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기에 천재 딸 셋이 태어났다. 그들의 삶은 하나같이 비운(悲運)의 시간이었다. 황진이 허난설헌 이숙원이 그들이다. 여염집 처자가 예술적 재능을 타고난 것은 대개 불행의 원인이었다. 치명적인 저주가 되기도 했다. 몽매하고 흉악한 시대였다. 황진이는 시서화무(詩書畵舞)의 탁월한 종합예술가로 당대를 풍미했다. 기생이었기에 가능했다. 성리학이란 게 이 얼마나 난폭한 세계관인가. 난설헌과 진이에 비하여 덜 알려진 숙원은 이들 못지않은 천재였다. 왕실 후손으로 출세길을 마다하고 시골 군수를 지냈던 이봉(李逢)의 서녀였다. 멸문폐족의 한 처자와 화합하여 얻은 이 특별한 딸은 아비의 문재를 내려받아 총기 넘치고 영민하였다. 어린 나이에 자신의 호를 옥봉(玉峰)이라 지었다. 이봉은 '옥돌이 아름답게 솟아오른 봉오리'에 크게 감탄했다. 그날부터 숙원은 옥봉이 되었다. 그 이름은 아비가 하늘까지 높여준 자존감의 기호였다. 딸은 무시하고 첩의 딸은 더욱 심하게 냉대하는 천형의 세상에 던진 돌팔매였다. 옥봉은 열다섯에 당시 젊은 관리 중에 가장 촉망받던 엘리트 조원을 찍어 그의 소실로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이봉은 딸을 위하여 그에게 청혼한다. 일언지하에 거절당하는 수모를…
사람들의 내부에 있는 신적 본원의 해방은 필연적으로 사회 체제의 개혁으로 우리를 이끈다. 오래 살면 살수록 내 앞에는 할 일이 더욱더 많아진다. 우리는 중대한 시기에 살고 있다. 일찍이 사람들 앞에 이처럼 해야 할 일이 많았던 적은 없었다. 현대는 좋은 의미에서의 혁명의 시대, 물질적인 의미가 아닌 정신적인 의미에서의 혁명의 시대이다. 숭고한 사회체제의 이념, 숭고한 인간성의 이념이 창조되고 있다. 우리는 수확을 거두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나지만, 믿음을 가지고 씨를 뿌리는 것은 크나큰 행복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채닝) 모든 사람이 한 형제자매라는 종교적 인식이 널리 퍼져 있는 현대에 진정한 학문은 이 인식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어야 하고, 예술은 또 이 인식을 사람들의 감정 속에 불러일으켜야 한다. 나는 내 눈앞에서 예속과 정치적 속박에 갇힌 민중이 누더기를 걸치고 굶주림에 지쳐 부자들이 호사스러운 술자리에서 모욕적으로 던져주는 음식 찌꺼기를 줍는 민중을 보고, 또 야수 같은 증오와 야만적인 기쁨에 취해 무서운 반역의 충동에 몸을 던지는 그들을 본다. 그리고 그러한 때 야수로 둔갑한 사람들의 이마에도 신의 손가락 자국이 새겨져 있는 것을
국내외적 안보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잇따른 말 폭탄이 민심과 여론을 자극하는 상황이다. 김 부부장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핵 공갈’을 연상케 하는 막말도 서슴지 않고 있다. 정권교체기를 맞고 있는 시점에 안보 문제를 놓고 여야가 엇박자를 내는 것은 국민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일이다. 이럴 때일수록 초당적인 자세로 점증하는 안보 불안에 대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 김여정 부부장은 며칠 전 서욱 국방부 장관을 향해 “동족끼리 불질을 하지 못해 몸살을 앓는 대결광”이라며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핵보유국을 상대로 객기를 부린다”는 협박 발언도 내놓았다. 서 장관이 북의 도발에 대해 “미사일 발사징후가 명확할 경우 발사원점과 지휘시설을 정밀 타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경고한 데 대한 신경질적인 반응이다. 김 부부장은 4일에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남조선이 우리와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는 상황이 온다면 부득이 우리의 핵 전투 무력은 자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게 될 것”이라고 공갈을 이어갔다. 그는 “이런 상황에까지 간다면 무서운 공격이 가해질 것이며 남조선
이 세상의 삶은 결코 눈물의 골짜기도 아니고, 시련의 장소도 아니며,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멋진 것이다. 삶의 기쁨은 순간순간 하늘의 뜻을 알아채면서 살아간다면 계속 증가할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지금까지의 만족과 기쁨을 잃어버리며 탄식하고 슬퍼한다. 그러나 기쁠 때는 순수하게 기뻐하되, 기쁨의 원인이 사라질 때도 슬퍼하지 않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으로 현명한 사람이다. (파스칼) 늘 쾌활함을 유지하는 비결은 사소한 일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운명이 가져다 주는 사소한 기쁨에 감사를 잊지 않는 것이다. (스마일스) 만족을 찾아 헤매지 말라. 그보다는 항상 모든 것 속에서 만족을 발견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너의 일이 바쁘더라도 마음이 자유롭다면,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너에게 만족을 줄 것이고, 네가 듣는 모든 이야기 속에서 흥미롭고 즐거운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만약 네가 인생의 목적을 만족에 둔다면, 아무리 재미있는 순간을 만나도 결코 진심으로 웃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존 러스킨) 진정한 현자는 언제나 쾌활하다. 기쁘게 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인생은 기쁨을 위해 주어진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만약 기쁨이 끝났다면 자기가 어디가 잘못
한 주를 월요일 시작하는 아침마다 서클 대화 시간을 갖는다. 거창한 활동은 아니고 아이들과 동그랗게 앉아 주제 2~3가지를 골라 이야기를 나누는 친교 시간이다. 주말에 무엇을 하며 지냈는지를 말할 때도 있고, 이전 일주일 동안 가장 즐거웠던 순간을 말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끊임없이 떠드는데 굳이 대화 시간까지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이 들 수 있다. 이렇게 대화하는 시간을 만들지 않으면, 일상적인 이야기 한마디 나누지 않은 채 공간만 공유하는 친구들이 반에 의외로 많다. 얼마 전 서클 시간에 뽑힌 주제는 ‘가장 갖고 싶은 것 5가지 말하기’였다. 어린이와 청소년 중간에 서 있는 6학년 아이들이니 다양한 품목이나 종목들이 나올 거라고 기대했다. 어른은 모르는 아이들의 유행 아이템 같은 걸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이십여 명의 친구 중에서 한두 명만을 제외한 아이들이 모두 비슷한 대답을 했다. ‘롯데월드타워, 빌딩, 강남 아파트, 목 좋은 곳의 땅, 삼성전자나 테슬라 주식. 등등’ 부동산이나 주식을 말하지 않은 소수는 건담이나 아이폰, 아이패드 같은 물품을 말했다. 모두 초등학생이 갖기에 결코 저렴한 물건들은 아니었는데, 앞서 이야기…
윤석열 행정부의 초대 총리로 한덕수 전 총리가 내정됐다. 안철수 위원장이 총리직을 맡지 않겠다는 결심을 밝힌 이후, 총리 인선은 급물살을 탔다. 안 위원장의 이런 결심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안 위원장이 초대 총리를 맡았을 경우, 본인의 행정 경험에는 유익할 수 있지만, “정치 초보 대통령”과 “행정 초보 총리”라는 조합이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었다. 더구나 윤석열 행정부는 향후 최소 2년간은 “압도적 야대(野大) 상황”에서 국정을 이끌어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두 사람 중 최소한 한 명이라도 경험이 풍부해야 함은 당연하다. “압도적 야대(野大) 상황”은 벌써부터 잘 드러나고 있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킨 임대차 3법을 인수위가 손보겠다고 하자, 민주당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계약 갱신율이 70%에 이르고 있는 등 세입자들과 무주택자의 주거가 안정돼 가고 있다"라면서 "(축소나 폐지하면) 임대차 시장에 대단한 혼란이 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가 반복적으로 사과했던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을 민주당은 바꿀 의사가 없으며, 인수위의 임대차 3법 수정 혹은 폐지 시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조선 건국에 깊이 관여한 무학대사와 삼봉 정도전이 궁궐의 좌향을 놓고 치열하게 맞섰다는 역사는 유명한 얘기이지요. 무학은 “인왕산(仁旺山)을 주산으로 유좌묘향(酉坐卯向)이나 해좌사향(亥坐巳向)으로 대궐을 지어야 한다”고 한 반면에 삼봉은 “북악산을 주산으로 임좌병향(壬坐丙向-정남에서 동쪽으로 약 15도 틀어진 방향)으로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그러니까 무학은 인왕산을 뒷산, 낙산을 앞산, 북악산을 좌청룡, 남산을 우백호로 삼자 한 것이고 삼봉은 북악산을 뒷산, 남산을 앞산, 낙산을 좌청룡, 인왕산을 우백호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는 뜻이에요. 이 대결은 결국 왕실이 ‘도선비기’와 같은 주장을 한 정도전의 견해를 받아들임으로써 종지부를 찍었어요. 그래서 조선의 대궐은 임좌병향으로 지어지게 된 거예요. 하지만 그 이후로도 풍수학적인 논쟁은 끊임없이 일어났지요. 지금의 경복궁은 자좌오향(子坐午向=정북 방향을 등지고 정남향을 바라보는 방향)을 하고 있는데 임진왜란 이후 복원하는 과정에서 바뀌지 않았나 추정되지요. 만약 경복궁의 좌향이 원래대로 임좌병향으로 유지됐다면 조선은 그렇게 허망하게 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말도 나오지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청와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4주 연속 상승하고, 강남권에서 신고가 거래가 나타나고 있다. 윤석열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강남4구 집값은 전주 보합(0.00%)에서 이번 주 상승 전환(0.01%)했다. 특히 강남구(0.01%)는 재건축 단지 위주로 신고가가 발생했다. 민간 지표에서도 지난주 보합이었던 서울 아파트값이 한 주 만에 다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R114를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0.01% 올랐다. 일반 아파트는 보합(0.00%)인데 건축(0.05%)이 상승을 주도했다. 또 재정비 사업이 거론되는 일산(0.09%)·분당(0.08%)·중동(0.06%)·산본(0.01%) 등 수도권 1기 신도시의 집값 상승 조짐도 두드러졌다. 새 정부는 안전진단 문턱을 낮추고 용적률을 높여 재건축·재정비 사업을 활성화하려 하고 있다. 40~60%인 주택담보인정비율(LTV)도 최대 8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인수위는 현행 75%인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최고 세율을 1년간 한시적으로 내려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로 했다. 여기에 윤 당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