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당 대표에 취임한 지 100일이 지났다. 이준석 대표의 100일은 어떤 평가를 받을까? 평가를 하기 전에 먼저 생각해 볼 점은, 이준석 대표는 평시의 당 대표가 아니라 대선 시즌의 당 대표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대선을 앞둔 시점의 당 대표는 그리 주목을 받지 못한다. 그 이유는 이렇다. 첫째, 대선 경선이 시작되기 전에 대선 예비후보들은 자칫 자신이 경선 룰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까봐 당 대표와 기싸움을 벌인다. 이런 상황에서 당 대표가 뭔가 개혁이라도 할라치면 오해를 받기 십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 대표가 뭔가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둘째, 일단 대선 경선이 시작되면, 여론의 관심은 경선에 쏠리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당 대표가 여론의 관심을 받기는 힘들게 된다. 셋째 경선이 끝나고 당의 최종 대선후보가 결정되면, 모든 당무의 중심은 대선 후보가 갖게 마련이다.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대선 후보 중심으로 당이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넷째,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에는, 새로운 대통령에게 모든 관심이 쏠리게 되고, 반대로 대선에서 실패하게 되면, 당 대표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런 상황들을
내년 대선이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당내 경선과 여론조사 등을 통해 여야 유력 후보군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이번 대선은 최근 두 차례(2012년, 2017년) 치러진 대선과 달리 여·야와 당내 경선 구도가 접전 조짐을 보이면서 정책 대결보다는 네거티브 난타전에다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하는 등 선거 과열의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여야와 각 후보 진영은 이른바 ‘사주고발’·‘대장지구’ 의혹 등을 둘러싸고 피아 구분 없는 백병전 같은 싸움을 하고 있다. 특히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자가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자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지난 16일에는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지자들이 방송토론회가 끝난 뒤 같은 당 홍준표 의원에 달려드는 과정에서 홍 의원 캠프 관계자가 다치는 일이 벌어졌다. 아무리 경쟁이 치열해진다고 해서 물리력을 사용하는 것은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또 추석 연휴 전 윤석열·유승민 야권의 두 경선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가 일부 극우 지지자들의 강력한 제지를 받는 등 곤욕을 치렀다. 지금은 코로나 충격과 부동산 폭등 등으로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더욱 심화
정치에 대한 철학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기이다. 필자는 정치적 통합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피력하고자 한다. 정치의 핵심은 “통합”에 있다. 통합은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를 하는 것이다. ‘더하기’는 유기체적이지 못하고 분절적이다. 정육점에 가서 돼지고기 600g을 샀으나 식구가 먹기에 부족하여 200g 더 달라고 하면 따로 떼어 ‘더해서’ 준다. 따라서 ‘더하기’ 정치는 언제든지 분리해서 쓸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나누기)’와 비슷한 현상이다. 이합집산이 이루어지는 정치 형태가 된다. 비록 정치가 생물이라고 하나 그 생물은 자신이 뛰어노는 바다나 강물을 떠나서 살 수 없기에 정치는 “×(곱하기)” 즉, 유기체적이어야 한다. 유기체(有機體, organism)란 ‘생물에서 세포, 조직, 기관 등을 형성하고 각각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통합되어 체제(organization)를 성립하는 ’이다. 예를 들면 우리 인간은 유기체적이다. 인간이라는 통합된 전체를 유지하기 위해서 간, 쓸개, 위가 더하기 처럼 따로 존재하면 바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 각 세포가 조직을 이루고 그 조직이 기관이 되고 최종적으로 하나의 통합된 유기체를 형성한다. 각 요소가…
코로나 사태가 델타 변이 등의 등장으로 장기화 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삶은 더욱더 피폐해 지고 있다. 목숨을 끊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한, 두 번이 아니다. 한편, 오히려 이 시기에 부유한 이들은 더욱 부유해졌다는 뉴스도 있다. 인간이 평등하다는 것을 부정하는 이는 없고, 각 개인의 다양한 삶이 인정되는 시대지만, 이런 식으로 특정 계층 사람이 죽음을 쉽게 겪는 사회적 다양함이란 공정한 것 같지 않다. 아니 인간이 평등한 시대라고 하지만, 우리 인간 사회가 결코 평등한 것 같지 않다. 그런데 공정한 과정으로 돈을 벌었다면, 그/그녀가 고액을 지불해 비행기 일등석에 타서 좋은 대우를 받는다고 불공정하다고 말하지 않는 것처럼 다양한 형태의 삶이 있는 인간 사회에서 평등함이 자리 잡으려면 공정해야 한다. 일등석과 일반석을 인정하듯이 이때의 공정이란 다양성의 존중이다. 한편 서로 다른 차이로 생겨나는 다양성의 존중은 무엇에 기반하는가 생각해 본다면 각 존재의 존엄성이다. 서로 다른 우리 모두 존엄한 존재로서 존중될 때 평등하고, 공정함이 자리잡는다. 공정이란 말이 다양성이 존중되지 않은 채 단지 표피적으로 똑같이 취급받는 것을 의미한다면 오히려 진정한 그 뜻을 잃는 셈
현인은 자신의 현재의 처지를 굳이 바꾸려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신의 법칙, 즉 사랑의 법칙의 수행은 어떠한 상태에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군자는 모든 것을 자신에게서 찾고 소인은 모든 것을 남에게서 찾는다. (공자) 나는 내 운명을 한탄하거나 핑계 삼지 않았다. 그러나 딱 한 번, 신발이 없는데 그것을 살 돈마저 없었을 때, 나도 모르게 불평한 적이 있었다. 나는 그때 무거운 마음으로 쿠파의 한 커다란 이슬람 회당에 들어갔는데, 거기서 나는 발이 없는 사람을 보았다. 그래서 나는 신발이 없을 뿐 멀쩡한 두 발을 가진 것에 대해 신에게 감사했다. 현자는 마음속에 하늘의 섭리를 의식하고 있어서, 문밖에 나가지 않아도 알아야 할 것은 다 알고 있다. 멀리 가면 갈수록 정말 아는 것은 적어진다. 그러므로 현자는 여행을 하지 않아도 알아야 할 것은 알고, 사물을 보지 않아도 그것이 어떤 것인지 알며, 직접 뛰어들지 않고도 위대한 일을 하는 것이다. (노자) 자신의 처지에 불만이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두 가지 방법으로 바꿀 수 있다. 즉 자신의 생활조건을 개선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자신의 마음가짐을 개선하는 것이다. 앞의 것은 언제나 가능하다고 할 수 없지만 뒤
부드럽고 유연하지만 힘이 느껴지는 피아노곡은 단연 짐노페디(Gymnopédies)다. 이곡은 프랑스 작곡가 에릭 사티(Erik Satie)의 대표작이다. 짐노페디란 무엇일까. 프랑스어 사전에서 찾아볼 수 없는 단어다. 문학을 즐겼던 사티는 플로베르의 소설 살람보(Salammbô)와 고대 그리스춤에서 영감을 얻어 ‘짐노페디’를 만들었다. “벌거벗은 아이들이 추는 춤.” 사티는 몽마르트르를 오가며 말라르메, 베를렌느, 꼭도, 피카소 등을 만나 우정을 쌓고, 카바레 ‘검은 고양이’에서 피아노를 치곤 했다. 이는 그의 음악에 큰 영향을 줬다. 주옥같은 그노시엔느(Gnossiennes)도 마찬가지다. 그리스어 ‘크노소스’에서 영감을 얻었다. 인생은 아이러닌가. 피아노에 소질이 없다는 평가를 받던 사티가 피아노의 대가가 됐으니 말이다. 사티는 노르망디 옹플뢰르(Honfleur)에서 태어났다. 여섯 살 때 파리로 오지만 갑자기 어머니를 잃고 형과 함께 다시 옹플뢰르 할머니에게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할머니마저 의문의 죽음을 당하자 다시 파리로 아버지를 찾아오게 된다. 열 살 연상의 피아노 선생과 재혼한 아버지. 그 여인이 사티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준 것이다. 사티는 주로
“지난해 6월 기준 공무원 1인당 맡아야 하는 주민 수는 경기도가 3083명, 서울시가 844명으로 경기도가 무려 4배가 더 많아 도민에게 마땅히 돌아가야 할 행정서비스의 질적 저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는 경기도의회 김봉균 도의원이 지난 15일 열린 제354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한 5분 자유발언이다. 전국 최대·최고 규모 지방정부의 위상에 걸맞은 조직 규모 격상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그의 주장에 공감이 간다. 실제로 지난 8월 기준 경기도의 인구는 1387만 명인데 서울시 인구는 978만 명이었다. 무려 400만 명이 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400만 명은 강원도, 전라북도, 제주도 인구수를 합친 것이다. 지역 내 총생산도 서울시보다 경기도가 많다. 그런데 앞에서 짚은 것처럼 공무원 1명이 맡아야 하는 주민 수는 서울시의 4배다. 게다가 오세훈 서울시장이 장관급 대우를 받고 있지만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차관급이다. 임명직 공무원인 서울시 부시장이 차관급이니 도지사는 물론 도민들의 자존심이 상할 만도 하다. 1급 공무원도 서울시가 8명인데 경기도는 부지사 포함, 4명에 지나지 않는다. 김 의원은 특히 열악한 환경의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의 현실을 지적했
탈레반의 20년 만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은 그 신속함과 정부군의 무력함에 국제사회는 허탈해하면서 향후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20년 전과 오늘의 탈레반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과연 지금의 탈레반 지도부들이 언명한 여성인권 보장, 언론자유 등의 약속이 지켜질지에 대해 우려스러운 눈길을 보내고 있다. 우리에게는 미군 철수가 심각한 안보공백과 국가생존을 위협하는 요소임을 새삼 일깨워준 사변이 되었다. 한편으로 아프가니스탄의 조기 몰락 원인을 놓고, ‘영원한 전쟁’을 끝내고 중·러에 집중하겠다는 미국의 전략적 목표전환과 다양한 부족으로 뒤섞인 아프간 속성 파악 실패와 더불어 정부군의 싸울 의지와 역량 부족 등이 겹치면서 일어난 참사라는게 대체적으로 일치된 분석이다. 그러나 이 분석에는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이 빠졌다. 바로 탈레반이 20여 년 간 교활하게 수행해온 심리전이다. 국제위기그룹은 2008년 한 보고서에서 “탈레반은 오래전부터 교묘한 커뮤니케이션 수법을 창안하여 자신감 있게 활동을 펼쳐왔다”고 지적한 바 있다. 활용 가능한 모든 미디어를 동원하여 아프간 민족주의를 자극하고, 카불 정권과 그 후원국들의 정책실패를 과장되게 호도했다. 초기에는 팸플릿, 카세트테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