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도(libido)라는 말이 있다. 오스트리아의 심리학자 프로이드가 제시한 개념으로 성적충동의 심리학 용어다. 인간이 본래 갖고 있는 성적 욕구인데, 정신분석학 용어로는 성본능(性本能) 또는 성충동(性衝動)을 뜻한다. 넓은 의미의 해석으로는 성적 욕망을 뛰어넘어 인간이 갖고 있는 본능적인 에너지를 뜻한다. 즉, 리비도는 라틴어로 욕망을 뜻하는 단어이듯이 욕망이 만족을 향해 움직일 때 분출되는 에너지 전체를 지칭한다고 한다. 어제 검찰에 출두한 안태근 전 검사장으로부터 성추행당했다고 서지현 검사가 폭로한 지 한달이 넘으면서 시작된 ‘미투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각계에서 마치 봇물같이 터지고 있는 이같은 상황으로는 그 끝이 어디일지 아무도 모른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인물들의 성추행이 폭로돼 국민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검찰에서부터 연극계 문화계 학계 심지어 종교계로까지 확산되고 있어 사회 전반으로까지 번질 게 확실해지는 상황이다. ‘견강부회(牽强附會)’의 해석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프로이드의 ‘리비도 이론’에 견준다면 너무 지나친 표현일까? 어쩔 수 없는 성충동이었다면 면죄부를 줄 수…
간장 /정유광 세월도 하얗게 핀 돌덩이 같은 얼굴 주름진 이랑마다 고인 땀이 송골송골 울어도 못 삭히는 설움 꽃으로 피어나네 땡볕 여름 지새운 그리운 내 어머니 발밑에 소금 꽃이 피고 지는 지난 밤 뼈마디 헐거워져서 간물마저 배겼네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만남은 어떤 만남일까? 아무래도 어머님이 아니겠는가? 화려하지도 투박하지도 않은 이 시에서 눈물샘이 짙게 그려진다. 프롬은 소외감과 고립감에서 벗어나고자 하고 상대방에 대해 알고 싶어 하며, 관심을 갖고 이해하려 드는 마음의 상태가 곧 사랑이라고 말한다. 인간이 근원적으로 고독한 존재라는 데서 늘 만족되지도 채워지지도 않은 충돌이 일어난다. 세월이 가면 주검이라는 심사를 당면하지 않더라도 주름 깊은 강은 더 넓고 커서 하루를 넘어가는 속도역시 빠르다. 시인은 가버린 나날들에 대한 회한으로 이 시조를 빌어 어머니를 부르고 있다. 덧없는 눈물을 흘리는 시에는 후회로만 가득 찬 삶의 인연들로 가겠지만 이 세상에 살아가는 길에서 어머님이 바라시는 일들을 작은 수첩을 펼쳐놓고 어머님과 대화를 기록해 가면 어떨까? /박병두 문학평론가
며칠 후면 신학기가 시작된다. 새로운 마음으로 학교에 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학부모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새 학기가 모든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단 한번이라도 학교폭력을 경험한 아이들, 학부모들에게는 새 학기가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학교폭력은 대부분이 교내에서 같은 학교, 같은 반 사이의 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한다. 이에 경찰에서는 학교폭력을 근절하고자 해마다 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 쉽게 눈에 띄는 장소에 ‘학교폭력 신고 117’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고, 가해학생들의 재범을 막고자 청소년 유관기관과 연계해 선도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폭력의 징후가 나타났을 때 신속히 감지하고 초기에 대응해 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으로 가정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가정에서도 쉽게 알 수 있는 학교폭력 가·피해학생의 징후를 간단히 알리고자 한다. 피해학생의 징후로는 성적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 무단결석, 학교를 그만두고 싶어 하거나 전학을 가고 싶어 하는 경우, 가방이나 옷의 먼지, 학용품에 그려진 낙서 등이 있고, 가해학생의 징후로는 평
오늘날 공직자의 부정부패 기사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에 공직사회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청렴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전에서 ‘청렴’이라는 단어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을 뜻하고 있다. 그렇다면 역사 속 인물을 찾아보면 누가 있을까? 필자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바로 ‘퇴계 이황’이다. 퇴계 이황은 학자이자 청렴한 삶을 산 조선시대 인물이다. 이황이 풍기 군수로 자리를 옮길 때의 이야기다. 이황이 한 고을을 떠날 때 관아의 관리들이 노잣돈을 내밀었다고 한다. 그것을 본 그는 관리들이 나라의 돈을 사사로이 쓰는 것에 크게 노하며 엄하게 꾸짖어 돌려보냈다고 한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의 관한 법률, ‘김영란법’을 보면 공직자가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에 상관없이 100만원(연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하면 형사 처벌을 받도록 규정되어있으며 식사·다과·음료 등 음식물의 경우 3만원을 기준으로 법으로 정하고 있다. 위의 법률을 지키기만 해도 되지만 퇴계 이황의 일화에서 보듯 공직자라면 작은 것 하나라도 받는 것에 경계해야
6·13 지방선거 광역의원 예비후보자등록이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아직 선거구조차 정해지지 않고 있다. 지방의회 선거구 획정의 키를 쥐고 있는 국회는 제 일이 아닌 것처럼 부지하세월이다.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헌정특위)는 지난 1일 광역의원 정수를 포함한 지방의회 선거구획정안을 의결할 예정이었으나 교섭단체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회의조차 열지 못했다. 광역의원 선거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절충을 시도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지난 7일 본회의 의결도 무산됐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광역의원 선거구와 지방의원 총정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의 안을 토대로 국회가 선거일 6개월 전까지, 기초의회 선거구는 광역의회가 조례를 통해 확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 법정 시한이 지난해 12월 13일이었으나 국회의 직무유기로 지방선거에 나설 후보자들은 물론 유권자들조차 큰 혼란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이쯤 되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획정 논의와는 무관하게 다음달 2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을 받기로 했다. 후보자에 따라서는 출마할 선거구도 모른 채 선거운동을 해야 할 판이다. 국회가 각종 선거에 앞서…
지금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을 고발하는 ‘미투’운동의 바람이 거세다. 문학계와 법조계에서 불붙은 이 운동은 이제 종교계까지 퍼지고 있다. 물론 성추문 사건이 발생한 것은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알려지지 않고 쉬쉬하면 감춰졌을 뿐,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일들이다. 그러다가 세상이 변하면서 다양한 언론이 등장하고, 특히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백일하에 공개되기 시작한 것이다. 앞으로 교육계와 의료계 등 전 분야에서 미투 동참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미투 선언은 종교계, 천주교로까지 확대됐다. 한 여성 신자가, 7년 전 아프리카 남수단 선교 봉사활동 당시 수원교구의 한모 신부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해당 신부도 폭로 내용을 상당 부분 인정했다고 한다. 이에 수원교구는 한 신부에게 정직 처분을 내린 데 이어 25일 교구장인 이용훈 주교 명의의 ‘수원 교구민에게 보내는 교구장 특별 사목 서한’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교구장으로서 사제단을 잘 이끌지 못한 부덕의 소치로 이러한 사태가 벌어져 그동안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온 피해 자매님과 가족들 그리고 교구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이번…
우리 고유의 설 명절이 지났다. 이번 설에는 아주 간만에 빳빳한 신권으로 세뱃돈을 받았다. 신권으로 받은 세뱃돈이 무척 마음에 든다. 세뱃돈을 받으면 반사적으로 지폐의 색깔과 금액에 시선이 간다. 하지만 우리가 주고받는 이 세뱃돈에도 문화유산이 숨겨져 있다. 오늘은 세뱃돈 속에 숨겨진 문화유산을 찾아 여행을 떠나보자. 세뱃돈으로 받은 빳빳한 신권은 모두 1만원권이다. 1만원권의 앞면에는 세종대왕이 중심을 잡고 있다. 세종대왕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래서일까. 1960년에 모델로 처음 발탁된 세종대왕은 지금까지 약 58년의 시간을 지폐 모델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09년 5만원권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항상 고액권의 지폐모델이었다. 그런데 화폐 속 세종대왕의 모습은 실제 세종대왕의 모습이 아니다. 지폐 속 세종대왕은 표준영정으로 김기창 화백의 작품이다. 세종대왕 좌측으로는 하나의 그림이 있다. 해와 달, 다섯 개의 산 등이 그려진 그림이다. 이 그림은 일월오악도로 왕을 상징하는 그림이다. 조선시대 궁궐 건물에는 임금이 앉는 어좌 뒤에 항상 이 그림이 배치되었다. 심지어는 궁 밖 행차 시에도 별도로 챙겨갈 정도이니 임
유효하게 성립하고 있는 계약의 효력을 당사자 사이의 새로운 계약에 의하여 계약의 효력을 소급적으로 소멸시키는 것을 계약의 ‘해제’라고 한다. 이러한 계약 해제의 효과는 어떻게 되고 당초 계약의 이행에 따라 과세가 있었을 경우 이 세금을 구제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계약이 해제되면 계약이 처음부터 체결되지 않았던 것과 마찬가지 상태로 계약이 소급적으로 소멸 되며, 등기·인도 등이 이루어진 경우에도 당초 계약이 해제되면 일단 이전되었던 권리가 제자리로 복귀하게 된다. 다만, 해제가 소급적으로 효력을 소멸시키더라도 제3자의 권리는 해치지 못한다. 당초계약에 의해 과세문제가 발생했는데, 합의해제 된다면 처음부터 계약이 없는 상태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야 할 것 같은데 실무상으로 다툼도 있고, 또 세금종류에 따라서도 상이하다. 증여세의 경우 신고기한(증여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증여재산을 반환하는 경우에는 처음부터 증여가 없었던 것으로 본다. 즉 3월 이내 반환하는 경우에는 증여세가 과세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신고기한이 지나서 반환하면 증여세를 물어야 하며, 신고기한 경과 후 또다시 3월이 지나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겸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한 8명의 북한대표단이 25일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했다. 이들은 2박3일 머문 후 27일 북한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런데 평창동계올림픽이 폐막됐음에도 불구하고, 특히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남을 놓고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 논쟁의 촉발은 김영철 부위원장이 2010년 천안함침몰사건의 주범인데 우리 정부가 그의 방남을 허용했다는 것에서 비롯됐다.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남을 반대하는 주장은 이렇다. 우선, 천안함침몰사건의 주범이자 전범인 김영철 부위원장 방남을 우리 정부가 허용한 것은 전사 부모들의 눈물과 절규를 외면한 것이다. 둘째로, 그의 방남은 우리의 군사작전도로까지 열어주는 안보망을 스스로 허물어뜨리는 것이다. 셋째로, 그의 방남 허용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북한의 현송월 삼지연관혁안단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의 대남선전침투에 이어 김영철의 폐막식 파견에 따른 대남선전의 완결장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남을 반대하는 주장은 무엇이 문제인가? 첫째, 김일성 정권의 남침에 의한 ‘한국전쟁&rsq
목 치는 저녁 /백인덕 사흘의 폭염 끝, 날쌘 숫돌에 가위를 갈아 뒤뜰 라일락 가지를 친다. 흐려가는 저녁 하늘 아래 왼손 마디보다 굵은 놈만 골라 분기分岐된 지점에서 싹 뚝, 푸르고 무성한 잎은 상관하지 않는다. 이제 여름도 끝났다. 서너 개 자르고 흰 수건으로 서늘한 목덜미를 닦는다. 묻어나는 이 꾀죄죄한 때, 어제의 나는 오전 열 한 시에서 오후 두시까지 텁텁한 고량주 한 잔의 시인이었고 해질 무렵까지는 글쓰기 선생, 곧바로 왕십리 모교 장례식장 구석자리, 엉거주춤 끝없는 악수 속에 누구의 후배고 제자고 평론가이며 술꾼이었다. 그렇게 어제는 세 개의 가면으로 지나갔다. 향기 없이 잎만 무성했다. 처서處暑 지난 저녁, 불같은 갈증을 다독이며 뒤뜰 라일라 성성한 줄기를 자른다. 감겨드는 내 목 대신 저 푸르고 싱싱한 목숨을 거둔다. -시집 ‘짐작의 우주’ 살다 보면, 자신이 왜 이 자리에 이르러있는지 알지 못할 때가 있다. 의도한 대로 주도적인 삶을 산 이가 얼마나 될까. 열심히 살았는데 엉뚱한 데 와 있기도 하고 애오라지 자신만을 위해 살 수 없는 게 보편적 진리이기도 하다. 시인은 라일락을 전지하면서 정작 자신의 전지하지 못한 삶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