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힘든데 검사해봐도 이상이 없다고 하고 그런데 아프고 치료해도 낫지 않는것이 힘들어요.” 그녀는 종합병원에서 온몸을 스캔하듯이 한 심전도, 심초음파, MRI, 면역학적 검사까지 포함한 가능한 모든 혈액, 소변등의 실험실검사를 포함한 여러 검사상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대해서 힘들어했다. 검사상 이상이 없다면 그건 아직 혈액검사나 가타 영상검사 등에서 측정될 정도의 물질적, 기질적 변화가 없다는것이니까 이제 기능적인 부분에 대해서 치료만 잘하면 되기 때문에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그런말은 그녀에게 전혀 닿지가 않았다. 사실 그녀는 산부인과에서 이미 다낭성난소증후군과 질염, 위염, 경추디스크 진단도 받았다. 다만 그 병명과 그에 대한 약들은 그녀가 가슴을 비롯한 몸의 여러부분에서 두근거리고 목구멍이 답답해서 잠을 자지못하고 다리와 둔부, 목과 어깨 등 전신의 여러군데에서 발생하는 고통에 도움을 줄수 없었다. 그녀는 내원시 심한 우울과 중등도의 불안소견을 보였는데 그녀가 가장 불안한 원인은 무슨병인지 모르는데 힘든 증상들이 있는것이라고 하였다. 그녀는 피임약을 다시 복용하기 시작하고서부터 두근거림이 다시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그 피임약은 정맥혈전의 부작용이
“방역은 과학이다” 그렇다. 칼럼을 쓰기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백신 접종 후 사망사례’가 백신의 부작용으로 사망에 이른 것인지, 사망한 사람이 사망 전 백신을 접종한 상황인지 구분하지 않고 단순 사실을 중계한 언론이 문제라고 바라봤다. 선거를 의식해서 정치의 이슈로 백신과 방역을 논하는 것이냐고 의심을 가졌다. 정치가 끼어들면 불안은 불신과 불만으로 부정적 감정을 키우고 이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다시 정치의 힘을 빌리게 만들려는 계산이 아니겠냐 싶었다. 백신과 방역은 의학과 과학의 전문성을 요구한다. 백신 접종이 기대한 대로 빠르고 대량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이었다면 “(방역을) 정치의 문제로 치환하려는 것이냐?” 같은 질문을 논할 가치도 없었다. 초기 방역에 실패했던 이탈리아와 미국 등은 초기 방역에 실패했다. 이탈리아는 하루 신규 확진자 4만 여명을 넘겼었고, 미국은 지난 1월초 30만 여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작년 연말 하루 1237명의 확진자수가 최대였다. 나라마다 방역 상황이 다르다. 한국의 초기 방역은 대체로 성공적이었다. 이제 감염병 유행을 통제하는 상태인 ‘집단면역’ 단계를 내다봐야 한다. 감염 후
상대에 대해 나쁜 감정이 일어나면 그를 비난하고 싶어지는 법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난을 하기 시작하면 그에 대한 나쁜 감정이 더 커지기 마련이다. 가장 일반적이고 널리 퍼져 있는 미신 중의 하나는 인간은 저마다 정해진 본성을 가지고 있어서 착한 사람, 나쁜 사람, 현명한 사람, 어리석은 사람, 열정적인 사람, 냉철한 사람 등이 있다는 미신이다. 우리가 어떤 사람에 대해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일 때보다 좋은 사람일 때가 더 많고, 어리석을 때보다 현명할 때가 더 많으며, 냉정할 때보다 정열적인 때가 많다거나 그 반대로도 말할 수는 있지만, 만약 어떤 사람은 언제나 선량하고 현명한데 다른 사람은 언제나 사악하고 어리석다고 말한다면 그건 잘못된 것이다. 너는 이웃의 약점을 보고 있지만, 그의 선행 하나가 너의 한평생보다 더욱 신을 기쁘게 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네 이웃이 불행히도 죄에 빠졌을 때, 너는 그가 그 전에 흘린 눈물도 모르고 그 뒤의 참회도 모르며, 그의 슬픔과 상심의 목격자인 신은 그를 용서했는데도 너는 여전히 그를 비난하고 있다. (성현의 사상) 사람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다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쨌든 양쪽에 다 잘못이 있다. 만약 한쪽이…
약 40년 전 어느 날 사회면 톱기사다. 6·25 때 월남하여 성공한 한 노인이 강도에게 살해되었다. 그는 열심히 일하여, 돈 참 많이 벌었다. 그의 여러 빌딩들 가운데 가장 허름한 게 장충동에 있었다. 노인은 그 건물의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밑 삼각진 작은 공간에서 일을 봤다. 낡은 전기장판, 전화, 오래된 치부책들 몇 권, 볼펜 두어 자루, 목침 하나가 용품의 전부였다. 점심은 항상 혼자서였고 언제나 값싼 짜장면이었다. 노인은 이렇게 살아서 부자가 되었고, 그 노하우는 비극의 원인이 되었다. 화려하고 당당한 부자들의 가슴 속에 이 노인의 영혼이 들어 있지 않을까. 어느 날 저녁, 스무살 쯤 된 청년이 침입하여 주판을 놓고 있던 노인을 놀라게 했다. “돈 내놔.” “뭐 이 도둑놈의 새끼야.” 노소(老少)가 실랑이 하던 중, 허리춤을 잡힌 청년이 위협용으로 품고 간 칼로 노인을 찔렀다. 부노(富老)의 삶은 그 시간 거기서 멈췄다. 어설픈 청년 강도의 삶 역시 사실상 끝났다. 나는 당시 20대 신문방송학과 복학생이었는데, 그 시절 수첩에 아쉬운 미담들이 적혀있다. 지갑을 털어 주면서, “앞날이 창창한 놈이 왜 이렇게 사냐? 이거 가져가 쓰고, 다음에
“불가리스,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 지난 4월 13일 서울 중구 청파로 LW컨벤션에서 한국의과학연구원이 주관한 '코로나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개발 심포지엄'에서 박종수 항바이러스 면역연구소장의 발표를 언론이 보도한 핵심 내용이었다. 기사에는 “원숭이 폐 세포에 배양한 코로나 바이러스에 불가리스를 투여했더니 바이러스 저감률은 77.78%로 나타났고, 개의 신장 세포에 배양한 감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불가리스를 투여한 결과 바이러스 저감률이 99.999%로 나타났다.”는 내용도 이어졌다. 뉴시스를 시작으로 여러 언론이 춤을 췄다. 한국경제신문은 심포지엄 당일 16시 20분 인터넷판에 「“남양 ‘불가리스’ 코로나 예방 효과 있다” 연구결과 발표」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발효유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 효과 연구결과 나와 완제품(불가리스)에서 새로운 가치가 발견돼 의미가 있다”고 부연했다. 기사는 “불가리스가 91년 출시 후 30년 넘게 국내 장발효유 판매량 1위를 지키고 있고, 꾸준한 연구와 품질 개선으로 누적판매량 30억병을 돌파했다”며 한껏 띄우며 끝맺는다. 기사 작성자는 객원기자였다. 남양유업 주가는 전날 대비 8.57% 올라 종가기준 38
캐나다는 기본소득의 고요한 혁명이 이미 시작된 듯하다. 지난해 6월 20일 라디오 캐나다 발표에 따르면, 59%의 캐나다 국민이 기본소득을 찬성하고 있다. 앵거스 레이드(Angus Reid) 연구소가 캐나다인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기본소득을 가장 지지한 곳은 퀘백(Québec). 퀘백인 66%가 기본소득을 지지하고 있어 전국 평균을 훌쩍 넘었다. 그 뒤를 온타리오(Ontario)와 브리티시 컬럼비아(Colombie-Britannique)가 쫓고 있다. 이 연구소의 코진스키(Dave Korzinski) 소장은 “퀘백은 기본소득에 대해 진보적이어 이 결과는 결코 놀랍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4월 8일 트뤼도(Justin Trudeau) 수상의 기본소득 제안 때도 마찬가지. 캐나다 정부가 18세부터 64세까지의 시민에게 기본소득을 주자고 제안하자 퀘백 주가 가장 환영했다. 퀘백의 정치인들은 오랫동안 기본소득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 왔다. 퀘백자유당은 육체·정신 장애인들을 위해 최초로 기본소득을 창설해 다른 수당과 병과할 수 있도록 했고, 퀘백당 역시 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여론수렴을 당의 프로그램으로 정했다. 2012년 사라진 퀘백
엇박자 날갯짓이 유리벽에 부딪혀 파닥거린다 갇힌 순간 바람과 공기의 흐름을 잃은 새는 계단을 흐르는 미세한 공기의 흐름조차 감지하지 못했다 짹짹, 금세 밖으로 뛰쳐나갈 것 같은데 새는 생각을 찢을 수 없다 옥상 문을 열고 빗자루를 들어 새를 몰았다 뿔 없는 작은 짐승이 몸을 돌려 포효하듯 빛을 향해 날아갔다 ▶약력 ▶2009년 정신과표현으로 등단 ▶시집 「침향」, 「아무도 연주할 수 없는 악보」 외 ▶한양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 전공 ▶한국시인협회 회원 ▶한국작가회의 회원
신을 의식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을 만큼 쉬운 일이다. 그러나 신을 배워서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명하고 겸손한 사람은 인간의 지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 한계를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자신의 영혼과 자신을 창조한 자에 대한 개념도 결국 순수한 영혼만이 볼 수 있는 것처럼 분명히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그 한계 안에서 찾으려 한다. 그는 그 개념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자신이 참으로 높은 존재와 마주하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는 것으로 만족하며 그 속을 들여다보려 하지 않는다. 그 한계를 넘어서는 것은 인간의 본성에 어긋나는 공허한 관념에 불과하다. 또한 인간의 지성은 항상 감정이 요구하는 것에 굴복하고 만다. (루소) 내 마음속의 빛, 속의 빛이란 말로 하기가 어려운 건데, 있기는 분명히 있지 않아요? 무슨 이상한 걸 봐야만 아는 것이 아니지요. 우리가 생각하기에도 그건 있어요. 깊이 생각해보면 우리 속이 캄캄 어두울 때가 있고 밝을 때가 있단 말이에요. 그건 우리도 환히 아는 일, 우리 정도로도 그것은 아는 거지요. 그런데 밝을 때가 있다고 해서 그것이 내가 힘써 된 거냐 하면 그건 것은 아니에요. 또 캄캄하다고 해서 내가 그러고 싶어
오랜만에 야권의 공식선거 승리가 목전에 와있던 선거 며칠 전, “보궐선거에서 야권이 이기면 뭘 가장 뭘 하고 싶을까?”하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가장 많은 사람이 비슷하게 예상한 것은 “김어준을 TBS에서 퇴출시키려 하지 않을까?”였다. 아니나 다를까 선거승리 후 ‘김어준원정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야당이나 시민단체가 고발하고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던 순서에 이번은 감사원이 끼어들었다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익히 보아오던 패턴이다. 장단에 추임새가 빠지면 허전하듯이 언론도 신이 났다. 처음엔 고액출연료로 논란으로 대중의 위화감을 자극하더니 법인명의 수령을 두고 바람을 잡는 꼴이 ‘김어준게이트’를 학수고대 하는 모양새다. 어쩌다 김어준은 이토록 무림의 공적이 되었을까? 야권과 보수언론에서는 지속적으로 김어준의 정치편향성을 문제 삼아왔다. 허구한 날 정부를 씹는 것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채우는 종편이나, 아예 유가부수를 조작해 정부지원 광고홍보비를 과다수령해온 보수언론들이 정치편향성을 거론하다니.. 마치 미얀마 쿠데타군부가 준법과 질서를 외치는 것과 같은 당혹감을 느낀다. 하긴 미얀마군부가 시민들과 내전 중이라면 우리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전쟁 중인데
16세기는 서양 과학사의 일대 전환을 기록했다. 《과학과 근대세계(Science and the Modern World)》를 쓴 철학자 알프레드 화이트헤드가 명확히 짚어낸 듯이 “16세기는 기독교가 서구를 지배한 시대가 깨져나가면서 근대 과학이 출현한 세기”다. 그가 이 시대의 대표적 과학자로 꼽은 인물은 코페르니쿠스와 해부학의 대가 베살리우스다. 우연의 일치처럼 1543년은 바로 이 두 사람의 책이 나란히 출간된 해였다. 태양이 아니고 지구가 돈다는 주장을 실은 《천체세계의 회전에 대하여(On the Revolutions of Celestial Bodies)》와 인간의 육체 내부를 들여다본 《인간의 육체, 그 구조에 관해》가 그 책들이다. 코페르니쿠스의 책 제목에 있는 ‘Revolution’은 회전한다는 뜻을 가진 ‘revolve’라는 영어 단어처럼 “회전(回傳)”을 의미했는데 결국 과학사의 ‘혁명’을 주도한 결과를 가져왔다. 지구가 중심이었던 세계가 태양으로 바뀌었으니 그때까지의 모든 사유의 구조가 뒤집어지고 말 수 밖에 없는 건 당연했다. - 과학사의 혁명 코페르니쿠스와 베살리우스는 탐구대상의 크고 작음은 있지만 한없이 잘게 쪼개고 한없이 확장하는 무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