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보는데 바라보지 않는다 쪼그려 앉은 시선의 끝에 이슬 같은 허공이 한 방울 매달려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수급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LNG 시장으로 확산되며 올 겨울을 앞둔 우리나라도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갔다. 최근 한국과 일본에 수입되는 평균 LNG 현물가격 지표인 JKM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 11일 JKM 가격은 MMBtu(열량 단위, 25만㎉ 열량을 내는 가스양)당 9%나 올라 50.62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이후 최고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지난 3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의 70% 수준이지만 연중 이맘때 기준으로 보면 이례적으로 높은 가격이다. 세계 최대 LNG 구매국 중 하나인 일본이 겨울용 비축량 확보를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비축분 경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러시아산 파이프 라인 공급이 대폭 축소된 유럽 국가들의 현물 시장 구매 경쟁에 아시아 국가들이 가세하면서 LNG 가격이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일 기준 한국가스공사의 LNG 비축량은 총저장용량(557만t)의 25%(137만t)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겨울철 수요량(최고 기준)의 10일 분량에도 못미치는 것이어서 에너지 수급에 이상…
폭우 속 반지하 일가족 3명 사망. BBC는 “기생충 반지하의 진짜 비극”을 집중 조명했다. G5 국가를 꿈꾸던 대한민국이 외신들의 조롱거리가 됐다. 국민들은 넷플릭스 세계 1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부끄러움을 달래는 중이다. 비극이 발생했던 지난 9일, 비상시국에 우리의 대통령은 “공무원 11시 출근”을 지시했다.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집중폭우 속에서 공무원들은 이미 비상근무체제에 들어섰고, 직장인들은 대부분 이른 아침부터 출근을 서둘렀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비 온다고 대통령이 퇴근 안 하나” “폭우 피해 있었나?”라고 해 국민을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국민은 지금 대통령과 대통령실에 대한 정치 효능감 ‘제로’ 상태다. 공자는 정치를 “족식(足食), 족병(足兵), 민신(民信)”이라고 했다. “먹을 것이 충분하고, 병사가 충분하고, 백성의 신뢰를 얻는 것이 정치인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덧붙였다. 현대의 상황에 맞춰 해석하면 정치란 경제, 안보를 튼튼히 하고 국민과의 신뢰를 돈독히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경제와 안보는 낙관적이지 않다. 정부신뢰는 20%대다. 재해재난 속에서 보여준 대통령과
인간이 짊어지고 있는 십자가는 하느님의 의지를 나타내는 긴 세로 부분과 인간의 의지를 나타내는 짧은 가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므로 자신의 의지를 하느님의 의지와 같은 방향으로 향하게 하면 십자가는 없어질 것이다. 외면적인 행운 속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사람이다. 진정으로 견고한 행복을 주는 것은 내적 생활과 신의 의지의 일치뿐이다. (류시 말로리) 우리에게는 늘 좋은 것과 나쁜 것이 함께 섞여 있다. 그러나 우리가 무언가를 목표로 나아갈 때에는 그렇지 않다. 신의 의지에 따라 나아갈 때는 모든 것이 선이며, 신의 의지와 일치하지 않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나아갈 때는 모든 것이 악이다. 운명은 두 가지 방법으로 우리를 멸망시킨다. 하나는 우리의 희망을 거부함으로써, 또 하나는 그것을 이룸으로써, 그러나 신이 원하는 것만을 원하는 자는 그 어떤 불행도 피할 수 있다. 모든 것이 그에게는 복이 된다. (아미엘) 만일 네가 타인에게 어떠한 것도 기대하지 않고, 그 무엇도 받으려는 생각이 없다면, 너는 그들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만약 네 행복이 타인의 수중에 있다면 너는 반드시 그들을 두려워할 것이다. 그러므로…
영미 팝송을 월드뮤직의 전부로 알고 자란 사춘기 때, 영어가사 노래를 들으면 영미권 가수겠거니, 짐작했다. 제랄드 졸링(Gerard Joling)의 티켓 투 더 트로픽(Tiket To The Tropics)을 처음 들었을 때도 그랬다. 노래 분위기가 딱 미국 팝송이었는데 알고 보니 네덜란드 노래였다. 노래에 빠져든 건 졸링의 목소리와 가사 때문이었다. 조관우 목소리의 서양버전이랄까, 남성 같지 않은 미성이다. 조관우는 가성으로 내는 목소리라던데 졸링은 본목소리란다. 화려하면서도 달콤하고 쓸쓸하다. 가사는 ‘사랑 잃은 자가 연인에게 마음으로 쓰는 편지’ 라 할 수 있는데 시 같다. 홀로 앉아 있는 이곳은 추워지고/아침 비는 유리창을 때리고 있어요/ 날씨는 온통 춥고 흐리네요/ 마음 속에 생각의 나래를 펴요/ 나는 열대의 섬으로 가려해요/ 나를 늘 몽상가라 불렀던 당신/ 내게 걸림돌이 되었던 당신/ 열대로 가는 차표를 한 장 사겠어요/ 혼자 되어 이곳을 뒤로하고 떠나렵니다( 후략) 사랑 잃고 고통에 빠진 이의 행로가 대단히 활동적(?)이다. 대개 실연 가사의 주 레퍼토리는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며 세상 밖으로 나가지 않는’ 은둔형, ‘담배 연기에 고독을 날리
인간은 삶의 끝에서 홀로 죽어 가듯, 자신의 내면적, 정신적 생활에서도 항상 고독한 존재이다.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은 오직 자기 자신과 대면하게 되며, 그렇게 되면 문제는 그가 자기 자신과 대면하게 되었을 때, 자기 자신은 ‘어떤 사람인가’ 하는 자기 인식에 있다. (쇼펜하우어) 인간에게는 자신이 만들어낸 것만이 진정한 자신의 것이다. 누구든, 자기 자신 속에 있는 것, 자기 속에서 자신의 생명과 함께 성장하는 것 외에는, 결코 영원한 선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에머슨) 스스로 죄를 지으면 스스로 더러워지고, 스스로 죄를 짓지 않으면 스스로 깨끗하다. 깨끗함과 더러움은 자신에게 달려 있다. 아무도 남을 깨끗하게 할수는 없다. (법구경) 사람들의 가장 일반적이고 가장 해로운 미망은, 세상에 자신들의 자유와 행복을 방해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간은 다른 사람이나 신이 자기를 도와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 자신 외에는 아무도 그를 도와줄 수 없다. 왜냐하면 그를 도울 수 있는 것은 그의 선한 생활뿐이며 그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자기 자신뿐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각자 그 본질을 남에게 전할 수 없는 깊은 내면 생활이 있다. 때로는 그것을 사람들
오는 17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앞두고 여권 안팎에서 인적 쇄신론이 제기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 하락에는 인사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박순애 전 교육부장관이 ‘5세 입학’ 문제 등으로 전격 교체됐다. 국가나 기업이나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다. 국민의 뽑는 대통령을 비롯해 대통령실과 내각, 여당의 지도체제 등의 인적 포진은 정권의 생명력을 좌우한다. 극히 예외적인 경우(1998~:DJP‧김대중김종필 공동정부)를 제외하고 역대 정권은 임기초 인사 문제로 홍역을 치르거나 지지율 추락을 경험했다. 그리고 인적 개편을 통해 반등의 실타래를 풀어갔다. 윤석열 정부는 비장한 각오로 현재의 국정 위기를 인사 문제를 중심으로 헤쳐나가야 한다. 우선 공석인 교육, 보건복지부 장관 인선과 여당의 지도체제 안정이 시급하겠지만 핵심은 대통령실이다. 대통령실이 정부 부처 등에 대한 유능함과 강력한 리더십으로 국정동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동안 언론 등을 통해 가장 많이 지적을 받은 문제가 정무 능력이다. 일각에서 변화가 있다면 “정책·정무의 융합형” 시스템에 방점이 찍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너무나 당연한, 가야 할 방향이다. 그렇
때때로 일상은 여행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여행에서 마주하는 일들은 여행이라는 이름 안에서 특별한 경험으로 남게 되지만 일상이라는 범주 안에서 일어난 어떤 일들은 사회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례적인 폭우가 중부지방을 덮쳤고,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일들이 일어났다. 도로를 달리던 승용차가 순식간에 물 위에 루프만 보이는 섬이 되고, 운전자는 그 섬 위에서 구조를 요청하며, 지하철역 계단에서는 폭포처럼 물이 쏟아지고, 열차에 승하차하는 승객의 안전을 도모하던 스크린도어가 지하철 노선까지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방어하는 가드가 되는 일들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SNS와 끊임없이 보도되는 생방송에 사람들은 그곳이 익숙한 일상 터전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어 재생을 반복했다. 80년 만에 가장 많은 양을 쏟아낸 집중호우는 동서 길이는 길고 남북 폭은 좁은 형태로 형성된 구름 때문이었다. 폭염과 열대야로 시달리는 남부지방에서는 모습을 감춘 비는, 길고 좁은 구름 때문에 주변보다 지대가 낮은 항아리지형의 강남에 시간당 100mm가 넘게 집중적으로 쏟아져 내렸다. 사상 최악의 침수에 많은 이들의 꿈이었던 강남 아파트와 건물이 물에 잠기거나 물이 새거나 전기가 끊기는
선진국이 된 우리나라에 대한 실감은 해외에서 더욱 느낀다고들 한다. 이런 국격의 변화는 최근 한국이 ‘국제 학계의 많이 인용된 상위 10% 논문 보유 국가 순위’에서 처음으로 일본을 앞질렀다는 일본 문부과학성의 ‘과학기술지표 2022’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2018-2020년 기간 중에 해당 분야에서 한국이 11위를 함으로써 12위의 일본을 넘어섰다. 선진국다운 면모가 학문 연구 분야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학문 분야의 도약은 국내 고등교육 및 연구 현장에서의 충실한 학문 활동과 함께, 학문 후속세대인 석사 및 박사 학위 수여자들을 충실한 배출도 의미한다. 연구자의 독자적 연구 능력을 인정하는 박사 학위는 연구자 고유의 독창적 아이디어와 함께 이를 스스로 입증한 학위 논문을 통해 취득하게 된다. 박사 학위에 경중은 없으며, 박사 학위 취득자는 독자적 연구자로서 고등교육 현장의 구성원이 되어 대학 강단에도 서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학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연구자 집단 내의 상호 신뢰를 무너트리는 3대 연구윤리 위반 행위인, 연구 자료의 위조나 변조 그리고 표절이다. 선진국에서 연구 윤리 위반행위는 학계 영구 퇴출 대상이며, 교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