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에게선 깨진 종소리가 난다 /노향림 해에게서는 언제부턴가 종소리가 난다. 은은히 울려 퍼지는 소리 앞에 무릎 꿇고 한데 모으는 헌 손들 배고픈 영혼들을 위한 한끼의 양식이오니 고개 숙이고 낮은 데로 임하소서 하늘이 지상의 빈 터에다 간판을 내걸었다. 무료 급식소, 무성한 생명력의 소리 받아먹으려고 고적함을 견디며 서 있는 길고 긴 행렬 깃털처럼 야윈 몸들을 데리고 될 수 있는 한 웅크린다. 아무것도 움직여본 적 없고 스스로를 쳐서 소리 낸 적 없는 몸짓이다.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파동치는 해에게서는 수세기의 깨진 종소리가 난다. - 노향림 시집 ‘해에게선 깨진 종소리가 난다’ 온 우주는 하나의 그물망 속에 있다. 우리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거나 떼어도 뗄 수 없는 유기적 관계 속에 있다. 너와 나 그리고 태양과 바람과 풀과 나무와 그중에서 태양은 이 지구 상에 없어서는 안 될 절대적인 것이다. 태양이 종소리를 낸다. 내 몸을 깬 조각조각의 빛줄기로 온갖 만물을 비춘다. 그 빛줄기를 먹고 자라는 생명들, 그것은 하늘이 지상의 빈 터에다 간판을 내건 무료급식소이다. 배고픈 영혼들이 받아먹는 거룩한 양식이다. 고적함을 견디며 서 있는 모든
성조숙증 환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자녀의 성장을 걱정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최근 성조숙증 진료 인원이 5년 내 4.4배나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성조숙증이란 의학적으로 성호르몬의 조기 분비로 인해 사춘기 시작 시기가 평균치보다 빨리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또래보다 키가 큰 것이 무슨 문제인가 하겠지만 성조숙증으로 인해 적정 시기보다 성호르몬이 조기에 분비하게 되면 뼈의 성장판이 다른 아이들보다 일찍 닫히게 되어 성장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진다. 따라서 성인이 되면 또래보다 키가 작아지기 때문에 자녀의 건강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이처럼 성조숙증이 의심되면 성호르몬 검사, 성장판 검사 및 성선자극호르몬 분비 검사 등 여러 검사를 시행하여 성조숙증으로 판단되는 경우에 한해 치료를 신중하게 적용해야 한다. 성조숙증이 아닌데도 치료한다면 오히려 아이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 또래 아이들보다 만 8세 이전에 가슴 멍울이 나타나고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고환이 커지는 사춘기 증후가 나타나면 성조숙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효능 약제’로 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주사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또다시 대입제도와 고교학점제 등 교육개혁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그래서 벌써 중고등학교 교실은 술렁거리고 있다. 몇 년을 주기로 수험생들은 교육개혁의 실험대상이 된 채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국정기획자문회의는 최근 수능 개편, 성취 평가제(내신 절대평가), 고교 학점제 등의 교육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이를 연구 중이라고 했다. 현행 수능과 내신의 상대평가를 절대평가의 틀로 바꾸려는 작업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고등학교에서도 대학처럼 학생들이 원하는 강좌를 신청해 들을 수 있는 학점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교육개혁은 대학입시제도의 개혁으로부터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세계 속에서 한국 교육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학입시개혁과 교육방법의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새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교육개선방안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특목고와 자사고의 폐지논의도 그렇다. 외고 자율형공사립고 국제고 등이 우수학생을 싹쓸이하여 명문대의 입맛에 맞는 맞춤교육을 하는 것도 폐단일 수 있다. 설립목적에 맞지 않게 이른바 명문대 진학수단으로만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새 정책의 적용 시기와 대상을 오는 7월 발표할 예정이라
경기도와 중국 랴오닝성(遼寧省), 헤이룽장성(黑龍江省), 지린성(吉林省) 등 동북 3성의 환경보호청 소속 공무원, 전문가, 기업인 등이 참석하는 ‘2017 경기도 동북3성 환경협력포럼’이 오는 14일 라마다프라자 수원호텔에서 열린다. 인체에 치명적으로 유해한 미세먼지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 자리는 경기도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도의 제안을 동북3성 정부가 받아들였는데 이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환경정책을 공유하면서 우호협력 관계를 유지해 온 덕분이다. 도는 2012년부터 동북3성 지역과 정보, 기술, 인적교류에 대한 환경협력 업무협약(‘12년 지린성, ‘13년 랴오닝성, ‘16년 헤이룽장성)을 체결한 바 있다. 경기도 관계자의 말처럼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있어서 중국과의 협력은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다. 따라서 중국 동북3성과의 환경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물론 미세먼지는 우리나라의 석탄 화력발전소나 경유차량 등에서도 발생한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2030년까지 개인용 경유자동차를 퇴출시키고 노후 원자력·화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이에 따라 지난 1일부터 국내 노후 화력발전소 8기가
새 정부가 일자리 확대를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것은 잘한 일이다.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관련 상황판이 설치되고 대통령 직속으로 일자리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일자리 문제 해결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기대가 크다. 대통령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분들이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말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일을 위한 일이 아닌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해 빠르게 실행할 수 있어야 될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한 믿음을 못 가졌던 이유는 현장감 없고 현실성 없는 보여주기식 정책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러한 문제의 첫째 원인은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분들이 실업의 고통으로 힘들어 하는 분들의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그 절박함을 가슴으로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둘째로는 현장에 대한 이해가 없는 탁상공론에 의한 정책 결정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민·관뿐만 아니라 일자리관련 이해관계 당사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자리위원회는 민간의 일자리관
큰 도로변과 이면도로 모퉁이에 무심한 듯 서있지만 화재가 발생하면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시설이 바로 소화전이다. 소화전은 보통 몸통은 빨간색이고 높이는 50~60㎝, 윗부분은 렌치로 열고 닫을 수 있는 정사각형의 스핀들이 있으며 바로 아래 양쪽으로 직경 65㎜ 호스연결구가 있다. 최근에는 보호틀을 설치한 경우가 많다. 물론 소방차에도 물이 적재되어 있으나 초기진화를 할 수 있는 적은 양이며 큰 규모의 화재 시에는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다. 그래서 화재현장에 도착하면 신속히 소방차에 소화전을 연결하여 급수를 하여야 한다. 최근에는 골목길, 좁은 이면도로를 원활히 출동하기 위해 대도시의 소방차량은 크기가 작아지는 추세에 있고 따라서 적재된 물의 양도 적을 수밖에 없다. 적재된 물의 양이 적음으로 신속히 소화전을 찾아서 물을 공급하는 것이 관건인데 소화전 앞에 버젓이 차량들이 불법 주차되어 있어 사용상 어려움이 많다. 특히 차량 통행이 많은 상가 밀집지역이나 전통시장 주변의 경우 더욱 흔하게 소화전 앞에 주차되어 있다. 이러한 요인은 가장 가까운 소화전을 사용할 수 없거나 소방활동에 있어 장애가 되어 화재가 확대되는 것이다. 도로교통법에는 소화전 또는 소화용 방
사랑니는 젊은 분들이 많이 발치합니다. 턱이 아프거나 제일 뒤의 치아 주위로 통증이 있어서 치과를 찾았다가 사랑니가 원인이거나 사랑니의 위치나 모양이 안 좋아서 발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에는 발치하면 통증이 없어지고 다른 증상이 없어서 특별한 관심없이 지나치게 됩니다. 그러나 제2대구치가 중년이 되면서 잇몸 질환으로 발치하는 경우가 종종 있게 됩니다. 제2대구치는 사랑니를 제외한 최후방 구치를 말합니다. 이때의 잇몸 질환은 가장 뒤에 있는 치아라 잘 안 닦여서 그럴 수도 있지만 사랑니가 남긴 상처의 흔적 때문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랑니가 발치된 부위에 통증이 왔을 때는 제2대구치의 뒤쪽 골이 상당히 소실됐을 경우입니다. 이는 잇몸 염증질환에 의해 만성적으로 진행된 병소이므로 사랑니가 발치된 후 적게는 몇 년에서 많게는 십년 이상이 지난 후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증상은 제2대구치 뒤쪽이 붓거나 말하고 식사하기가 어려워지는데, 사랑니에 의한 통증과 유사하게 나타납니다. 그리고 심하면 치아가 흔들리기도 합니다. 가끔 환자분들이 이 치아를 발치해야 하냐고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병원을 찾을 정도면 잇몸 염증질환이 만성적으로 진행돼 뿌리…
최근 불거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 보고 누락 파문’이 점입가경으로 흘러갈 조짐이다. 난데없이 ‘알자회’니 ‘독사파’니 하는 육군 내의 사조직이 연루됐다는 얘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사드 추가 반입 보고 누락 과정과 관련해 세 가지 국내 문제가 있다. 알자회라는 육사 34기부터 43기까지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군내 핵심 보직을 자기들끼리 돌리며 이러한 일을 처리했다”고 말했다.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과 같이 독일 육군사관학교 유학을 갔다 온 이른바 ‘독사파(獨士派)’ 인맥도 지목했다. 국방부는 즉각 “군 내에서 파벌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부인했다. 앞으로 조사가 더 진행돼봐야 하는 일이지만 김영삼 정부시절 ‘하나회’ 척결 파문이 재연되지나 않을까 관심이 증폭된다. 사드 보고 누락이 자칫 군부 내 사조직 척결의 신호탄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직접 전화까지 하면서 사드 보고 누락 문제를 확
화엄, 흑매 /한이나 화엄사 각황전 옆 흑매 검붉은 그리움이 뜨겁게 허공에 떠 있다 왈칵 속엣 것 누가 쏟아 놓았나, 핏자국 애절하여 차마 바라보지 못하겠다 처연함이 짙어져 지리산도 산그림자 깊어진다 피지도 못하고 진 꽃숭어리들 스물 둘 아버지 꽃 하르르 하르르 이별은 없다 - 시집 ‘유리자화상’ 사군자의 하나, 세한삼우(歲寒三友)의 하나인 매화는 상춘의 상징이라 하겠다. 요즘엔 눈꽃 흐드러진 광양 매실군락지가 인기지만 아무래도 몇 백 년 수령을 자랑하는 古梅의 자태라야 매화 본연의 모습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고매로는 수령 600년이 넘는 선암사 청매도 일품이지만 화엄사의 흑매가 단연 압권이다. 오래 묵은 나무 둥치의 적당한 구불거림, 각황전 빛바랜 단청이나 기왓골과의 고졸한 어울림, 어찌 그리 검붉을까. 화자는 그 붉은 빛에서 핏자국을 본다. 누구나 아름답다고 칭송해 마지않을 그 꽃나무 앞에서 단숨에 져버린 낙화를 더 애잔해 한다. 미처 피지 못하고 진 목숨, 그는 수물 둘에 이승을 하직한 아버지이리라. 화자는 봄날의 눈부신 꽃에게서 아버지를 만나고 ‘이별은 없다’라고 단언한다. 분명 화엄이 아니고 무엇이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