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영광스러운 일이고 최고의 생일 선물입니다.” 지난8일 영국에서 코로나에 대한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세계 최초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을 접종한 90세 할머니 마가렛 키넌이 밝힌 소감이다. 2020년 한해 지구촌을 지배해온 코로나에 대한 인류의 응전이 본격 가동됐다. 그러나 백신 효능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만큼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유럽에선 15C 이후 육해상 연결 요충지인 이스탄불을 근거지로 오스만제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했고 이어 스페인과 포루투갈, 네덜란드가 항해술(나침반 등)을 무기로 해상 무역을 장악해 나갔다. 그러나 얼마되지 않아 패권은 영국으로 넘어갔다. 1588년 스페인은 영국을 침략하는데 함대의 절반이 전복됐다. 영국을 상대하려면 북해를 항행해야 한다. 그런데 혹한에다 세계에서 가장 사나운 바다로 유명한 북해를 스페인 해군이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임진왜란때 명량해전에서 일본이 133척의 전선을 갖고도 물살의 변화가 심한 울돌목에서 12척의 이순신 수군에 대패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영국이 막강한 해군력으로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을 건설하게 된 힘의 원천은 이처럼 열악한 해상 환경에 맞서는
보길도는 기억의 창고다. 첫 장편소설을 집필했고, 어머님과 별리, 여인과 별리, 백구 토순이와 별리, 필자에게는 이별의 공간이었다. 큰형님의 공직생활을 기점으로 보길도와 맺은 인연은, 수원서 열차로 광주에 와 시외버스로 환승하여 땅끝 마을 항에 도착하면, 30분 간격으로 항해하는 철선을 타고 노화도 산양진항에서 정박한다. 승용차로 15분간 달리면 국문학사에 길이 남는 가사문학의 최고봉인 조선시대 고산 윤선도가 ‘어부사시사’를 지었던 곳, 보길도다. 세연정과 동천석실, 곡수당과 낙서재, 부용동 원림을 둘러보고, 예송리 해변 자갈을 밟고 건너편 예작도를 바라보면 조석으로, 지는 해의 찬미와 함께 황홀한 일출광경의 진미를 느낄 수 있다. 여름철이면 예송리, 중리, 통리해수욕장에서 피서를 즐길 수 있고, 북바위와 송시열 선생이 쓴 글씐바위, 보죽산, 복생도를 둘러볼 수 있다. 백동백과 흑동백, 동박새와 팔색조가 서식해 자연을 접한다. 참전복과 멸치와 액젓은 인기다. 곳곳에 황칠밭이 보이고 정자리에는 천연기념물 479호 황칠나무가 자라고 있다. 장편소설『유리상자 속의 외출』을 집필하는 동안 수원과 보길도를 왕래하며 상념을 담아냈어야 했다. 말없이 피고 지는 자연의 섭
재일동포 한영용씨가 개발한 ‘뿅뿅사’ 모리오카 냉면은 부산 밀면가 가장 유사하다. 그 냉면 하나 가지고, 한적한 지방인 모리오카(盛岡)역 주변을 비롯해 시내 여러 곳에 음식점들이 들어서면서 지역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모리오카하면 '냉면'이라는 이미지를 떠오른다는 일본인들도 상당히 많다. 그가 이렇게 냉면을 개발, 보급하게 된 것도 유년 시절 맛본 냉면의 기억 때문에 비롯되었다. 부산에서 태어난 일본인 故 가와하라 도시오(川原俊夫)사장은 어린 시절 부산 초량시장에서 먹었던 매운 '명란젓' 맛을 잊지 못해 일본인들의 입맛에 맞는 식품으로 만들어 일본 최대 명란 식품 회사 '후쿠야'(ふくや)을 만들었다. 이 명란젓 이야기는 연극, 소설, TV 드라마를 통해 알려졌다. 그는 부산 초량시장 유년 시절의 맛을 평생 잊지 못했다. 일본인들도 명란젓이 한국 그것도 부산에서 전래가 되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문화 콘텐츠에 있어서 글로컬’(global+local), 다시 말해서 ‘지역성’, ‘현지화’의 조율을 통해 음식을 통해 지역의 ‘문화 코드’로 만들어낸 것이다. 오랜 기억, 집안 행사가 있어 아버지와 고향 큰집을 갈 때면 용산역에서 김천역까지 갔다가 꼭
방송에서 자전거 경주와 자동차 경기를 연이어 시청했다. 먼저 자전거로 50km를 수시간 달리는 경주였다. 유럽의 어느나라 전원마을의 2차선 좁은 도로를 모두 비우고 지역주민들의 응원속에 경주를 펼친다. 시속 30~50km로 달리다보니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장거리를 달리는 선수에게 식수를 제공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대략 100명이 넘어보이는 선수중에서 우리 선수를 찾아서 물을 전하는 일이 쉽지 않겠다. 그리고 틈새로 들어가 촬영을 하고 심판을 보는 승용차와 오토바이의 활약상도 멋지다. 장거리 코스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대회 주최측의 사전준비에도 큰 노력이 들어갔을 것이다. 다음으로 자동차 경주는 정해진 트랙을 달리는 것이어서 사전 준비는 자전거 경주만큼 어려움은 아니겠지만 큰 비용을 들여서 경기장을 건설했다. 우리나라에도 영암에 자동차경주장이 있는데 투자비용에 비해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언론의 지적이 있었다. 자동차 경주는 달리는 차와 선수를 보는 것도 흥미롭지만 홈으로 들어와서 타이어를 교체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자신의 팀이 대기한 코스로 들어오면 하나둘셋 신호에 따라 양쪽으로 달려가서 한방에 바퀴를 빼내고 통으로 교체한다. 그 작업시간이 가히 초치
내 고향은 여름에 비가 많이 오면 떠내려가는 돌다리 건너, 읍내에서 꼬불꼬불한 논길을 5리 걸어가야 하는 억불산 자락이다. 어릴 적 읍내에 살았던 나는 항상 고향 가는 것이 즐겁고 기대되었다. 대여섯 살 어린이에게 5리길은 결코 만만한 길이 아니었지만 나는 흔쾌히 길을 나섰다. 명분은 큰아버지에게 인사를 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의 속셈은 다른 곳에 있었다. 그 첫 번째는 큰집에 가면 언제든지 먹을 수 있었던 쑥떡 한 덩이와 조청이었다. 큰집에는 쑥떡이 살강에 놓여 있었다. 쑥이 쌀보다 많이 들어간 쑥떡은 거칠어서 씹다보면 껌처럼 되었다. 나는 조청의 달콤한 유혹을 떨치기 어려웠다. 어떤 때는 독 속에서 홍시를 하나 내주실 때도 있었다. 그 큰 홍시를 하나만 먹어도 배가 부를 지경이었다. 결코 집에서는 맛볼 수 없는 큰집 즉 고향에 가면 맛볼 수 있는 맛이었다. 두 번째는 큰어머니가 챙겨주시는 소소한 용돈이었다. “오메 내 새끼 왔는가?” 큰어머니는 몸빼 바지 안에 항상 준비해 두었던 용돈을 내 손에 쥐어주셨다. 그때마다 내 머리는 ‘아니에요. 괜찮아요.’ 하고 뿌리쳐야 한다고 배웠건만, 그 용돈을 단 한 번도 뿌리치지 못했다. 나는 그 용돈이 너무나 절실했
문재인 대통령이 개각을 단행했다. 아마도 최근 여론조사의 영향을 받은 듯하다. 리얼미터가 11월 30일부터 12월 2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RDD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 응답률은 4.4%)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6.4%p. 급락한 37.4%로 나타났다. 또, 지난 12월 1~3일에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갤럽 여론조사(전화 인터뷰 형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 15%)에서도 문 대통령 지지율은 39%를 기록했다. 많은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은 30%대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아마도 개각을 단행한 것 같은데, 민심을 수습한다는 차원에서의 개각은 과거 거의 모든 정권이 민심수습책으로 사용했던 방법이다. 그렇다면 개각을 했으니, 민심이 수습되고 대통령의 지지율은 다시 상승 곡선을 탈까? 개인적 판단으로는 이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그 이유는 이렇다. 독일에는 “오케스트라는 바뀌어도 음악은 똑같다(Orchestra wechselt, aber die Musik bleibt gleich)"라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Time Magazine)가 사상 처음으로 '올해의 어린이'를 선정했다. 그 주인공은 미국 콜로라도주 더글라스 카운티의 고교생인 기탄잘리 라오(Gitanjali Rao)로, 15세 소녀 과학자다. 5000명이 넘는 8∼16세 후보들을 제치고 선정된 인도계 미국 소녀 라오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우리 주변에 발생하는 실생활 관련 앱과 장치들을 개발했다. 2014~2015년 미시간주 플린트에서는 수돗물 납 오염 사건이 발생해 미 전역을 놀라게 한 일이 있었다. 당시 10살이었던 그녀는 “이런 문제는 곧 우리세대의 문제로 돌아온다”며 “아무도 하지 않으면 내가 (연구 개발) 할거야”라고 엄마에게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2년 뒤 탄소나노튜브 센서를 이용해 싸고 간편하게 수돗물에서 납을 검출할 수 있는 장치를 고안해 유명해졌다. 소녀 라오의 능력은 더욱 주목되는 곳으로 발휘됐다. ‘카인들리(kindly)’라는 앱을 개발했는데,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사이버 괴롭힘 조짐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청소년이 단어나 문구를 입력하면 해당 단어와 문구가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주는 것인지 파악할 수 있도록 해 사이버
드럼을 처음 연습할 때였다. 나는 여느 때처럼 종로 5가에 위치한 합주실로 연습을 하러 나갔다. 당시에는 드럼 스틱 이외에는 다른 장비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가방 안에 오선지와 메트로놈 그리고 드럼 스틱만 단출하게 넣어 다녔다. 약속된 합주실 이용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나는, 로비에 앉아 드럼 스틱을 꺼내 두드리며 손을 풀기 시작했다. 그러던 그때 지나가던 메탈 향기를 진하게 풍기는 긴 머리의 남자가 내게 말을 걸었다. “처음 드럼 연습할 때는 이 정도로 두껍고 무거운 스틱으로 연습해야 해.” 라고 이야기하며 엄지와 검지의 끝을 맞대어 커다란 동그라미를 그렸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바로 낙원상가로 달려가 드럼 관련 악기사들을 뒤져, 가장 굵고 튼튼해 보이는 녀석을 사서 두드리기 시작했다. 당시 나는 그 긴 머리 남자의 말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달리는 운동선수들을 연상하며, 훈련 혹은 단련의 일환 정도로 이해했다. 그렇게 꾸준히 하면 근력 역시 붙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안 그래도 기본적인 스트로크도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5백 원 정도의 두께를 지닌 그 드럼 스틱을 내가 제대로 컨트롤할 리 없었다. 손은 손대로 여기저기 물집이 잡히고
수도권에서 코로나 19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변화하였다. 아무래도 2020년은 코로나 19와 함께 마무리되려나 보다. 한의원 입구의 마스크안내문은 물론이고 몇 달전쯤 한의원에 설치한 안면인식체온계와 자동손소독기는 자연스럽게 한의원의 풍경이 되었다. 한명 한명을 치료할 때마다의 피부에 닿는 모든 것의 알콜소독, 대부분의 1회용화도 마찬가지다. 오셨던 분들을 제외하고 올해 최근에 내원하는 환자분들은 설진(혀에 나타나는 색과 모양등의 징후를 보는 진단법)을 꼭 해야 하거나 코와 입부근을 치료하는 경우가 아니고는 마스크를 벗지 않기에 얼굴을 잘 모르는 환자들도 꽤 된다. 망문문절로 얼굴의 이목구비를 관찰하기도 하는 한의사인 나에게는 꽤나 이례적인일이다. 이렇게 낯설음이 어느덧 익숙해진다. 종종 미열, 기침, 콧물등의 동반하여 양방병원을 방문하나 코로나 19의 진단여부검사를 위해 며칠을 불안해하다가 아니라는 진단을 받고 내원하는 환자들를 종종 마주한다. 치료와 함께 바이러스로 인한 증상으로 설명되는 감기, 비염, 기관지염에서의 면역과 한약의 효용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경험하는 환자들은 효용을 이해한다. 아프리카의 풍토전염병이라도 말할 수 있을정도로 아프리카에서
남양주시 퇴계원면이 2019년 10월에 퇴계원읍으로 승격했다. 인구 29,896명에 이장님이 29명이다. 읍면중에 전국에서 가장 작은 면적으로 생각한다. 여의도면적(2.9㎢)의 1.12배인 3.25㎢다. 서울과 경계하고 있고 사드부지와 교환하여 대기업에 제공된 군부대 토지가 퇴계원읍에 있다. 퇴계원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몇가지 있다. 첫 번째 유래는 도제원이 있었기 때문에 '도제원' 또는 '토원'이라 부르던 것이 변하여, 퇴조원 또는 퇴계원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다음으로 조선 태조 이성계가 함흥에서 환궁하던 중, 이곳 냇가에 이르러 삼각산의 세 봉우리를 보자 분이 복받쳐서 다시 풍양궁으로 물러가 있었으므로 '퇴조원'이라 하다가 '퇴계원'으로 변하였다 한다. 내각리에 연안이씨 이조온이라는 이의 아들이 ‘퇴조원’이 아버지 이름과 비슷하여 귀에 거슬리므로 ‘퇴계원’으로 고쳐 부르게 했다는 설명이 읍사무소 홈피에 나온다. 마지막으로, 예종(睿宗)이 선왕 세조(世祖)의 광릉(光陵)에 참배차 행차하는데 교통이 불편하여 길을 새로 만드는데, 냇가를 길로 닦기 위하여 밖으로 물리쳤기 때문에 退溪(퇴계)원이라 부르기 시작하였다는 이야기다. 위 세 가지 스토리 중에 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