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 미루기’라는 말은 하나의 온전한, 이미 존재하는 동사처럼 느껴질 정도로 익숙한 표현이다. 나는 할 일을 곧 잘 미룬다. 매번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크고 작은 할 일들을, 치밀할 정도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으로 미룬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이 즐겁지 않다. 오히려 괴로운 일이다. ‘아, 이거 해야 하는데’ 라는 생각이나 중얼거림을 반복하며 괴로워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할 일을 미루고 있는 내가 있다. 그러다 문득 ‘할 일 미루기’라는 말에 집착하게 됐다. 나는 왜 해야 할 일을 미룰 때 괴로움을 느끼는 걸까? 직관적이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할 일 미루기는 나쁜 일이니까. 착한 어른이(?)가 되려면 할 일을 미루면 안 되니까. 근데 정말 할 일을 미루는 건 나쁜 일일까? 내가 생각할 때 미루기를 ‘당하는’ 할 일은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첫째로, 소소하지만 빠른 시간 내에 해결해야만 하는 일이다. 예를 들면 침대에서 일어나기, 설거지, 손톱 깎기, 세탁이 완료된 빨래 널기 등. 이런 일을 미루게 되면 비교적 금방 피해를 보게 된다. 이를테면 지각을 한다던가, 건조된 빨래에서 꿉꿉한 냄새가 난다던가 등. 소소하지만 확실한 책임을 지게 되는 일이다.…
지난 18일 열린 수원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 배지환 의원(국민의힘, 매탄1)이 발의한 ‘수원시 마을만들기 조례 폐지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25일 예정된 본회의를 통과하면 이 조례는 폐지된다. 하지만 ‘수원시 공정무역 지원 및 육성에 관한 조례’는 부결됐으며 ‘수원시 시민배심 법정 운영 조례’ ‘수원시 참여와 소통을 위한 민주시민교육조례’는 보류됐다. 지난 2010년 12월 제정된 수원시 마을만들기 조례는 전국적으로 마을공동체 사업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현재 전국 기초지방 정부 228곳 가운데 195곳에서 마을만들기 관련 조례가 제정돼 운영되고 있을 정도다. 마을만들기 조례는 지역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마을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왔다. 지역사회의 풀뿌리 민주주의의 핵심요소로 시민이 행복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 중의 한사람이 '마을만들기 조례' 폐지안을 대표발의한 배지환 수원시의회 의원이다. 그는 주민자치회와 마을만들기 활동·지원이 변별력이 없어 주민자치회로 일원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행정 효율성을 위해 중복된 조례의 정리가 필요
경기도 지역에서 백일해·성홍열·홍역 발생이 최근 3년 중 ‘최고’를 기록하는 등코로나19 이후 주춤했던 전염병 감염이 2020년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10대를 중심으로 확산 중인 백일해의 올해 발생 환자는 지난해의 100배를 넘겼다. 파주시에서는 올해 첫 말라리아 경보가 발령됐다. 때 이른 폭염 속에 방심한 틈을 전염병은 여지없이 파고들고 있다. 닥쳐온 전염병 위협에 철저한 방역과 조기 치료 등 발 빠르고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올해 유난히 확산이 빠른 백일해는 전국적으로 2천416명이 발생했고 경기도에서는 지난 18일 현재 576명의 환자가 집계됐다. 이는 전국 광역지자체 중 경남(811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특히 지난 10년간 발생했던 백일해 환자 총수(401명)보다 더 큰 규모여서 충격이다. 지난 10년 중 백일해 환자가 가장 많았던 때는 2018년의 125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도내에서 발생한 백일해 환자는 5명뿐이었던데 비하면 올 들어 집계된 도내 백일해 환자는 115배에 달한다. 경기지역 27개 시·군에서 발생한 백일해 환자는 광주가 12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남양주 83명, 고양 73명, 파주 69명, 안산 5
지금 정치는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5월 30일 제22대 국회가 출범한 이후 개원구성부터 여야가 대치하여 정치의 정상화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당면한 국내외적 위기를 극복하고 국론을 통일하기 위한 정치리더십의 출현이 절실하다. 도산 안창호(1878~1938)는 일제의 국권침탈기에 주로 활동하였던 탁월한 독립운동가요 혁명가이다. 그는 여러+정파의 의견을 아우르고 합의된 공론을 형성하고 문제해결의 대안을 제시하는데 탁월한 지도자였다. 그 예로는 1919년 9월 11일 상해에서 도산의 노력으로 통합임시정부가 탄생되었을 때 선명하게 드러난다. 1919년 3월 1일 독립선언 이후 각 지역에서 임시정부가 구성되었다. 그중에 노령 대한국민의회(3.17), 상해임시정부(4.11), 한성정부(4.23)가 대표적이다. 도산은 노령 국민의회의 세력, 한성정부의 명분, 그리고 상해임정의 현실성을 기반으로 하여 3두정치론을 제기하면서 이들을 조정하였다. 한성정부가 국민대회를 거쳐 성립하였으므로 한성정부안을 바탕으로 하여 9월 11일 통합임시정부를 발족하였다. 다른 정파의 이견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대외적으로 외국 정부들에게 한국을 대표하는 단일 임사정부로 표방하게 되었다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비판한 정치인의 발언이 이만큼 논란이 될 줄은 예상 못 했던 일이다. 정치인이 언론을 싸잡아 비판하고 불만을 터트리는 것을 흔한 일처럼 생각했었던 건데 이번엔 효과와 대응이 사뭇 다르게 보인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쌍방울 대북송금 관련 제3자 뇌물수수 의혹 보도를 두고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기는커녕,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서 열심히 왜곡 조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 입장은 동일한 사건을 두고 다른 판단을 내린 재판부의 판결이 있는데 언론이 문제를 제대로 제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이 이 대표의 발언을 옹호하고 나섰다. 검찰발 언론 보도의 문제를 공감하는 내용으로 출발했다. 한편 보통 명사가 된 ‘기레기’라는 표현을 쓰지 애완견이라고 높여주었냐는 말이 있었다. 애완견이 아니라면 스스로 감시견임을 증명하면 된다고 거드는 말도 있었다. 의도와 방식이 어찌 됐든 간에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말들은 언론에 대한 평가이기도 했지만, 지금 언론이 보도에 힘쓸 방향이 어디여야 하는가를 가리키는 것이기도 해서 논란을 확산했다. 언론 현업단체들은 이 대표와 일부 국회의원
닥터헬기는 목숨이 경각에 달린 응급환자를 신속히 이송해 생명을 지켜주는 반드시 필요한 의료서비스다. 응급의료가 취약한 지역의 중환자를 신속하게 이송하면서 응급처치도 하기 때문 ‘하늘을 나는 응급실’ 또는 ‘에어 앰뷸런스(Air ambulance)’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생명이 위태로운 응급 환자 발생시 10분 안에 의료팀이 전문 의료장비와 의약품 등을 갖추고 출동한다. 닥터 헬기는 현재 수원시 아주대병원과 제주시 한라병원 등 전국 거점 병원 8곳에 배치돼 있다. 닥터헬기는 아덴만에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치료했고, 판문점 귀순 북한군 오청성 씨 목숨을 구해낸 이국종 교수의 염원이었다. 그의 뜻이 받아들여져 지난 2011년부터 운행되기 시작, 지난해까지 무려 1만4000여 명의 환자를 병원으로 실어 날랐다고 한다. 이달 1일에도 제주 한라산을 등반하던 중 심정지 상태가 된 60대 여성을 제주시내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게 했으며, 지난달 20일엔 전남 완도군의 한 축사 지붕에서 추락해 의식을 잃은 카자흐스탄 국적 노동자를 목포 병원으로 긴급 이송, 꺼져가던 생명을 되살렸다. 국민의 생명을 살리는 닥터헬기의 중요성은 정치인들도 느끼고 있다. 윤석열 대통
나는 신년사에서 2024년 화두를 용섭대천(用涉大川*겸손하며 덕을 갖춘 자가 큰 강을 건넌다.) 으로 정하고, 시민의 곁에 다가가는 현장 행정을 중심으로 국내외 판로개척과 자금지원을 통해 관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4년 비전을‘기업애로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수요자 중심 맞춤형 시스템 운영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기업활동 여건 개선’으로, 추진 방향을‘현장 행정, 밀착 행정, 체감 행정, 홍보 행정’으로 계획하고, 속도감 있게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추진했다. 1,236개 사업체의 애로사항을 파악하여 해결 방안이 담긴 서한문을 발송했고, 경제 불확실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중소기업지원 시책이 담긴 책자도 발송해 주었다. 중소기업의 경영 활동에 도움을 주고자 경기도와 공공기관에서 추진하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사업 설명회와 간담회를 개최하여 정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체 대표와 임직원의 기업활동 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무엇보다 설명회의 질을 높이기 위해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등 전문가 집단을 활용했다. 모두 인사에서 시장을 바라보는 300개 이상의 반짝이는 눈빛을 보면서 좀…
나는 퇴근하고 일주일에 3번은 꼭 헬스장을 가려고 한다. 그리고 갈 때마다 맨날 보이는 얼굴들이 있다. 이름도 모르는 그들을 본 지 벌써 1년이 넘어간다. 문득 매일 같이 헬스장에 오는 저 사람들이 너무나도 대단하게 느껴졌다. 저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나처럼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일까? 아니면 근무 시간이 자유로운 프리랜서? 학생? 저 둘은 친구일까 직장동료일까? 그들을 보면서 우리의 일상 속에서 통제할 수 있는 단 한 가지가 있다면, 같은 장소에 계속 “나타나는” 것 같다. 그게 직장이 되었든 간에, 미팅이 되었든 간에, 헬스장이든 간에 매일매일 시간을 내서, 게으름을 극복하고 자리에 나타난다는 거, 이거 하나로 충분한 거 같다. 매일 나타난다는 건 노력과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이걸 포기하고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나 휴식에 대한 유혹을 참아야 하기 때문이다. 꾸준히 나타나는 건 어떤 마법의 해결책도 아니고 지름길도 아니지만, 목표가 뭐가 됐던 그걸 향해 가는 유일한 방법인 듯하다. 우리는 점점 짧고 빠르게 모든 걸 해결하려 하고 승부를 보려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린 즉각적인 결과와 즉각적인 쾌감에 너무 많이 집중하는 거 같다. 바이럴에 집착
지구촌의 기후재난이 역대급 기록을 경신 중인 가운데 환경재앙을 막아내기 위한 효과적인 방안으로 평가받는 그린 리모델링 사업의 추진이 너무 더디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는 공공건축물 그린 리모델링 사업으로 올해 총 529동을 지원한다고 밝혔고, 경기도는 51개 공공건축물이 대상으로 선정됐다. 민간 차원에서 활발하게 추진돼도 태부족할 판에 우리는 겨우 매년 공공건축물이나 몇 개씩 건드리고 있는 수준이다. 지구환경은 경각에 이르고 있는데 이 어리석은 태무심을 대체 어찌해야 하나. 경기도에서는 앞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도내 공공건축물 353개가 그린리모델링 사업에 선정됐다. 이 중 2024년 5월까지 270개가 준공했으며 76개가 설계, 공사 중이다. 지금까지 투입된 사업비는 1530억 원으로 이 가운데 70%인 1071억 원이 국비다. 올해는 19개 시군 81개가 사업공모에 참여했으며 51개가 최종 선정됐다. 전국에서 선정된 529개 대비 10%,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에서 선정된 93개 대비 55%에 해당한다. 용도별로는 어린이집이 7개, 보건소가 5개, 경로당 39개가 선정됐으며, 이 중 보건소 1개, 경로당 2개는 ‘시그니처’ 사업으로 선정돼…
옷더미에 병들어 가는 지구. 그럼에도 대부분의 패션업계들은 유행을 선도해 돈벌이에 혈안이 돼 있다. 이에 반기를 든 업체가 있다. 스페인의 에코알프(Ecoalf)다. 지속 가능성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 회사는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를 시도한다. 2009년 창립한 이 회사는 재활용에 전념하며 이 분야의 선구적 역할을 주도한다. 경제적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많은 브랜드와 달리 에코알프는 생태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한다. 이 브랜드의 여정은 세 명의 어부가 한국산 트롤선(저인망어선)을 이용해 바다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거하면서 시작됐다. 현재는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태국 등 60개 이상의 항구에서 약 3,500명의 자원봉사 어부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도움을 받아 해저에서 쓰레기를 건져 올려 분류하고 재활용함으로써 최고 품질의 원사를 생산해 낸다. 이들은 ‘지구에 B는 없다.’는 슬로건을 외친다. 하나 뿐인 지구를 지키기 위해 에코알프는 더 높은 수익을 희생하더라도 지속 가능한 개발을 추구한다. 수익성이 환경 문제보다 우선시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업계에서 생태적 가치에 집중하는 이 업체의 노력은 가히 칭찬해 줄 만하다. ‘에코알프’라는 회사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