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은 7월과 8월 사이의 가장 더운 시기쯤 10일 간격으로 초복, 중복, 말복을 일컫는다. 복날은 몸에 기운을 보하여 더운 여름을 무사히 보내라는 일종의 관습적 식문화이다. 과거에 프랑스의 여배우인 브리지트 바르도가 우리나라의 개고기 식용을 비판하면서 우리나라가 야만국가처럼 회자되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브리지트 바르도의 조국인 프랑스도 한 때는 개고기를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생또노레(Saint-Honore)라는 곳에는 개시장이 있어서 개고기 1kg에 2프랑 50센트 받고 팔았다고 한다. 사실 개고기 식용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남미와 북미 일부, 아시아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개고기 식용문화 자체가 사라지거나 정부의 정책에 의해 개고기 식용이 사라지게 되었을 뿐이었다.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과거에 개고기 식용은 생존하기 위한 선택적 식문화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미래도 개고기 섭취를 금지하거나 자발적으로 금식하고 있는 다른 나라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생각하는 이유는, 먼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동물의 권리에 대한 인식 개선이 충분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전체…
노르웨이의 가수, 카리 브렘네스 (Kari Bremnes)의 베를린의 사랑( A Lover in Berlin)을 들으며 신문을 보고 있는데 노르웨이의 연례 행사에 대한 토막기사가 눈에 띈다.(카리 브렘네스의 목소리가 만든 고적하고 멜랑콜리한 분위기가 날아간다) 노르웨이인들은 연례로 ‘대구 혀 자르기’ 행사를 하는데 주어진 시간 2분내 대구 혀를 뼈 없이 가장 많이 발라내는 이에게 상을 준단다. 참가 연령은 13세 이하. 어린이판 몬도가네 느낌이라 불편한 마음이 올라왔지만 문화 차이로 돌린다. 노르웨이 하면 대개 인형의 집 작가인 헨리크 입센, 절규의 화가 에드바드 뭉크, 페르귄트 모음곡으로 유명한 에드바르 그리그를 떠올리고 스웨덴 핀란드와 묶어 북유럽 지상낙원이라고 부러워한다. 그런데 노르웨이는 무엇 때문에 부국이 됐을까? 100년 전만해도 척박한 땅, 적은 인구 등으로 고생하던 농업국가였다. 오늘날 스웨덴은 이케아와 H&M, 볼보, 스카이프, 에릭손, 일렉트로룩스 등을 내세우고 핀란드는 (노키아는 지는 노을이 됐지만) 게임계의 슈퍼스타 슈퍼셀과 로비오, 그리고 모바일 운영체계 안드로이드 기반인 리눅스로 이름을 떨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상징기업도 없는
-인류세, 여기서 마무리 되는가? 인간의 미래는 어디에 달려 있을까? 오늘날 기후위기를 인류 전체가 마주한 가장 위태로운 사건으로 여기는 절박감은 한국 사회에서는 의외로 강하지 못하다. 기후정치는 우선 순위의 상위권에 들어가지 않는다. 자신이 살아가는 기본이 무너지고 있는데 "그냥 어떻게 되겠지" 한다. 인간이 지구를 지배해온 시대가 마감된다는 ‘인류세(Anthropocene)의 종말’이 경고되고 있어도 꿈적하지 않는다. 인간이 만들어온 문명이 도리어 인간을 파멸시킬 수 있다는 디스토피아(Distopia)의 도래에 대한 걱정은 소수의 기우(杞憂)로 취급된다. 과연 그럴까? 최근의 제임스 웹(James Webb) 우주 망원경이 보여주는 세계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별이 얼마나 경이로운 것인지 다시 깨우친다. 오랫동안 우리의 우주 시력(視力)을 받쳐준 허블 망원경의 차원을 넘어 우주의 탄생과 우주에 새겨진 생멸(生滅)의 순간들을 포착한 사진들은 지구의 나이 45억년과 맞먹는 시간을 거쳐온 빛의 풍경을 보여준다. 칼 세이건(Carl Sagon)이 1990년 보이저(Voyager) 1호가 찍은 지구를 보고 “창백하고 푸른 점(Pale blue dot)”이라고 불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3%로 낮췄다. 지난 4월 전망치보다 0.2%p(포인트) 내려갔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글로벌 경기를 계속 짓누르고 있다. 한국의 내년 성장 전망치도 2.1%로 석달 전보다 0.8%p 낮아졌다. 갈수록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세계가 동시에 겪고 있는 위기라지만 수출주도형 한국의 경우는 더욱 상황이 심각하다. 미중 패권다툼에 따른 ‘반(反‧半)세계화’는 반도체는 물론 식량 의류 운송 등 지구촌 구석구석 전반에 침투해 ‘자유무역 세계화’ 시절엔 경험하지 못한 강력한 추가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40년여 만에 최악의 고물가를 잡기위해 미국이 27일(현지시간)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75%p 올리는 것)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고물가 곡선의 꼭지점이 언제쯤일지도 안갯속이다. 그래서 IMF나 많은 전문가들도 전망치를 계속 수정하고 있다. 특히 2월에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는 올 가을을 넘어 해를 넘길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등 해외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독일을 비롯해 상당수 유럽에서는 전기절약처럼 가스…
일차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한의원에서의 진료는 가볍게 이어지는 대화의 연속이다. 그 대화들은 증상을 묻고 지금 몸의 상태와 치료과정에 대해서 이해를 돕는 목적에서 때때로 혹은 자주 삶의 풍경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그래서인지 코로나 19가 시작된 후로는 지금까지 그 대화 중에 면역에 관한 이야기가 거의 빠지지 않는다. 가끔 한의원을 찾는 중년의 그녀는 소장암으로 수술과 항암치료 후 소화불량과 피로감이 일상이다. 임플란트 시술을 며칠 전에 하느라 꽤 힘들었고 그 이후에 시작된 두통으로 내원하였다. 그러면서 지난번에 치료와 처방한 한약 덕분에 저녁이 되면 목 뒤 쪽으로 열이 나면서 가려운 것이 없어졌다고 너무 고맙다고 한다. 갱년기 상태의 호르몬 부족과 과로로 몸의 에너지와 조절력이 저하되어서 열이 나고 가려운 증상에 대한 한약 처방의 결과였다. 다른 병원을 여러 군데 갔었는데 방법이 없다고 하거나 치료 후 호전이 없었는데 좋아졌다고 하며 감사를 표현했다. 그녀는 예전의 감기 걸렸을 때 복용한 한약도 효과가 좋았다고 덧붙인다. “한약치료는 직접 호르몬제를 투여하지 않지만 갱년기 증상이 좋아지고 균과 바이러스를 직접 죽이는 것을 목표로 하지는 않지만 감기 혹은…
1. 까마득한 옛날부터 광고는 정치와 관계가 깊었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유사 광고는 기원전 5000년 경 이집트 고대왕국시대의 전쟁 승리화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태양신을 숭배하는 파라오가 적을 무찌르는 장면을 실감나게 묘사했다. 넓게 보았을 때 오늘날 정치광고 포스터의 원시적 형태다. 기원전 4,000년 경 아시리아 왕국의 전승도(戰勝圖)도 마찬가지다. 부조(relief)로 새겨진 이 작품에도 천하를 지배하는 왕의 권위에 대한 선동적 메시지가 선명히 드러나 있다. 현대에 들어와서 광고와 정치의 관계는 더욱 가까워졌다. 캠페인(campaign)이란 용어 자체가 그렇다. 평야라는 뜻의 라틴어 ‘캄푸스(campus)’에서 비롯된 이 단어는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관된 계획 하에 일정 기간 전개하는 정치적, 상업적, 기타 일련의 활동이나 운동”으로 정의된다. 선거를 치를 때 많이 쓰는 말이지만, 가장 빈번히 사용되는 분야는 오히려 광고 영역이다. 광고주가 상품광고를 행하는 목적은 3가지다. 소비자에게 특정 브랜드의 이름과 특성을 알리는 것. 그것을 경쟁제품보다 더 좋아하게 만드는 것. 그리고 최종적으로 구매행동에 나서게 하는 것이다. 정치의
지구 궤도에서 내려다보면 호수와 강, 반도가 보이고 ... 눈 덮인 산이나 사막, 또는 열대우림과 같은 아주 생생한 지형 변화가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90분마다 아침놀과 저녁놀을 통과하게 된다. 지구 궤도를 벗어나면... 머리를 꼼짝하지 않고서도 남극과 북극, 각 대양을 연이어 볼 수 있다... 지구가 보이지 않는 자전축을 중심으로 도는 동안 여러분은 말 그대로 남북 아메리카 대륙이 저편으로 사라지고 놀랍게도 그 자리에 호주, 아시아가 등장했다가 다시 아메리카 대륙이 나타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면 우리가 시간에 대해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대체 내가 어느 공간 어느 시간에 있는가? 하고 자신에게 묻는다. 아메리카 대륙 너머로 태양이 졌다가 다시 호주 위로 떠오르는 것을 본다. ‘고향’을 되돌아보면... 이 세계를 갈라놓고 있는 인종과 종교, 그리고 이념의 장벽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우주비행사 유진 서넌) 종족 분쟁이나 국가 정책, 지도 위에 색깔로 표시된 지리적 구분은 우주에서 볼 수 없다. 물론 과학은 이 푸른 보석이 무수한 은하들이 모인 우주 속에서, 무수한 별들로 된 어느 낯선 은하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한 생기 없는…
새가 운다. 새는 스스로 부리를 열어서 운다. 사람이 운다. 사람은 스스로 가슴을 두드리며 운다. 귀뚜라미가 운다. 귀뚜라미는 스스로 날개를 비벼서 운다. 새도 사람도 귀뚜라미도 우는 것에 막힘이 없다. 막힘은 자유의지와 별개의 영역이어서, 스스로 울 수 있는 것들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 그렇다고 모든 울음이 막힘없는 건 아니다. 울고 싶어도 울 수 없는 것들은 분명히 있다. 시커멓게 속이 썩어 문드러져도 울지 못하는 것들. 치미는 설움이 가슴을 찔러도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는 것들. 제 혼자의 힘으로는 끝내 소리쳐 울 수 없는 것들. 울지 못하고 마른 땅에 쿵쿵 머리만 찍어대는 것들. 나는 그것을 ‘오월 광주’라 부른다. 오월 광주의 울음은 아픔 너머에 있다. 두들겨 맞고 질질 끌려갔던 망월묘지 지하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월 광주의 울음은 타악기를 닮았다. 때리고 두들겨 맞고서야 비로소 울음을 토하는 북과 장구와 꽹과리를 닮았다. 북과 장구와 꽹과리를 들고 팔십년 오월 광주를 누볐던 광대들을 닮았다. 때리고 두들길수록 거세게 울어대던 도청 앞 궐기대회를 닮았다. 투사회보를 뿌리던 학생들과 들불야학에 다니던 여공들을 닮았다. 헌혈을 하기 위해 줄을 서고
기축통화란 국제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화폐를 말한다. 세력균형이란 하나의 강대한 국가에 대항하여 다른 국가들이 연합함으로써 힘의 균형을 이루고, 이를 통하여 국제관계의 안정을 추구하는 국제정치 이론이다. 따라서 ‘기축통화의 세력균형’이란 하나의 강력한 기축통화에 대항하여 다른 기축통화들이 연합함으로써 힘의 균형을 이루고 그 결과 국제금융시장이 안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현시점에서 기축통화의 세력균형을 거론하는 이유는 현재의 글로벌 위기 발생의 중심에 기축통화의 세력균형을 둘러싼 갈등과 경쟁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1990년대 초 냉전 붕괴 이후 세계 경제는 달러 기축통화 체제로 일원화하였고, 미국은 통화정책의 주된 목표를 달러 기축통화 체제의 안정화 및 강화에 두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통화정책은 국제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기축통화국으로서의 관점보다 미국 국내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이해관계와 충돌하게 된다. 세계 각국은 외환시장에서 복수의 국제통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무역결제 및 외환보유고 통화를 달러 중심에서 유로, 위안, 엔, 스위스프랑 등으로 다변화하였다. 유럽연합의 유로는 달러에 도전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