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직은 대개 옳고 그름을 표현할 때 쓰는 말로, 자의적으로는 直은 많은 이들의(十) 눈으로 보아(目) 숨은 뜻 없이(隱>□) 곧음을 형상화, 곧다, 바르다, 펴다, 세로 등으로 쓰이고, 曲은 대살이나 싸리로 얽기 설기 엮은 모양을 형상화, 구불하다, 그릇되다, 자세히, 악곡 등으로 쓰인다. 불문곡직이란 4자 성어에서 보듯 고래로 윗사람의 비리나 잘못을 종종 아랫사람이 고발하다 보니 나라의 근간인 신분질서가 흔들리는 등, 그 해악에 옳고 그름으로 윗사람을 벌하기보다 오히려 아랫사람을 처벌하는 등 상전의 잘못은 묻지도 고발도 하지 못하게 한 사례들이 역사적으로 종종 있어왔다(주 효종 때 문공의 고사, 당 태종의 고사, 이조 세종 때 허목의 고사 등). 한편 오행으로 볼 때 直은 金이라 질서의 개념이 강하고 曲은 木이라 성장 혹은 생의 개념이 강한데, 直이라면 곧고 바르고 깨끗함을 뜻하지만 맑은 물에 물고기가 살 수 없듯 세속에 유리되다 보면 더불어 살기 어렵기 마련이다. 그리고 세상을 올곧게 잡겠다고 칼을 휘두르면 쌍뚱 정리야 할 수 있겠지만 섬세하지 못한 칼 놀림에 주변을 상하게 하는 등 정도를 넘어 죽음으로도 몰수 있어 直을 조심해 다뤄야 할 것이다(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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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2년 흰머리수리(Bald Eagle)가 미국 국조(國鳥)로 공식 지정된 이면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당시 의회는 흰머리수리와 칠면조를 놓고 무엇을 국조로 할 것인가 격론을 벌였다. 흰머리수리는 원주민이 신성시 여기는 숭배의 동물이었고 칠면조는 청교도들이 인디언에게 감사의 표시로 대접하던 화합의 상징 동물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논쟁 끝에 흰머리 수리가 낙점을 받았다. 이유는, 칠면조는 일부다처고 흰머리수리는 암수 한 쌍이 평생을 함께 산다고 해서다. 하지만 결정에는 이보다 더 큰 이유가 있었다. 흰머리수리가 북아메리카 대륙에만 서식하고 있으며 하늘 위 최상위 포식자로서 강한 미국을 지향한다는 건국이념과 무관치 않았다는 게 그것이다. 이러한 흰머리수리를 포함한 독수리는 자타가 공인하는 조류의 지존이다. 최대 무기는 눈과 부리와 발톱이다. 특히 눈은 지상 500m의 공중에서도 토끼를 찾아낼수 있을 만큼 시력이 뛰어나다. 그 비밀은 망막에 있다. 물체를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심와(fovea) 즉 황반이 사람과 달리 두 개나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 걸쳐 사는 수리류는 210여종이나 된다. 우리나라에는 21종이 기록돼 있다. 이 가운데…
무슨 생각이었을까. 고향마을 입구 저만치 자동차를 세우고 옛날처럼 한참을 걸어들었다. 콧잔등 까맣게 태우며 뛰어다니던 그 옛날 단발머리 친구들처럼 낮게 깔린 구름이 오종종 따라왔다. 막 그림자 드리우기 시작한 비학산 자락으로 어린 날의 추억들이 몽글몽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큰 우물’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동네어귀 첫 집 대문 밖에 자리를 잡은 채, 한 번도 물이 넘치거나 말랐다는 얘기조차 들어본 적 없는 속까지 훤하게 보였던, 입구가 넓고 큰 우물.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오래된 몸, 나무로 짠 뚜껑을 꽉 물고 있는 모습이 마치 틀니를 끼운 노인의 입처럼 햇살에 우물거리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아무도 찾지 않는 조용한 우물의 모습이 마치 고향을 지키고 있는 연로한 어르신들의 모습처럼 쓸쓸해 보인다. 골목마다 아이들 소리로 왁자하던 그 옛날 ‘큰 우물’은 마을 최고의 번화가요 소통의 요충지였다. 남산댁 윤선이가 시집간다는 얘기, 목골댁 장원이가 객지 떠돌다 사고치고 다시 돌아왔다는 소문, 신광댁 어르신이 지난밤에 쓰러지셨다는 속보까지. 봄이면 앵두가 오소소 매달리던 우물가에서 나누는 눈인사, 안부인사
벼룩 몇 마리를 빈 어항에 넣는다. 어항은 벼룩들이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는 높이다. 그 위에 유리판을 올려놓아 어항 아가리를 막는다. 벼룩들은 톡톡 튀어 오르다가 유리판에 부딪치는 것이 고통스러워서 스스로 도약을 조절한다. 한 시간쯤 지나면 모두 천장에 닿을락 말락 하는 높이까지만 튀어 올라 단 한 마리의 벼룩도 유리판에 부딪치지 않게 된다. 여기에 문제가 있다. 이젠 어항 위의 유리판을 치워도 벼룩들은 마치 어항이 여전히 막혀 있기라도 한 것처럼 계속 제한된 높이로 튀어 오른다는 것이다. 어느 교장이 업무가 능숙한 10년차 이상 중견교사나 역량이 탁월한 교사에게 보직을 맡기면 좋겠는데 희망하는 교사가 적어서 기간제 혹은 신임교사에게 맡기거나 제비뽑기도 시켰다는 기사를 봤다. 문득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에 나오는 저 벼룩 얘기가 떠올랐고 그런 학교의 경우 벼룩은 학생들일까, 교사들 혹은 교장일까 그것이 알쏭달쏭하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는 자부심·사명감 넘치던 그 부장교사들을 마침내 제비뽑기로 임용했다고? 놀라운 일이 아닌가! 아이들이 그걸 알았다면 뭐라고 했겠는가! “선생님! 우리도 회장&middo
앉아 있는 사람 /문희정 그가 앉아 있다 3인용 가죽 소파 한 귀퉁이에 닳고 얼룩진 매트리스 위에 바람 부는 세 발만 남은 식탁 의자에 더럽혀진 2월의 눈밭 위에 쇠로 된 시소의 안장 한 끝에 어느 빌라 에어컨 실외기 위에 골목 어귀 콘크리트 계단 가운데 멋대로 웃자란 강아지풀을 뭉개고 엉망이 된 잔디의 검푸른 물 위에 나란한 두 개의 무덤 사이에 허기진 짐승의 늑골 곁에 말들이 끝나버린 입술 아래에 불가능한 사랑의 복숭아뼈 위에 그리고 다시 소파로 그는 돌아와 앉아 있다 슬픔이라곤 처음인 손님의 얼굴로 얼굴이 소파 속으로 꺼져 있다 얼굴을 머금고 소파가 앉아 있다 걸어가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낡은 구두를 신고 걸어가는 다리와 좁은 보폭에 맞춰 흐느적거리는 두 팔은 도대체 누구의 것일까. 당신은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향한다. 짧은 점심에 먹은 식은 밥이 아직도 위에 남아 있다. 현관을 열고 구두를 벗은 후 거실을 본다. 축축한 한기가 돈다. 당신은 가죽소파로 가서 깊숙이 몸을 밀어 넣는다. 다시 온몸에 한기가 돈다. 당신은 앉아 있다. 하루가 매우 빠르게 지나가고 매트리스와 식탁의자, 2월의 눈밭, 쇠로 된 시소의 안장, 에어컨 실외기, 콘크리
국토부장관과 경기도지사 인천시장 서울시장이 엊그제 한 자리에 모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남춘 인천광역시장,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은 지난 1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수도권광역교통청 설립과 신규 공공주택지구 확보 등에 협력하기로 뜻을 모으고 수도권 교통·주거환경 개선사업에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지방선거 전인 지난달 3일 이들 후보들이 모여 상생협약을 맺은 지 한달여 만에 다시 모여 수도권의 공동 현안 해결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가진 것이다. 국토부도 이에따라 수도권 지자체와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광역교통청 설립 문제와 예산 지원 방안을 합의해 도심 혼잡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처럼 극심한 혼잡을 겪고 있는 수도권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부가 교통수단의 안전 확보 및 운영 개선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복합환승센터와 광역급행철도(GTX) 건설 등 교통서비스 확대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더욱이 집권당 소속 의원과 단체장이어서 협력사업에 속도도 붙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신혼희망타운 10만 호를 차질없이 공급하기 위해 도심 역세권과 유휴지를 비롯해…
정조대왕은 1783년 흉년이 들자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요, 백성은 밥을 하늘로 삼는다(食爲民天)”라는 말을 했다. 세종대왕 역시 1419년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요 밥은 하늘로 삼는다”라고 했다. 백성의 입장을 잘 헤아린 두 임금에게는 그래서 성군(聖君)의 칭호가 붙었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특히 먹을 것으로 장난치는 자들은 사람취급을 받지 못한다. 인체에 유해한 음식을 파는 자들이나 음식으로 사기 치는 자들에겐 법적 처벌이 가해지고 사회적으로 인간 말종 취급을 받는다. 국민들이 음식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의약품이다. 질병에서 해방 되고자 구입한 의약품이 오히려 몸을 해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한때 중국산 한약재에서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과 농약이 검출돼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다. 이후 한약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정부와 관련 기관에서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2년부터 모든 한약재에 ‘우수 한약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hGMP)’을 도입해 엄격하게 심사하고 평가하고 있다. 의약품의 원료 구입에서부터 제조, 포장에 이르기까지 품질관리 전반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생산자 정보, 원산지명, 검사기관명, 검사일자 등이…
광화문에서 청계천을 따라 걷다보면 오른쪽에 위치한 큰 시장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로 형성된 의류전문 도매상가인 평화시장이다. 평화시장은 서울의 도심지를 흐르는 청계천의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북한에서 내려온 상인들이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시장이 청계천 인근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은 한국전쟁 직후 초창기에 청계천 주변에 형성된 판자촌에서 사업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평화시장은 한국전쟁 때 남쪽으로 내려온 북한 피난민들이 청계천 변 판자촌에서 재봉틀 한두 대로 옷을 만들어 판매하던 데서 출발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청계천 변에서 노점상 형태로 의류를 제조·판매한 상인들의 약 60%가 북한에서 내려온 사람들이었다. 그 후 1962년에 오늘날 건물과 유사한 현대식 건물이 들어섰으나 인근에는 여전히 판자촌이 남아 있어 여기로부터 유입된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여 가내수공업 형태의 의류제조업이 영세 업체들을 지탱시켰다. 당시 영세한 의류상가와 제조업체가 밀집하여 있던 평화시장에서는 좁은 공간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었다. 그들은 햇빛도 없는 좁은 곳에서 어두운 형광등 불빛에만 의존해 하루 14시간의 고
얼마 전 필자가 근무하는 지구대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할머니가 지구대로 커피믹스 한 박스를 들고 오시며 받으라고 권했다. 극구 사양하였지만 할머니는 막무가내로 받으라 권하시기에 그 사연을 들어보니 자신의 동네를 매일 골목골목 순찰해줘서 고맙다는 할머니의 인사였던 것이다. 과연 경찰은 어떤 방법으로 순찰하는 지역을 정하게 될까? 지금까지 경찰은 각종 범죄와 112신고 건수 등 통계를 토대로 순찰장소를 정했다. 그러나 순찰이 필요한 장소는 지역에 거주하고 자주 통행하는 주민들이 잘 알 것이다. 순찰구역을 정함에 있어 이전의 경찰 중심에서 벗어나 실제로 주민이 필요로 하는 순찰의 필요성을 느끼고, 2017년 9월부터 전국적으로 ‘탄력순찰’을 실시하여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국민이 원하는 순찰장소와 시간을 조사해 이에 맞게 순찰하는 방식을 실시했다. 우리가 거주하는 곳에 순찰이 필요로 하는 장소가 있다면 ‘탄력순찰’ 희망장소를 다음과 같이 신청해보자. 온라인을 이용하는 방법으로는 ‘순찰신문고’라고 검색하거나 홈페이지(patrol.police.go.kr)에 접속해 순찰을 원하는 장소의 주소를 입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