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상태에 머물기 위해 변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바로 자기 생산의 핵심이다. 이는 세포뿐만 아니라 생물권에도 적용된다. 종에 적용되면 진화가 일어난다. 그렇다면, 생명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느리게 밀려오는 기묘한 파도처럼 물질 위에 나타나 파도타기를 하는 물질적인 과정이다. 그것은 통제된 예술적 혼돈이며 기절할 만큼 복잡한 일련의 화학 반응으로, 8,000만 년보다 더 전에 표유류의 뇌를 만들었고, 이제 인간의 모습으로 연애 편지를 쓰고, 컴퓨터를 이용하여 우주 탄생 당시 물질의 온도를 계산하기에 이르렀다. 게다가 생명은 바야흐로 가차없이 진화하는 우주에서 자신의 낯설지만 진정한 위치를 처음으로 자각하려는 듯하다. 지구 표면의 국지적인 현상인 생명은 사실상 우주 환경을 함께 생각할 때에만 비로소 이해될 수 있다. 46억 년 전 초신성 폭발의 잔재가 응축하여 지구를 탄생시킨 지 얼마 되지 않아 생명은 별의 구성 물질로부터 생겨났다. 생명은 대기 자원의 감소와 태양으로부터 오는 열의 증가로 인해 지국의 온도 조절 시스템이 마침내 붕괴하여 단 1억 년 안에 끝날지도 모른다. 아니면 생명은, 생태계에 둘러싸인 채 탈출하여 안전한 피난처에서 약 50억 년 후…
수원시가 화성 성안 행궁동에 ‘왕의 골목’ 탐방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기대가 크다. 수원관광의 저변이 확장되는 것이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수원은 ‘통과형 관광지’였다. 관광객들은 화성 일부와 화성행궁 정도만 보고 서울로 돌아가거나 경주, 전주로 빠져나갔다. ‘체류형 관광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관광객이 원했던 것은 먹을거리와 볼거리, 숙박시설, 즐길거리였다. 그 후 수원갈비에 이어 통닭거리, 순대타운이 유명세를 타고 행궁동이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로 뜨면서 먹을거리는 어느 정도 충족됐다. 호텔과 유스호스텔, 민박집이 늘어나면서 숙박시설도 그런대로 갖춰졌다. 화성행궁과 연무대~화홍문~장안공원~화서문을 연결하는 화성어차와 성내를 관광시켜주는 자전거택시, 그리고 창룡문 밖에서 기구를 타고 하늘에 올라 수원시내와 화성을 관망할 수 있는 플라잉 수원도 운영되고 있다. 마이스(MICE) 산업의 중심인 컨벤션센터도 문을 열었다. 컨벤션산업은 굴뚝 없는 산업이자 21세기 미래형 성장산업으로서 지역 비즈니스의 중심적 산업으로써, 관광은 물론 다른 부문에도 파급효과를 끼쳐 지역경제를 발전시키고 고용을 창출하는 중요한 산업이다. 문제는 화성과
1. “이 자들은 너무 적게 일하고 너무 많이 받으려 한다.” 산업혁명이 개시된 18세기 중반부터 250여 년 동안 고용주들이 유행가처럼 흥얼거리던 말이다. 뼈가 부서지는 초과 노동 아래 신음해온 노동자들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들에게 해당되는 말을. 특히 1830년대는 상상을 초월하는 가혹한 노동이 일상이었다. 하지만 이 시기조차도 영국 노동자 1일 평균 노동시간은 12시간에서 최대 16시간이었다. 일주일에 하루도 안 쉰다고 가정하면 112시간, 일요일 하루는 쉬는 것으로 계산해도 96시간이다. 심지어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미 지적했듯이) 수용자 사망 확률이 85%였던, ‘강제노동을 통한 절멸을 목표로 했던’ 아우슈비츠에서조차 주당 최대 노동시간이 98시간이었다. 나치가 인간적이어서가 아니었다. 실제로 한계 이상의 노동이 강제되면 몸이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백 년 동안 전 세계 노동자들이 목숨을 걸고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한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이 문제가 말 그대로 죽고 사는 생존의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2.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정부의 주 52시간 노동정책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간에 “주당 120시간 근무” 운운을 들이밀었다. (
아프리카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해상 수송로를 수호하는 국군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천400t급) 승조원 301명 중 82%인 247명이 코로나19에 감염 확진된 참사는 부끄럽고 부끄러운 비보다. 세계 해군사에서도 유례가 드문 이번 사태를 국제사회가 어떻게 볼 것인가를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모범적 K-방역을 자랑하면서 문명국을 자처해온 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미개한 인재(人災) 참변이 벌어지는가. 문무대왕함은 지난달 28일부터 1일까지 아덴만 인근 기항지에 접안, 물자를 보급받는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지난 2일 첫 증상자가 나왔지만 감기약을 처방한 뒤 합참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망망대해에 뜬 함정에서 설마 바이러스가 퍼지겠느냐는 안이한 판단이 대참사의 화근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국방부는 뒤늦게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 2대를 해당 지역으로 급파해 승조원 전원을 철수시켰다. 지난 4월 해군 상륙함 고준봉함의 승조원 38명이 집단감염되는 유사 사건을 겪고도 무대책으로 일관했던 국방부의 개념 없는 방역대처에 말이 안 나올 지경이다. 군부대 장병들에게 백신을 맞힌다면 그들이야말로 최우선으로 접종해야 할 대상이라는 점은
“쥐약을 지급하라. 쥐 때문에 못 살겠다.” 광주교도소 특별사동 10번 방. 나는 식구통에 대고 크게 외쳤다. 밥그릇으로 교도소 창살을 득득 긁었다. ‘드르륵 드르륵’ 소리가 특사를 지나 기결사동까지 퍼져갔다. 방바닥에 드러누워서 발로 문짝을 ‘쾅 쾅’ 찼다. “페스트 걸리면 교도소가 책임져라.” 나는 1시간 동안 쉼 없이 외치고 두드리고 찼다. 보안과 직원이 한번 들여다보고 갔다. 잠시 후 보안과장 호출이 있었다. “야, 고형권! 어떻게 쥐약을 주냐? 네가 먹고 죽으면 누가 책임지냐?” “그럼 쥐를 전부 잡아 없애던가.” 보안과장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귀찮은 듯 나를 사동으로 돌려보냈다. 교도소에는 살찐 쥐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밤에 뺑기통(화장실) 조그마한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면 포동포동 살 오른 쥐들이 교도소 감시탑 조명 아래로 기어가는 것이 보였다. 쥐들의 주요 루트는 하수구였다. 교도소에서는 뺑기통에 밥 먹고 남은 잔반도 버렸다. 모든 뺑기통은 하수구로 서로 통했다. 겁이 없어진 쥐들은 하수구로 올라와서 뺑기통까지 침투했다. 똥을 싸다가 어느 쥐의 영롱한 검은 눈동자와 눈이 마주쳐서 질겁을 한 적도 있었다. 쥐는 교도소에서 안락한 삶을 살고 있
1. 드라마 극 중 어떤 성씨 남자가 진상 캐릭터라면 문중에서 반발하고, 깜깜이 코로나 확산이라는 발표에 대해 장애인단체가 혐오표현이라 비판한다. 참 예민한 시대를 살고 있다. 방송통신 심의위에 접수된 민원내용을 보면 “시청하기 불편해서”가 상당수다. 내가 싫고 불편하면 다 민원의 대상인 것이다. 단골 민원인도 있다. 민원이 능사다. 민원으로 접수되면 그것이 비상식적 특정인의 문제라 하더라도 처리기준에 의하여 불필요한 행정력이 낭비된다. 앞으로 구성될 방심위는 시청자 민원에 대한 확고한 처리기준을 설정하기 바란다. 민원에 휘둘리지 말고 대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상식으로 판단하자. 2. 심의 의결 사례를 보면 방송보다 통신이 100 여배에 달하지만 위반에 대한 징벌 수준은 방송보다 약하다. 방송은 양식 있는 내부종사자에 의한 자체심의가 있지만 통신영역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유튜브는 그런 게 없다. 그나마 MCN 회사가 제작에 관여하는 콘텐츠는 최소한의 고민이라도 하지만 개인 크리에이터들은 심의규정이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이건 표현의 자유 문제가 아니다. 방송의 단골 민원인이 이런 유튜브 콘텐츠를 본다면 불편한 정도를 넘어서 숨이 막힐 것이다. 시대의 대
불과 10년 뒤면 50대 이상 인구가 나라 전체의 절반을 넘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네요. 일찌감치 벌어진 잠룡들의 혈전 속에 흘려넘기고 있지만, 예사로 여길 문제가 아닙니다. 고령화 현상이 이런 속도로 가파르게 심화하면 경제인구가 대폭 줄어들게 되고, 머지않아 국가소멸 위기를 불러올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이니까요. 인류의 삶을 피폐화시키고 있는 코로나 펜데믹 그 끝에 필경 닥쳐올 생존의 위협은 가늠조차 쉽지 않은 요즘 아닙니까? 행정안전부 발표에 등장하는 올 6월 30일 현재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 통계가 아찔합니다. 40대 이하는 큰 폭으로 감소하고, 50대 이상은 대폭 증가하는 추세예요. 50대는 모두 859만314명으로 전체 인구의 16.6%를 차지하고 있어요. 40~50대는 다 합치면 32.5%로서 비중이 가장 높네요. 이어서 20~30대가 26.2%, 60~70대가 20.7%입니다. 10대 인구는 계속 줄어들어 9.2%에 불과하고 10대 이하는 16.6%, 80대 이상은 4%로 나타났군요. 이 자료를 놓고 최병관 행안부 지방행정정책관은 “10년 뒤에는 50대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고, 평균연령이 50세를 넘어서는 지
사람은 저항하는 거다. 저항하는 것이 곧 인간이다. 저항할 줄 모르는 것은 사람이 아니다. 왜 그런가? 사람은 인격이요 생명이기 때문이다. 인격이 무엇인가? 자유하는 것 아닌가? 우선 나는 나다 하는 자아의식을 가지고 나는 나를 위한 것이다 하는 자주하는 의지로서, 내 뜻대로 내 마음껏, 나를 발전시켜 완전에까지 이르자는 것이 인격이다. 저항! 얼마나 좋은 말인가? 모든 말이 다 늙어버려 노망을 하다가 죽게 된다 해도, 아마 이 저항이라는 말만은 새파랗게 살아나고 또 살아나 영원의 젊은이로 남을 것이다. 아마 ‘맨 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하던 그 말슴은 바로 이 말 곧 ‘저항’이었을 것이다. 왜 그러냐고? 말씀은 근본이 반항이다. 가슴 속에 갇혀 있지 못해 터지고 나오는 기(氣), 음(陰)한 주머니 속에 자지 못해 소아 나오는 정(精), 맨송맨송한 골통 속에 곯고 있지 못해 날개치고 나오는 신(神), 그것이 곧 말씀이다. 깨끗하다는 동정녀의 탯집도 그냥 있을 수 없어 말구유 안으로하도 박차고 나오는 아들이 곧 말씀이다. 천지창조하려는 ᄒᆞᆫ님 곧 물 위에 운동하셨다는 그 운동은 무슨 운동이었나? 반항운동이었다. 암탉이 알을 까려 품고 앉은 듯한, 무슨 큰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