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외판원 /김명이 넘어져야 의자가 무사했다 건물 비상계단으로 감쪽같이 스며들어 성급한 콧바람 헛디딘 구두짝 날아가고 스틱 놓친 불법 채취자처럼 렌즈 같은 공기들 알파벳 모호한 깔창 속 옮길까봐 후다닥 신었다 무릎 반 뼘에 푸른 싹이 돋아나고 제각각 검붉은 꽃 내게도 꽃밭이 생겨났다 ‘지탄’이 꽃이름이랴만 바닥에 앉아 빙 둘러보았다 초보 딱지 참 깊고 위태로웠다 - 김명이 시집 ‘모자의 그늘’ / 지혜 고객을 찾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사람, 거기에 ‘초보’라면……. 삶의 무게가 짐작 가능하다. 초보로서의 위태로운 하루가 눈앞에 선하다. 외판일이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고된 직업이다. 수없이 넘어지는 대가로 자신의 의자가 무사할 수 있다. 그 역경을 통과하는 자가 아름다운 이유이기도 하다. 성공을 향해 혹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몸뚱이 하나로 전진하는 것. 외판업계의 신화는 종종 매스컴을 장식하며 인간승리로 표현되곤 한다. 초보는 넘쳐나지만 눈물을 감추며 완주하는 자에게만 보상이 따른다. 초보시절은 이후의 어떤 역경도 이겨내는 숨겨진 보물이기도 하다. /
밤 늦은 시간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목적지와 탑승시간을 입력하면 전세버스가 비슷한 경로의 승객을 모아 태워주는 심야 콜버스 서비스가 운영된다고 한다. 얼마나 편리한 서비스인가! 불과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이야기였다. 필자와 같이 특히나 여성 또는 학생의 경우에는 선량한 택시기사님들에게 죄송한 말씀이지만, 각종 뉴스에 하도 흉흉한 사건이 많이 발생하다보니 밤늦게 택시를 잡아타는 것이 여간 불안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편리한 서비스가 규제로 인해 중단된다면? 법규로 인해 이용할 수 없게 된다면 어떤가? 다소 당황스러울지 모르겠으나, 중단됐던 선례가 있었다. 여객법에 따라 콜버스가 전세버스운송사업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논쟁의 대상이 됐다. 전세버스는 시내버스처럼 출발점과 종착역, 운행시간 등을 특정하지 않고 1대 1 계약으로 운송해야 하는데, 콜버스는 불특정 다수가 목적지에 따라 다른요금을 내는 방식이라 다중계약이 되며, 콜버스는 어떠한 법령에도 포함돼 있지 않은 불법교통수단이라는 주장이었다.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법규’는 ‘국민’을 위해 제정된 것이며, 편리함과 유용성이 그 특징
평소 가깝게 지내며 여러모로 도움을 주시는 김 회장님이 병원에 들려서 오는 길이라며 사무실에 들리셨다. “사모님은 좀 어떠세요?” 물으니 많이 좋아지셨다며 며칠 동안 무너져 내린 어깨를 추스르시며 말씀을 하신다. “정 사장은 이런 이야기 안 해도 잘 하겠지만 부부간에 잘하는 게 최고여, 내 친구 하나가 마누라한테 못되게 굴더니 막상 마누라 죽고 나니 빈자리가 너무나 크고 잘못한 게 마음에 걸려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라며 잘해주지 못했던 것이 후회가 되어 친구들 모임에 나와 소주 한잔만 들어가면 울면서 마누라한테 잘들하라고 신신당부를 한다네. 그런데 말이야, 나도 잘 해준 게 없어 미안하고 평생 살아오면서 여보 사랑해하는 말을 못 하였는데 너무 후회가 되고 마누라 없이 혼자는 못 살 것 같아.” 며칠 전 사모님이 몸이 편찮으시다는 말을 전해 듣고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구리 한양대병원 응급실로 가셨다기에 서둘러 병원으로 찾아뵌 것이 그저께였다.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한 것은 시설이 좋은 대학병원이니 두 분 다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 같아 두어 시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위로를 해드리고 왔는데 하룻저녁이 지나서는 날벼락같
“잠자듯 고운 눈썹 위에/달빛이 나린다/눈이 쌓인다/옛날의 슬픈/피가 맺힌다/어느 강을 건너서/다시 그를 만나랴/살 눈썹 길씀한/옛사람을/산수유꽃 노랗게/흐느끼는 봄마다/도사리고 앉힌 채/도사리고 앉힌 채/울음 우는 사람/귀밑 사마귀” 박목월 시인의 시구(詩句)처럼 요즘 경기도 이천의 백사면엔 수천 그루의 산수유가 한꺼번에 노란 꽃망울을 터드려 장관을 이루며 봄 마중이 한창이다. 꽃말이 ‘영원불변의 사랑’이어서 그런지 지난 주말엔 연인들도 대거 몰려 화사함을 한껏누렸다. 봄이면 노란 산수유꽃으로 뒤덮여 장관을 이루는 이천 백사면 산수유마을의 시작은 조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 중종때, 조광조(趙光祖)를 따르던 선비 엄용순(嚴用順)이 기묘사화(己卯士禍)를 피해 이곳으로 낙향했다. 그와 뜻을 같이 한 다섯 명의 선비와 함께 이곳에 육괴정(六槐亭)이라는 정자를 짓고 주위에 느티나무와 산수유나무를 심은 것이 마을의 시초가 되었다. 육괴정과 느티나무를 뒤로 하고 원적산 자락으로 다가가면 돌담과 함께 줄줄이 서 있는 산수유나무 군락을 만나게 된다. 당시에 심은 나무에 개화한 꽃이 절정인 이 일대에는 수령이 5백 년 넘은 산수유나무 1만7천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가로수 /김윤환 힘든 일 있을 때 마다 어머니 이르시길 다 지나간다 다 지나간다 서울 가는 차창 밖으로 무섭게 달려오던 가로수 지나가면 또 달려오고 지나가면 또 달려오고 나무들 다 지나고 돌고 돌아 가로수가 끝난 자리 아, 거기 그가 계셨네 - 김윤환시집 ‘이름의 풍장’ / 2015·애지 유대인의 성서주석인 미드라쉬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큰 전쟁에서 승리한 다윗은 승리의 기쁨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도록 반지를 만들기로 했다. 보석 세공인을 불러들인 다윗은 다음과 같은 명령을 내렸다. “반지를 만들되 거기에 내가 큰 승리를 거두어 기쁨을 억제하지 못할 때 그것을 조절할 수 있는 글귀를 새겨 넣어라. 동시에 내가 절망에 빠져 있을 때는 그 글귀를 보고 용기를 낼 수 있어야 하느니라” 보석 세공인은 왕의 명령대로 매우 아름다운 반지를 만들다. 그러나 반지에 넣을 적당한 글귀는 좀처럼 생각나지 않던 그는 여러 날을 고민하다가 솔로몬 왕자를 찾아간다. 보석 세공업자의 설명을 들은 솔로몬은 “반지에 이렇게 적으십시요. ‘이 또한 곧 지나가리라!’”라고 대답한다.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세계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대단하다고 말한다. 작은 면적의 국토에 별다른 자원조차 없는 우리나라가 이만큼 성장하게 된 이유를 이와 같이 뜨거운 교육열에서 찾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서울, 인천 등 대도시와 접하고 있으며 한강을 사이에 두고 100만의 고양시와 마주보고 있는 우리 김포시 또한 예외는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김포한강신도시 개발 등으로 급속히 도시화되고 있는 김포시 현재 인구는 38만이지만 대규모 개발로 인해 2020년에는 50만이 훌쩍 넘을 예정이다. 대도시에서 새로운 꿈을 안고 김포로 이사 온 30~40대 젊은 부부들의 교육열은 기존에 거주하던 사람들에 비해 더 높으면 높았지 결코 낮지는 않을 것이다. 대개 1~2명의 자녀를 둔 이들은 아이들의 교육환경이나 입시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교육 정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시정에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가 확고히 정착되기를 바라는 본 의원의 입장에선 굉장히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들의 교육 욕구에 충족할 만큼 김포시 교육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김포시는 급속히 도시
군포시와 대형 운수업체의 법적 분쟁에서 법은 공익을 우선한 군포의 손을 들어줬다. 최근 대법원은 대형 운수업체인 삼영·보영운수가 삼성마을 주민들의 교통 환경 개선을 위해 마을버스 노선을 유치·인가한 시의 노력이 부당하다며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삼성마을 내 등하교 학생, 출퇴근 직장인, 시청을 찾는 민원인 등의 교통 불편을 해소한 자치단체의 공익 행정이 기업의 사익 추구에 지지 않음을 보여준 판결이다. 결론만 이야기하면 이해하지 못할 분이 많을 것 같아 이제부터 자세히 설명하겠다. 이 이야기의 뿌리는 3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만날 수 있다. 2013년 하반기부터 2014년 상반기까지, 신규 주택단지가 조성된 군포 당동2지구(현 삼성마을) 내의 아파트 및 주택 단지의 입주가 시행됐다. 3천300여 세대, 주민 수 1만명이 넘는 주거지역이 형성된 것이다. 그런데 이곳은 도심 외곽에 위치해 입주자들이 전철역이나 학교 등에 오가려면 오랜 기다림을 감내하며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를 2차례 이상 갈아타는 불편함을 겪어야만 했다. 그나마 운행되는 버스들도 배차 간격이 너무 길고, 배차시간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불만이 팽배했다. 힘들게 출
‘범죄없는 마을’은 우리가 꿈꾸는 이상이다. 대한민국 전체가 범죄없는 마을이 된다면 경찰 실업자가 많이 생기겠지만 그래도 좋다. 범죄없는 세상이 된다면 실업자가 된들 어떠랴. 필자가 어렸을 때에는 대문이 있어도 문을 잠그지 않고 외출을 하였고 부모님이 일이 있어 늦으실 때면 옆집에서 밥 한 숟가락 얻어먹는 것은 예삿일이었다. 지금 같으면 연감생심 하지만 그때만 해도 일상적인 일들이었다. 이웃들이 서로의 안부를 확인해주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함께 해결해주는 관심과 정이 넘치는 시절이었다.돌이켜보면 그렇게 마을 사람들끼리 서로를 챙겨주는 문화가 공동체 치안으로 범죄없는 마을을 만드는 원천이었던 것 같다. 얼마 전 경기지방북부경찰청에서는 ‘5천 경찰에서 300만 치안동반자로’라는 슬로건 아래 2017년을 ‘공동체 치안 원년’으로 선포하였다. 그리고 최근 가평경찰서에서는 주민들과 함께 치안을 공동생산하기 위해 관내 전체 126개리에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주민간담회를 추진하고 있다. 경찰이 생각하고 있는 치안과 주민들이 바라는 치안을 일치시켜 범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위험요인을 사전에 제고하기 위해서다
4월 1일이 만우절인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4월 2일이 사이버범죄 예방의 날인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경찰청에서는 최근 사이버범죄 피해가 늘어남에 따라 국민들에게 사이버범죄의 심각성 및 범죄피해 예방법을 알리기 위해 지난 2015년 4월 2일 사이버범죄의 예방의 날을 제정한 이후 매년 온·오프라인에서 사이버범죄 예방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왜 사이버범죄에 대해 각별한 주의와 경각심을 가져야 할까? 지난해 국내 한 대기업이 이메일로 무역대금 입금통장을 다른 계좌로 바꿔달라는 요청을 받은 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240억 원을 입금하였다가 사기를 당하는 피해를 입었고,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공인인증서와 비밀번호 등을 해킹하여 피해자의 은행계좌에서 돈을 인출하는 인터넷뱅킹 범죄는 2010년 이후 매년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2015년부터 시작된 랜섬웨어(컴퓨터를 악성코드에 감염시켜 그 안에 있는 데이터를 모두 암호화 시킨 후 암호해제를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일종의 사이버상 인질사건) 피해는 올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범죄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사이버범죄에 대해 잘 알고 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