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대구를 떠나 상주로 왔다. 상주는 삼백(三白)의 고장이라 일컫는다. 누에와 쌀과 곶감의 삼백이다. 상주가 옛날엔 큰 고을이었던 것이 경상도라 할 때에 경은 경주, 상은 상주를 합하여 부른 것이다. 상주가 옛날에는 그만큼 중요한 지역이었음을 말해 준다. 상주에 들른 것은 상주가 누에산업 즉 잠업의 중심지인지라 이를 견학하고자 한 것이다. 오전에는 뽕나무 묘목을 기르는 농가와 뽕잎 채소를 식당에 공급하고 있는 농가를 방문하였다. 우리 일행은 점심식사를 상주 시장과 함께 나누고, 시장의 안내를 받아 시내에 있는 잠업 테마파크와 누에 박물관을 견학하였다. 오후에는 예천 잠업협동조합을 방문하여 뽕나무와 누에고치를 소재로 한 상품들을 소개받았다. 예천 잠업협동조합은 전국 최고의 잠업협동조합이다. 조합장 임석진은 대학에서 잠업을 전공하고 평생을 지방에서 잠업산업에 헌신한 이 분야의 프로이다. 이런 일꾼들이 농촌을 지키고 있기에 한국 농촌은 그나마 희망을 가질 수 있다 할 것이다. 내가 상주와 예천에서 누에산업을 찬찬히 살피는 것은, 동두천 두레마을에 뽕나무 재배단지를 만들어 두레자연마을의 중심산업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도에서이다. 지난해 가을에 이미 뽕나무…
배우 김민희가 67회 베를린 영화제에서 홍상수 감독의 신작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홍 감독과의 불륜설로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프랑스의 칸과 이탈리아의 베니스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독일의 베를린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인 은곰상을 수상했다는 것은 한국영화의 쾌거임에는 틀림 없다. 지난 1987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강수연이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2007년 칸 영화제에선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으로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받은 데 이어 이번 김민희의 베를린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으로 한국 여배우들이 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하게 된 것이다. 이번 수상은 홍 감독이나 김민희에게 개인적으로도 큰 영예다. 영화 ‘아가씨’ 이후 더욱 물이 오른 그녀의 연기력을 인정받은 이번 영화는 그녀의 연기 인생에 큰 획을 그은 영광의 작품으로 기록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불륜’에 대한 도덕적 논란이 뜨거운 한국 사회에서 이번 영화에 담긴 도발적 대사들은 적지 않은 파장을 낳을지도 모른다. 더욱이 불륜설에 휩싸인 감독과 배우, 그리고 바로 그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듯한 자전적 러브스토리이기에 그러
우리나라 인구의 50% 정도가 아파트에 살고 있다고 한다. 전국 아파트 관리비만 해도 12조원에 달한다. 수원시의 경우 전체 주택의 73%가 아파트고 아파트에 거주하는 시민 비율은 61%다. 앞으로도 아파트 등 공동주택 거주자들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그런데도 아파트 관련 제도는 부실하기 이를 데 없다. 아파트 문제점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층간 소음이다. 이로 인한 입주민 간 분쟁이 날로 늘어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7월엔 하남시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사건까지 발생했다. 영화배우 최민용은 얼마 전 TV에 출연해 산에서 사는 이유가 층간소음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6개월 간 위층의 층간 소음을 참다못해 정중하게 자제를 요청했더니 “층간 소음이 싫은 사람이 왜 아파트에 살아요? 산에 가서 살아야지”라는 대답을 듣고 아파트를 떠났다는 것이다. 이처럼 층간 소음사건 발생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주민간의 이해부족이다. 아울러 건설기준·공법의 문제도 있다. 따라서 근본적인 원인 해결이 필요하다. 서울시는 아파트 층간소음 갈등을 예방하기 위한 조례를 제정하기로 했단다. 이와 함께 층간 흡연도 주민들을 괴롭힌다. 아파트 입주자
햇살은 따스하지만 뺨에 스치는 바람은 여전히 차갑다. 차가운 겨울바람을 마주하며 창덕궁 여행을 이어가보자. 정문인 돈화문을 지나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창덕궁의 금천과 금천교를 만난다. 궁궐의 금천은 다양한 상징을 갖는데 첫 번째가 명당수의 의미이다. 임금이 계시는 궁궐은 명당이어야 한다. 궁궐을 명당으로 완성하기 위해 앞으로 물길을 만들었다. 궁궐 뒤로는 응봉이 자리하고 앞에는 물길을 만들어 배산임수의 지형을 완성한 셈이다. 두 번째는 방화수의 의미이다. 궁궐의 건물들은 모두 목재로 만들어져 있다. 따라서 화재에 매우 취약하다. 그래서 화재 시 많은 사람들이 뛰어들어 물을 퍼 나를 수 있는 화재 진압을 위한 장치가 필요했고, 궁궐의 금천이 그 역할을 했다. 세 번째는 정화수의 의미이다. 금천 위로는 금천교가 가설되고 금천교 위로는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다. 임금을 뵈러가면서 정화수에 마음을 씻으라는 상징성이다. 창덕궁의 금천교 아래에는 물길을 감시하는 현무와 해치를 만날 수 있다. 현무는 북쪽에, 해치는 남쪽에 위치하고 있어 물길을 철통같이 감시하고 있다. 금천교를 지나 진선문을 지난다. 진선문 안에는 정청을 비롯해 호위청, 상서원 등의 궐내각사가 위치해 있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학대의 그늘과 어둠에서 고통 받는 아동학대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아동학대는 씻을 수 없는 신체적·정신적 상처를 남기기 마련인데 이러한 아동학대 범죄를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해서는 아동을 하나의 인격체로 이해하는 사회적인 환경 조성과 다양한 형태로 가해지고 있는 아동학대에 대해 우리 주변의 관심이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 이에 경찰은 APO(학대전담경찰관)를 중심으로 상처받은 가정과 학대로부터 아파했던 아동들을 발굴하고 적극 대응하고 있다. 계모로부터 상습폭행을 당한 아동을 발굴해 심리치료와 부모교육을 통해 가족 기능을 회복시키고, 가출한 아이의 몸에서 학대흔적을 발견, 즉시 수사 연계·보호하고, 장기시설에서 보호 중인 아동을 찾아가 아동에게 꿈과 희망을 갖도록 울타리가 돼 주는 일까지 다양한 보호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교육청, 아동보호전문기관 등 유관기관과 협업하여 어린이집 등 시설 내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신고의무자 교육 등 다각적 예방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고위험아동을 사후 모니터링하여 피해아동에 대한 보호와 재발 방지에도 노력하고 있다. 이제 곧 신학기가 시작된다. 아동에게 적합한 환경과 교육
오늘날 자동차는 현대인에게 편리함과 안락함을 주는 생활의 도구가 되었다. 수많은 자동차들이 도로를 달릴 수 있는 것은 공동체의 약속인 교통법규를 지켜나가기 때문이다. 도로는 차선이고 차선은 곧 약속이고 질서이며 법이다. 그러나 일부 운전자들이 운전 중 사소한 실수나 시비에 대해 서로를 배려하거나 양보하지 않고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여 보복운전을 서슴지 않아 도로 위가 불안하고 대형사고 발생의 위험이 높아 그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보복운전은 자동차를 이용하여 의도적으로 상대방에게 위협을 가하는 행위를 말하며, 상대방이 생명 또는 신체의 위해를 입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형법(특수폭행, 협박, 상해, 재물손괴)에 해당할 수 있는 중한 범죄이다. 작년 한해 경기 남부청 보복운전 피해신고는 총 930여 건이다. 처리중인 56건을 제외하면 형사입건 369건, 통고처분 403건, 무혐의 102건으로 적지 않은 신고 건수이다. 보복운전이 날로 심각해지고 폭행이나 상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청은 보복운전을 중대범죄로 인식 특별단속 기간을 지정 보복운전을 근절키 위해 노력중이다. 운전자의 보복적인 악습 운전문화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직장인 중 점심시간 무얼 먹을까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혼자 먹어야 할 때는 더하다. 하지만 ‘나홀로족(族)’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점심뿐만이 아니라 삼시세끼를 혼자 해결해야 하는 괴로움 때문이다. 사정이 이러니 이른바 ‘밥 친구’를 찾는 일도 흔해졌다. 특히 대학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식사 때 밥만 먹고 헤어지는 밥 친구를 구한다는 글이 종종 올라온다. 심지어 아르바이트 비용을 받고 점심 친구를 대행해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그런데도 혼술, 혼밥에 이어 혼커(혼자서 커피 마시기), 혼캠(혼자서 캠핑하기), 혼여(혼자 하는 여행) 같은 신조어는 이제 새롭지도 않다. 1인 가구가 500만 명을 넘어선 데다 개인화 조류로 인해 식당의 혼밥 전용부스는 필수가 됐고 이들을 위한 개별 테이블과 1인용 식당도 늘고 있다. 아직은 햄버거나 분식, 중식이 대부분이지만 메뉴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곧 스테이크와 직화구이 고기가 1인 메뉴로 등장할 모양이다. 혼자 밥 먹고 술 마시는 것을 어색한 시선으로 보는 사람이 더 이상한 세상으로 변한 것이다. 열흘 전 혼밥족의 우상(?)으로 알려진 일본 만화 “고독한 미식가”의 저자 ‘다니구치 지로’가 사망한 이후 혼밥의 열
감자 /서동균 왼쪽 팔뚝에 감자가 자란다 일곱 살 때 춘천에서 연탄 화덕에 감자를 구워 먹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덴 상처 땅속으로 들썩 파고드는 황갈색 땅강아지처럼 피부에 깊숙이 들어갔다가 조랭이 떡국 같은 물집을 몇 개 터트리더니 별 모양 감자꽃으로 피었다 날이 궂으면 땅강아지가 터앝에서 흙을 헤치고 올라오듯 포슬포슬한 감자알이 꿈틀거린다 - 서동균 시집 ‘뉴로얄사우나’ 상처는 궂은 날이면 생각난다. 뽑히는 감자알처럼 꿈틀꿈틀 내 안을 헤치고 올라온다. 특히 눈에 보이는 흉터가 있을 때 그 아픔에 대한 기억은 더 생생하다. 시인은 상처의 흔적을 감자라 했다. 일곱 살 때 춘천에서 연탄 화덕에 감자를 구워 먹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덴 상처이다. 하지만 어찌 어른이 된 지금 화상 자국이 감자 모양이겠는가, 그러나 왼쪽 팔뚝을 볼 때마다 조랭이떡국 같은 물집을 몇 개 터트리더니 감자꽃으로 피었던 그 공간의 사건은 잊을 수 없다. 우리도 누구나 보이는 곳이나 보이지 않는 곳에 상처가 있을 터, 무엇으로 보이는가, 그곳에는 어떤 추억이 들어있는가. /서정임 시인
최근 ‘지방분권’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지방분권이란 중앙정부에 집중되어있는 권한과 재원을 지방정부와 합리적으로 나누고 그 권한을 시민들의 생활 현장에 가까운 지방정부와 시민이 함께 결정하여 집행하고 책임지는 것을 말한다. 1949년 지방자치법이 제정된 이후 1995년 주민 직선에 의한 지방자치제도가 부활되었다. 민주주의 발전과 지방행정의 일대 전환점으로 큰 기대를 안고 부활한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현재 20여 년을 훌쩍 넘어섰다. 하지만 우리의 지방분권 수준은 성장은커녕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국가사무와 지방사무의 비율은 7:3 규모이다. 지방정부에서 더 나은 조례를 생산하려 해도 법령의 범위 내에서만 제정할 수 있도록 제약을 받고 있다. 결국 지방정부는 중앙정부가 법령의 형식으로 규정한 정책을 집행하는 하급기관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한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이 8:2 구조로 세원이 중앙에 집중되어 재정분권이 불가능한 상태다. 더욱이 중앙정부는 지난해 지방재정 형평성 강화를 명분으로 지방재정제도 개편안을 일방적으로 강행처리 하고, 국가가 결정한 복지정책의 비용 상당부분을 지방정부로 전가하고 있다. 지방정부의 재정자립도는 199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