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실 산이었다 풀이었다 흙이었다 여물을 되씹는 소처럼 우직한 자연이었다 그 자리에 들어선 건물, 아스팔트 길을 누비는 자동차 대신 오늘 우리가 걷는다 세계문화유산 화성, 행궁 동에서 차 없이 한 달을 살기로 한다 정조임금의 아버지 능행차 가듯 한 발짝씩 걸으며 효를 새긴다 바람을 가르는 자전거 위에 ‘사람이 반갑습니다’ 웃음 싣고 달린다 바람의 미소가 꽃잎 위에 머물다 가고 바람의 미소가 풀잎 위에 머물다 가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가지를 뻗는 든든한 산이다 손에 손 잡고 일어나 함께 하는 풀이다 어머니 가슴처럼 따스한 고향의 흙이다 생태교통이 꽃피운 수원의 미래 세계와 손잡고 우뚝 선다 빛나는 별이 된다 시인은 영화예술협회 회원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엠페도클레스는 세상 만물이 4원소로 이루어져 있다고 했다. 물, 불, 공기, 흙이 만물의 기본 요소이며, 만물은 이 네 가지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 것이다. 이 네 가지는 오늘날에도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지만 도시에서는 이것들 말고도 꼭 필요한 4원소가 더 있다. 그것은 바로 산, 풀, 흙, 효이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 시의 화자는 바로 그 네 가지를 말하고 있다. 어
비록 지금이 인터넷을 통해 정보와 뉴스를 검색하는 디지털 시대라고는 하지만 도서관이 가지는 의미는 아주 크다. 어쩌면 도서관은 시대가 발전할수록 더욱 중요해질 것 같다. 왜냐하면 도서관은 학생과 주민 모두 책을 읽으면서 꿈을 키우고 실력을 쌓아 나가는 공간이다. 그런데 요즘 도서관은 책 읽고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다. 지역주민들이 자신의 삶과 지역의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소통하고 토론하고 해결책을 찾는 지역의 거점이다. 주민들을 위한 공연과 전시뿐 아니라 각종 유익한 강좌도 열리는 다목적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처럼 도서관은 지역사회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장소로서 지역공동체를 활성화시키기도 한다. 빌 게이츠는 자신을 키운 것이 동네도서관이라고 말한 바 있듯이 가까운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문화의 세례를 받은 아이들은 나중에 자라 어른이 되어서도 역시 자연스럽게 책과 가까이 하게 된다. 책을 읽는 국민이 많은 나라는 국가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따라서 디지털시대를 맞아 인터넷 게임과 스마트폰 중독 증세에 빠져 있는 세대들에게 도서관이야말로 절대 필요한 시설이다. 도서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것이 아니다. 경기도가 지난 5일 남양주에 200번째 공공
1994년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인정하는 신해양법이 발효되었다. 일본은 1996년 5월 우리 땅 독도를 기점으로 200해리 EEZ를 선포하고 독도와 울릉도 중간선을 양국의 경계로 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일본의 EEZ 선포 뒤 1년 2개월을 숙고한 다음에야 울릉도를 기점으로 EEZ를 선포했다. 그 결과 ‘독도는 일본 영토, 울릉도까지만 한국 영토’라는 등식이 성립된 셈이 되어버렸다. 우리 정부는 독도가 무인도라 EEZ기점이 될 수 없다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았지만, 10년 뒤 울릉도 기점을 취소했다. 우리가 외화난으로 인해 IMF의 그늘에서 허덕이던 1997년, 일본은 한·일 어업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독도 근해에서 일본 어선의 고기잡이가 시작될 판이었다. 정부는 허겁지겁 협상에 임해 1998년 1월 신(新) 한·일 어업협정을 체결했다. 그 결과 우리의 영해이던 독도 근해는 한국과 일본이 공동 관리하는 수역이 돼 버렸다. 우리 정부는 한·일 공동 관리수역이 영해와는 무관한 중간수역일 뿐이라고 한다. 국가 간 외교관계는 냉철해야 한다. 타국에 대한 배려는 자국에 대한 배신
세상에는 두 가지 가치가 있다. 하나는 목적 가치이고, 다른 하나는 수단 가치이다. 수단 가치가 이것 아니면 저것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이라면, 목적 가치는 그 자체가 목적으로서 대체 불가능한 절대적 가치이다. 수단 가치는 변하기도 하지만 목적 가치는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어느 날 한 어머니가 초등학생 자녀를 등교시키기 위해 운전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아이를 지각시키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속도를 높였고, 신호를 어겨 경찰에게 적발됐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되어 결국 아이는 지각을 하게 되었고, 그녀는 과태료까지 물게 됐다. 이 경우 어머니의 목적은 자녀의 등교시간을 지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훌륭하게 자라는 데 있다고 봐야한다. 자녀가 훌륭하게 자라는 것이 목적 가치이고, 자녀의 등교시간을 지키는 것은 수단 가치이다. 목적을 생각했다면 자녀가 제 시간에 학교에 가는 것보다는 교통법규를 잘 지키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했던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 교육의 궁극적 목적은 무엇일까? 고조선과 대한민국의 건국이념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이고, 교육기본법 제2조 교육이념에도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나의 아침은 까치가 연다. 넓은 창으로 들어오는 청량한 울음에 눈을 떠 밖을 내다보면 미루나무 높다란 가지에 둥지를 튼 까치가 새벽을 물어 나르는지 연실 재잘거린다. 태풍만큼 강한 바람이 불던 날 까치둥지가 걱정되어 밖을 기웃거려본다. 나무는 바람의 방향으로 휘어졌다 일어서기를 반복했지만 둥지는 끄떡없이 바람을 견뎌내는 것을 보면서 까치의 건축술에 또 한 번 놀랐다. 겉보기엔 엉성하기 짝이 없는 둥지에서 새끼를 낳아 기르고 바람을 막아내고 하루를 노래한다. 가끔은 내 창가에 와서 안을 기웃거리며 나의 동정을 살피기도 하는 것 같다. 언제부턴가 친구가 된 듯 정겹다. 도심에서는 흔하지 않은 풍경이지만 자연과 더불어 살 수 있어 참 좋다. 달빛 환한 날 안방까지 스미는 빛에 잠을 청하고 가끔씩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면서 그립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혹여 꿈에서라도 만날 수 있을까 하며 우연에 기대어 보기도 하는 날이 잦아지는 걸 보면 아마도 세월 때문이 아닌가 싶다. 고층, 초고층으로 높아지는 빌딩 숲에서 빨리 빨리, 다급함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많은 요즘이다. 이웃에 누가 사는 줄도 모르고 승강기에서 낯선 사람을 만나면 불안감을 느끼게 되고 먼저 인사를 하기도
월요일 아침, 10년 전 척박하고 메마른 이 땅에 씨를 뿌려서 오늘의 튼튼한 나무로 키워내고 내일의 숲을 가꾸려고 하는 사람들에 대한 헌사를 바치려고 합니다. 얼마 전 저는 구희현 선생님이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친환경 학교급식을 위한 경기도운동본부 10주년 기념 토론회에 참석했습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지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시절에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해 씨앗을 뿌린 선각자들이 있었습니다. 당시 발족선언문은 지금 읽어봐도 여전히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학교급식은 단순히 학부모의 도시락 싸기 전쟁과 학생의 무거운 가방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차원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우리 농산물 사용으로 질 높은 식사를 통한 학생들의 건강증진과 올바른 식습관 형성, 무상급식을 통한 빈부격차에 의한 위화감 방지 및 최소한의 학생인권보호, 학생·학부모·교사 모두가 주체로 참여하는 급식과정 전체의 투명한 처리를 통한 민주화 교육과정 등이 학교교육의 연장선상에서 학교급식운동의 목표가 된다.> 친환경 무상급식은 아이들에게 건강을, 농민에게 희망을, 차별급식으로 동심에 밥 얻어먹는 아이라는 낙인을 찍지 않고 밥상머리 교육을 통
1950년대 초 최고의 인기직업은 군 장교였다. 6·25를 겪으면서 나타난 자연스런 현상으로, 자식이 사관학교에 들어가면 마을잔치를 벌일 정도였다. 여성들 사이에선 타이피스트가 인기직업이었다. 특히 미군부대 영문타이피스트는 그중 최고였다. 당시엔 전차운전사도 유망·인기직업군으로 분류됐다. 1960년대 수출에 힘입어 섬유엔지니어와 가발기술자가 인기를 끌었다. 동시에 버스안내양이란 직업이 등장했다. 1961년 버스 여차장제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곧이어 농촌을 탈출(?)한 젊은 여성들 주요 직업군으로 부상했다. 버스안내양은 한때 9급 공무원보다 높은 임금을 받으며 1만5천여명에 달했다. 전차가 사라지고 택시가 교통수단을 대신하면서 제복 입은 택시기사도 인기 직업으로 떠올랐다. 비행기 조종사와 스튜어디스는 하늘의 꽃이라 불리며 1970년대 최고의 인기직업이었다. 중동 건설특수를 타고 건설 관련 기술자와 함께 국외 노동자들의 대우와 처우 문제를 담당하는 노무사도 시대 특수를 반영한 인기직업이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육성되고 올림픽이 열렸던 1980년대는 관련 직종이 대거 유망 직업으로 등장했다. 이때 특히 부상한 직업이 광고기획자, 카피라이
첫 서리가 내리는 들판, 생명이 다해서조차 거름이 돼주는 성자 같은 낙엽이 거리에 나뒹군다. 자연의 순환을 좇아 2013년도 새로운 해를 위해 자리를 내어줄 준비를 하고 있다. 1961년 폐지됐던 지방선거가 1995년에 부활돼 내년에 6회째의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치르면 나이가 19세가 돼 지방선거도 사실상 성년식을 맞이하게 된다. 성인이 되면 과거 피보호자의 신분에서 벗어나 책임과 의무를 스스로 감당하는 성숙된 행동이 필요하듯, 지방선거도 이제는 어수선했던 과거의 모습을 정리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순기능을 충실히 담당하고 있다는 평을 받아야 할 시기가 됐다. 실제로 지방선거가 반복되면서 시청이나 주민자치센터 공무원들의 주민들에 대한 서비스가 각종 금융기관의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에 비교 만큼 좋아졌다. 지방자치단체 스스로의 노력과 유권자들의 높아진 의식 변화가 그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선거철을 맞이해 좀 더 욕심을 낸다면 지방선거에서 공무원들의 엄정한 정치적 중립의무를 주문하고 싶다. 지속적인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안정적인 행정집행이 선행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지방선거에서 공무원들의 정치적 중립의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무원의 정치
“우리 헌법에 왜 국회 해산제도가 없는지 하는 생각을 문득 했다. 딱 국회를 해산시키고 다시 국민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최근 김황식 전 총리의 ‘국회 해산’ 발언으로 정치권이 시끄럽다. 가뜩이나 민생은 뒷전인 채 여야 간 지루한 소모적 대립으로 ‘식물국회’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마당에 전직 총리의 일갈은 정치권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덧붙여 김 전 총리는 “‘국회폭력을 막겠다’고 만든 것이 선진화법인데 선진화법으로 국회가 마비돼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여야 모두에게 민감한 국회선진화법까지 지적하고 나섰다. 김 전 총리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야당이 가만있을 리 없다. 민주당은 “대통령이 마음대로 국회를 해산했던 박정희 유신독재시대로 돌아가자는 말이냐. 헌법정신을 부정하는 발언을 대법관까지 한 전직 총리가 했다는 사실에 어이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오죽하면 그런 말이 나오겠느냐”는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도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어느 정도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