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건강과 기후변화, 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방안으로 붉은 고기의 소비를 줄이자는 논쟁이 시작됐다. 프랑스 국립농업식품환경연구소(INRAE)는 그간 학교 식당에서 제공되는 식단의 지속가능성을 연구해 왔다. 지난 2022년 3월 유럽 영양학 저널에 발표된 결과를 보면, 학교 급식에서 일주일에 세 번의 점심은 채식을 제공하고 나머지 두 번은 생선과 흰 살코기(돼지고기와 가금류)를 제공하는 것이 ‘좋은 영양과 환경 존중을 조화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 연구소는 또한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학교 식단에서 붉은 고기를 없애고 흰 살코기와 생선, 혹은 채소 식단의 수를 늘릴 것을 권장한다. 붉은 고기를 흰 살코기나 생선으로 대체하면 탄소 발자국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반추동물의 사육은 온실가스 배출, 물과 토지의 집중적인 사용, 생물 다양성 손실과 같은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한다. 붉은 육류와 우유 생산은 전 세계 농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55%를 차지한다. 소는 메탄을 내뿜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비료를 뿌린 형질전환 콩을 먹는다. 그리고 1kg의 근육을 생산하기 위해 15m3의 물을 삼켜야 한다. 축산업은 아마존 삼림
최근 국방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계엄과 전쟁에 관한 공방이 뜨거웠다. 이 논쟁에 국민의 힘 한기호 의원(3선)의 문자메시지가 기름을 부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되면, 북괴군부대를 폭격, 미사일타격을 가해서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이 피해를 북한에 심리전으로 썼으면 좋겠다"는 문자메시지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보냈다. 신실장은 "잘 챙기겠다. 오늘 긴급대책회의 했다"고 답했다. 소름끼친다. ‘조일 7년전쟁’(임진왜란.1592~1598)이 끝난 뒤 서울의 모습은 눈뜨고 볼 수 없는 지옥이었다. "전쟁이 끝난뒤 흉년에 염병까지 돌아 수구문(水口門. 지금의 광희문) 밖에 버리는 시체가 산을 이뤘다. 그것을 처리하는데 1년이 넘게 걸렸다. 황소 한 마리값이 쌀 서말, 무명 한 필에 좁쌀 두서너 되에 지나지 않았다. 사람 죽으면 달려들어 그 살을 뜯어먹었다. 왜군은 지놈들 필요한 모든 걸 약탈하고, 명군(明軍)은 전국의 소 돼지 개 닭을 다 잡아먹었다. 술 취한 명군이 토악질을 하면 다투어 핥아먹고, 약한 놈은 그것도 못먹어 울부짖었다." 함석헌의 '뜻으로 본 한국역사' 중 조선편 한 대목이다. 어느 시대 어느 대륙에서든 전쟁이 끝나면, 장삼이사 씨알들은
2024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AlphaFold)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과학적 문제 해결에 미친 혁신적 영향력을 상징하는 사례로, 질병 연구와 신약 개발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전 원장 프랜시스 콜린스는 이를 "과학의 판도를 바꿀 만한 업적"이라며 평가했고, 알파폴드가 인간의 직관과 지식을 뛰어넘는 성과를 내자 전문가들은 경악과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러한 AI 기술의 발전은 학문적 성과를 넘어 산업에 근본적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을 시사하며, 챗지피티(Chat GPT)와 제미니(Gemini), 소라(Sora)와 같은 최신 AI 도구들이 산업계 전반에 큰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AI 기술은 데이터 분석과 예측, 의사결정 지원 등 여러 분야에서 인간의 역할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이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특히 AI가 일자리와 사회적 역할, 인간 정체성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는 과거에도 반복된 현상이다. 18세기 증기기관 도입 시기에 기계화로 인해 일자리 감소를 우려한 영국 방직 노동자들이 기계를 파괴하는 ‘러다이트 운동’을 일으켰던 사례가 그 예다. 그러나 기계화는 결국 대규모 생
올해 벌써 네 번째 스토리를 맞이한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수원화성 축제가 지난 10월 20일 일요일에 막을 내렸다. 9월 28일부터 23일간 수원화성 화서문~장안문 일원에서 진행되었고 첨단 특수효과가 동원된 수원화성 미디어아트는 관람객의 오감을 만족시키며,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하였다. 올해는 특히 시민들의 쉼터인 장안공원에 해외 공모작 5개, 국내 공모작 7개, 그리고 테이블 맵핑을 통해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 ‘진찬연’을 미디어아트로 연출하는 등 새로운 시도로 빛의 어울림, 즉 화성(Harmony)을 항해할 수 있었다. 2024년 수원화성 미디어아트 시즌4 「수원화성 화락(和樂)」 주제를 글로벌(Global) 시대에 맞게 브랜딩하고자 ‘하모니(Harmony)’로 컨셉을 선정하였다. 이는 ‘정조대왕’이 개혁 신도시 수원화성에서 꿈꾸었던 여민동락과 애민 정신의 세상을 만들고 백성 모두가 화평하며 즐거운 세상을 바라던 마음을 담은 화합에서 비롯되었다. 수원화성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예술이 함께 조화를 이루며, 현재의 첨단기술로 표현되는 미디어 공간에서 하모니를 이루었다는 행사적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이를 관람하기 위해 수원화성 미디어아트를 찾은 내국인 관
지난 10월 한 달 동안 필자는 뉴욕을 다녀왔다. 뉴욕을 처음 방문한 것은 약 20년 전 미국의 한인회사의 의뢰로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개발을 위하여 파견근무를 할 때였다. 이미 20년 전에도 IT기술 분야에서 한국이 두각을 나타냈지만 한국의 인지도는 무척 낮았다. 20년 동안 K-POP을 시작으로 K-Drama, K-Movie, K-Food 등 K-Culture가 세계인들에게 초미의 관심의 대상이 된 지금은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괜히 친한 척하는 미국인들이 많아졌다. 뉴욕에 있는 동안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과 로제와 브로노 마스가 부른 '아파트' 열풍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되니 과연 K-컬쳐의 존재감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이 곡은 뮤직비디오가 유투브에 공개된 지 12일만에 2억뷰를 달성하고 여러 나라의 음원 차트의 1위를 석권하더니 드디어 빌보드 싱글 핫 100의 8위와 글로벌 1위를 이루었다. 들어보니 과연 중독성이 있고 저절로 어깨가 들썩거린다. 영어 Apartment가 아니라 ‘아파트’는 각 음절을 명확하게 발음해야 하는 단어로 이제는 완전히 한국어가 되어버린 외래어이다. 그것을 좋은 영어발음으로 읽지 않고 그냥 한국발음으로 부른 소절들은 한번
사람들의 내부에 있는 신적 본원의 해방은 필연적으로 사회 체제의 개혁으로 우리를 이끈다. 오래 살면 살수록 내 앞에는 할 일이 더욱 더 많아진다. 우리는 중대한 시기에 살고 있다. 일찍이 사람들 앞에 이처럼 해야 할 일이 많았던 적은 없었다. 현대는 좋은 의미에서의 혁명의 시대, 물질적인 의미가 아닌 정신적인 의미에서의 혁명의 시대이다. 숭고한 사회체제의 이념, 숭고한 인간성의 이념이 창조되고 있다. 우리는 수확을 거두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나지만, 믿음을 가지고 씨를 뿌리는 것은 크나큰 행복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채닝) 모든 사람이 한 형제자매라는 종교적 인식이 널리 퍼져 있는 현대에 진정한 학문은 이 인식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어야 하고, 예술은 또 이 인식을 사람들의 감정 속에 불러일으켜야 한다. 나는 내 눈앞에서 예속과 정치적 속박에 갇힌 민중이 누더기를 걸치고 굶주림에 지쳐 부자들이 호사스러운 술자리에서 모욕적으로 던져주는 음식 찌꺼기를 줍는 민중을 보고, 또 야수 같은 증오와 야만적인 기쁨에 취해 무서운 반역의 충동에 몸을 던지는 그들을 본다. 그리고 그러한 때 야수로 둔갑한 사람들의 이마에도 신의 손가락 자국이 새겨져 있는 것
역시 ‘이름 좋은 책은 옷도 잘 입는다.’ 책 제목이 얼굴의 눈이라면, 표지의 꾸밈은 그 사람 의상과도 같다. 는 생각에 평소 내가 즐겨 써온 문장이다. 좋은 책은 옷도 잘 입는다는 뜻은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과도 맥이 통한다. 책 쇼핑을 나갔을 때, 생각지 않았던 책이 손에 잡혀 책장을 넘기게 되는 경우가 있다. 책 사냥의 쾌감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독서인으로서 미소를 머금게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어지는 생각은 ‘그래 이 책이 내 영혼을 만져주겠지’ 하는 기대감이다. 집으로 돌아와 책장을 넘겨 읽을 때 첫 문장에서 전체를 밀고 나가게 하는 힘이 느껴지는 책이 좋은 책이다. 방송 광고는 20초 전쟁이라고 했다. 20초 안에 살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한다는 순간의 스릴을 강조하는 말이다. 아침햇살이 엷은 안개 같이 숲 속 나무사이로 비단길을 내듯 내리는 아침, 숲의 의자에 앉아 생각에 젖을 때, 내 마음은 고요하고 아늑해진다. ‘너만의 명작을 생각하라’는 은혜의 시간인가 싶어 감사 량이 가슴속으로 차오르기도 한다. 그때 나는 메모를 하며 작은 기쁨 속에 새로운 문장을 구상하면서 한 작품 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안게 된다. 그리고 나 자
‘법적 영역’과 ‘인식의 영역’ 사이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더라도 ‘인식의 영역’에서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보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현장을 다수의 국민들은 두 눈으로 확인했었다. 이것이 법적으로 불기소될 수 있는 사안이라는 것은 틀린 법적 판단은 아닐 수 있지만, 국민의 ‘인식의 영역’에서는 불기소 처분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역시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내렸지만, 이런 검찰의 판단 역시 국민들이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이번에 또 다른 사건이 터졌다. 바로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었던 시절 명태균 씨와 통화했던 녹취가 공개됐다는 것인데, 이번 녹취에서 드러난 사안만 놓고 보면, 탄핵 사유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아무리 당선인 시절이었다고 해도 당선인의 이런 발언을 ‘좋게 말한 것’으로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이다. 또한, 대통령은 명태균 씨와의 관계를 경선 이후에는 끊었다고 말했는데, 통화 시점이 대통령 취임 바로 전날인 2022년 5월 9일이었다고 한다면, 국민들은 이를 두고도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할 것이
국내는 역사전쟁 중이다. 주변 나라와의 전쟁이 아니다. 영화 ‘건국전쟁’으로부터 촉발된 1948년 8월 15일 ‘건국절’ 주장, 일제강점기 한국인의 국적이 일본이었다고 하는 궤변(詭辯), 모두 뉴라이트의 주장이다. 그 주장들은 다음과 같이 잘못된 것이다. 1949년 10월 국회는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3월 1일을 3.1절, 7월 17일을 제헌절, 8월 15일을 광복절, 10월 3일을 개천절 등으로 정하였다. 당초 이승만 정부는 7월 17일을 ‘헌법공포기념일’로, 8월 15일를 ‘독립기념일’로 제안하였는데 국회가 각각 제헌절과 광복절로 수정하여 의결한 것이다. 잘 된 일이다. 개천절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건국기원절’로 경축하던 것을 명칭변경하여 의결한 것이므로 건국절의 뜻을 담고 있다. 이 나라의 반만년 역사를 축소하여 1948년 8월 15일에 건국한 신생국으로 만들려는 것은 누구를 위한 발상인가? 8.15는 영토를 되찾은 날이지 독립을 선포한 날이 아니다. 독립선포는 이전으로 소급한다. 현행 대한민국 헌법(1987년)은 헌법전문에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의 숭고한 독립정신 위에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아 …”라
중장년층이 장기간 재취업을 시도하다 실패하고 창업으로 노선을 튼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인생 제2막을 이렇게 시작한 이들 중에는 다행히 과거보다 더 잘나가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흔하다. 회사 눈치 안 보고 모든 일을 소신껏 할 수 있는 창업은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안정적인 월수입을 만들기 위해서는 주중 주말할 것 없이 일해야 할 때가 많다. 일이 곧 삶이며 삶이 곧 일이 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웃픈’ 말도 있지 않은가. 중장년층이 자영업을 시작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나이’ 때문에 취업 문턱을 넘지 못해서인 경우가 많다. 취업할 곳이 거의 없다보니 일할 곳을 스스로 마련할 수밖에 없고,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채로 섣불리 창업을 했다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이다. 오랜기간 경력이 단절됐다가 재취업에 실패하거나, 동종업계 이직에 실패해 비자발적 백수가 된 사람 중 많은 이들이 창업 후 고생만 하다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 필자는 요즘 SNS 플랫폼 ‘스레드’를 즐겨본다. 스레드에는 재취업과 창업 사이를 고민하거나 창업 후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근황을 공유하기도 한다. 가령, 경력단절없이 재취업을 시도하는 중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