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개월째 이어지면서 초토화에 준하는 무자비한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전쟁 중단 시기를 놓고 여러 견해가 엇갈리지만, 3월말 경 마무리 국면을 보일 것이라는게 대체적 전망이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제 제재, 자유를 수호하려는 서방측의 단합된 의지에다가 전장인 우크라이나가 3월말경이면 겨우내 얼었던 땅이 진흙탕으로 변해 러시아군의 탱크를 동원한 작전이 쉽지 않다는 것이 논거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후하여 ‘정보’의 역할은 지대했다. 정보의 예측적 기능이 십분 발휘되었고,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정보기관들의 정보능력 또한 막강함을 각인시켰다. 한편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 모두가 온라인으로 전쟁상황을 거의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최초의 TikTok 전쟁이다. 러시아 군대가 국경근처에 병력을 증강하고 이동하는데 비밀 정보가 거의 필요 없었다. 냉전기간 동안 소련에 관한 정보의 80%는 비밀 출처였고, 공개출처는 20%에 불과했다. 유비쿼터스시대가 되면서 그 비율이 역전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위력을 발휘한 민간위성사진이 이런 추세를 잘 보여준다. 최근까지만 해도 위성분야는 고비용으로 인해 정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차기 정부 인수위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인수위가 분과별 활동에 들어갔고 당선인의 의지에 따라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 국방부 청사로 결정됐다. 안철수 인수위원장 체제는 윤 당선인의 약속과 신뢰 정치에 대한 기대에 부응했다. 실력주의를 내세운 인수위 구성도 일응 긍정 평가할 수 있다. 이제 윤 당선인호는 초기 이륙 단계를 넘어 1차 안착 지점을 앞두고 있다. 인수위는 차기 정부 5년의 행로에 나침반 역할을 한다. 당선인측은 짧지만 대선 승리후 지난 10여일을 차분하게 복기해봐야 한다. 결정 내용이나 방향은 옳았는가, 의사결정에서 소통 문제는 없었는지. 먼저 청와대 이전 문제는 차기 정부에 많은 시사점을 던졌다. 당초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고 했지만 경호 등의 이유로 결과적으로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또 국방부 청사 이전에 따른 제반 여건, 연쇄 이전과 비용, 교통 등 예기치 않은 논란과 변수들이 드러났다. 대통령과 참모 등은 향후 5년간 대통령 집무실 문제 이상으로 복잡한 이해충돌과 불가측성이 집적된 국내외 현안들을 상대할 때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둘째 인수위 구성과 관련해서다. 이번 인수위는 학교‧지역‧여성 등의 안배가 부족했다는 아
요즘 젠더 갈등과 페미니즘 토론이 뜨겁다.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이슈의 논란에 기성세대와 청년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여성가족부는 역사적 소명을 다 했기 때문이라고 하고 반대쪽에서는 해결되지 않는 성차별, 성폭행 등을 이유로 들면서 대안도 없이 폐지하려 한다고 날 선 토론을 했다. 여성으로 후자의 손을 들어주고 싶지만 전자의 주장 또한 일리가 있다. 젠더 불평등을 없애기 위한 활동들이 소명을 다했다면 어떤 시대적 소명으로 여성들을 불러낼 것인가. 여성의 사회적 참여문제, 현존한 성폭력, 성추행, 인구절벽 등 여성문제가 정치의 쟁점이 된다. 여성이 무엇이기에 정치적인 논쟁이 되는 가? 인류의 보존에는 여성역할이 크다. 냉동된 정자가 아무리 많아도 여성의 몸을 빌리지 않고는 이 세상에 올 수가 없다. 그럼에도 신체구조상 강한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질서가 여성만이 할 수 있는 역할들을 억압했다. 파괴적인 남성들은 전쟁을 일으키고 보호본능이 강한 여성들은 그것을 방지한다. 그래서 가산점을 주고서라도 부처에 여성비율을 높이려는 이유이다. 밥상도 같이 못했던 남녀가 같은 밥상에서 밥을 먹는다고 평등하게 되었다고 하지 않는다. 한부모가족, 성폭력 피해자들은 어떻게 보호할 것인
부자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선을 베풀 수 있는 것은, 정부가 소수의 사람들에게 특혜를 베풀어 부의 불평등을 낳고,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선 행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세상 구조 속에서 부자는, 가난한 사람을 알량하게 도와주고 큰 은혜라도 베푼 것처럼 으스대지만, 과연 이를 정말 ‘자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부자의 만족은 가난한 사람들의 눈물을 통해 얻어진다. 우리가 남의 황금을 빼앗고 땅을 강탈하지는 않더라도 역시 부정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교묘한 약탈행위를 하고 있다. 규모가 크든 작든 어디까지나 정의는 정의이고 부정은 부정이다. 나는 남의 지갑을 털어 돈을 훔치는 자와 마찬가지로,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 턱없이 싼 값에 사는 자도 도둑이라고 부른다. 벽을 부수고 남의 집에서 물건을 훔쳐가는 자만이 약탈자가 아니라 부정한 방법으로 이웃에게서 뭔가를 가로채는 자 또한 약탈자이다. (이오안 줄라토우스트) “가난한 자에게서 재물을 빼앗지 말라. 왜냐하면 그는 가난한 자이기 때문이니라” 하고 솔로몬은 말했다. 그러나 가난하기 때문에 당하는 약탈은 극히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부자는 저들의 가난을 이용해 어쩔 수 없이 자기를 위해 일하게 만들고…
북한은 3·9 대통령 선거일 이틀 뒤인 3.11 북한 주민 전체가 보는 노동신문에서 ‘보수 야당인 국민의 힘 후보인 윤석열이 근소한 차이로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고 보도하였다. 미국 대통령은 취임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북한은 ‘바이든’이라는 실명을 보도하지 않고 있는 상황과 비교해서 매우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군사정찰 위성 중요시험을 명분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2.27과 3.5 연이어 두 번 발사한 이후 대통령 선거 당일에 ‘국가우주개발국’을 방문해서 다수의 군사정찰위성을 쏘아 올리겠다고 하였다. 당선인 발표일인 3.10에는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찾아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시설을 개보수하라고 지시하였다. 이후 3.16 평양 상공에서의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공중 폭발과 3. 20 서해상 방사포 발사 등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과격한 행보가 가지는 노림수는 무엇일까? 북한의 노림수는 분명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미국의 집중력이 떨어진 상황을 이용해서 국방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은 ‘금지선(레드라인)’을 넘는 행위로 우리 및 국제사회가 용인하기 어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공정이란 주제는 매우 중요한 의제로 떠올랐다. 공공선 내지 공적 가치로서의 공정은 민주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임에 틀림 없고, 선진 사회일수록 공정한 사회임은 분명하다.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촛불의 근거가 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만행이 사회를 분열시킬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이들이 표창장 하나에도 공정을 외치면서 검찰 난동을 묵인한 상황이 있다. 당시 공정을 외치면서 집회룰 한 이들은 노동 현장에 있는 젊은이들이 아니라 오히려 강남에서 학력 세습권에 있던 젊은이들이었다.반면 아빠 찬스로 대리 퇴직금이 50억이 되어도 누구도 공정을 외치는 젊은이들의 집회가 열렸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없다. 표창장 하나로 4년을 복역해도 여전히 당연하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50억 퇴직금에 있어서는 조용했다.한편, 지난 2014년 4월 많은 어린 학생들이 눈 앞에서 세월호와 함께 수장되며 드러난 행정부의 무능에 대하여 누구나 슬퍼하고 안타까워했으나 대규모 촛불 집회는 보이지 않았다. 그 후 2016년 10월, 최순실 게이트로 불리는 광화문 촛불의 도화선은 그해 9월 최순실 딸 최유라의 이화대학교 특혜 부정 입학이 불을 당겼고, 결국 정권을
- 백낙청의 깨우침 2022년 대선 이후 “오마이 TV”에 출연한 백낙청 선생의 발언이 주목되었다. 패인 분석과정에서 나온 이야기였다. “이재명이 촛불시민들과의 결합을 좀 더 일찍 더 강력히 했었다면....” 촛불시민과의 결합은 애초 민주당의 선거전략이 아니었다. 이른바 강성기조가 부각될 경우 중간층 포괄이 어렵다고 본 때문이었고 이는 선거과정에서 이재명의 타고난 전투력을 약화시키거나 거세하는 쪽으로 작동하기도 했다. 개혁 기조가 후퇴해버린 것이다. 그러다 보니 역사의 거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담론은 끝내 제대로 나오지 못했고 2022년 대선의 정치는 왜소화되어버린 채 개별적 이해관계에 호소하는 ‘소확행’으로 마무리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을 백낙청은 토로했다.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였다. 2021년 11월 6일, <개혁과전환 촛불행동연대>는 이재명 후보를 초청, 생중계 공개대담을 한 바 있었다. 대선후보로서는 공식 행보 제1차 일정이 된 셈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그리 쉽지 않았다. 촛불과 만나는 일정에 대한 민주당 선대위 내부 반대가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재명 자신의 적극적인 선택이 주효해 촛불시민들과의…
‘리스본에 있으면서 리스본을 그리워하는 게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다면 포르투갈 민속 음악 인 파두 그룹, 마드레데우스(Madredeus)의 음반을 들어보시길’ 소설가 김연수 씨의 신문 칼럼에서 처음 ‘마드레데우스’를 알게 됐다. 7년 전 이야기다. 한 번 찾아서 들어봐야지, 하다 잊어버린 그 이름을 얼마 전 영화잡지에서 다시 보게 됐다. 빔 벤더스를 다룬 기사였다. 빔 벤더스는 다큐멘터리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1999)’으로 쿠바 음악의 매력을 세상에 알리고 ‘파리 텍사스(1987)’ ‘베를린 천사의 시(1993)’로 각각 칸느 영화제 그랑프리, 감독상을 받아낸 올해 나이 77세의 독일 거장. 잡지 기사에는 감독이 미치도록 좋아했다는 포르투갈 음악 그룹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름이 마드레데우스였다. 그들의 노래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영감을 얻어 영화로 만들었고 그 영화에 그룹을 출연시키기까지 했다나. 그렇게 탄생한 영화 ‘리스본 스토리(1994)’는 대중적 인기를 얻지는 못해 존재감 없이 막 내렸다고 한다. 국내 상영이나 했던가. 빔 벤더스를 좋아해 그의 초기작까지 뒤져 찾아봤던 나였지만 ‘리스본 스토리’는 기억에 없다. 그래도 ‘무려’ 빔 벤더스인데!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