하고 뒷맛이 개운하다. 아비에게 뭘 원하는 게 아니고, 지나친 원칙주의로서 완벽하게 살려하지 말고 그때그때 기쁨이요 즐거운 쪽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라는 뜻이다. 과거의 상처로 인한 가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 사건처럼 기숙사 내에서 일어나는 학폭 심의 건수가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이다. 특히 기숙사 내 학폭은 범행 자체가 은밀히 이뤄지는 데다가 피해자가 쉽게 폭력 현장을 이탈할 수도 없다는 특성이 있다. 시간적, 공간적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까닭에 폭행이 더욱 가혹한 것으로 알려져 사태가 더욱 심각하다. 철두철미한 조사와 근절책, 그리고 효과적 예방대책이 시급하다.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기숙사 학교(중·고교) 내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심의 건수’ 자료에 따르면 2017∼2021학년도 심의 건수는 총 1110건에 달했다. 피해 학생은 1781명, 가해 학생은 1805명이었다. 심의 건수는 2017학년도 188건, 2018학년도 246건, 2019학년도 258건으로 증가하다가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학년도에 107건으로 줄었다. 하지만 2021학년도에는 311건으로 코로나19 이전 기록을 훌쩍 넘어섰다. 최근 5년간 기숙사 내 학폭 가해 학생이 중대 처분인 전학과 퇴학 조치를 당한 비율은 각각 5.41%, 0.83%였다. 이는 전국 평균인 2.91%(7816건), 0.21%(561건)보
최근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한 마약음료에 대한 공포가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고 있고, 이로 인한 청소년 마약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간 청소년 마약 범죄 건수는 119건에서 454건으로 약 3.8배 이상 증가하였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 퍼진 청소년들의 마약 범죄는 청소년들의 건강과 신체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특히 뇌 발달이 완성되지 않은 시기의 마약 복용은 마약을 통해 느끼는 쾌감, 감각의 변화 등이 중독을 유도하고 그로 인한 인격 및 사회적 문제, 정신질환 등을 야기하여 정상적인 학교 및 가정생활을 할 수 없게 만든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어디서나 쉽게 접속할 수 있는 온라인 환경과 모바일 매체의 발달, 부모와의 유대 약화 및 단절된 이웃 관계, 건조한 학교생활, 방과 후 학원으로만 내몰리는 일상 등으로 인해 우리 청소년들이 마약 범죄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국가 차원의 청소년들에 대한 마약 등 약물중독에 관련된 정확한 실태 파악이나 교육, 치료 등의 체계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청소년들의 마약 범죄,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청소년 마약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