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일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주택도시공사(GH)와 경기농수산진흥원, 경기복지재단, 경기연구원, 경기도여성가족재단 등 7개 기관을 북·동부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경기도일자리재단,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경기도사회서비스원을 이전하고, 경기교통공사, 경기도환경에너지원을 북부에 신설한다는 발표에 이은 것이다. 여기에 더해 경기문화재단, 경기관광공사,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도 북부 이전을 앞두고 있다. 도내 굵직한 공공기관은 전부 북부로 옮겨지는 것이다. 당연히 이들 공공기관이 있는 수원지역의 반발이 크다. 그럼에도 이 지사는 균형 발전을 내세우며 3차에 걸쳐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 지사는 “사람이든 지역이든 공동체를 위한 특별한 희생을 하고 있다면 이에 합당한 보상을 하는 것이 공정의 가치에 부합하고, 이것이 균형발전을 위한 길”이라고 밝혔다. 사실 경기 북부지역은 특별대책지역, 개발제한구역 등의 규제로 개발행위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중첩적 규제로 경제개발이 지연되고 사회기반시설이 낙후돼 있다. 따라서 선거 때마다 ‘경기도 북부 분도(分道)론’이 고개를 들곤 했다. 내년 3월 9일 대통령선거와 6월 1일
일본은 2차 세계대전이 패전국이다. 전세계 특히 동아시아를 전쟁의 소용돌이에 몰아넣은 국가다. 군국주의의 폐해를 누구보다 절실히 경험한 국가다. 이러한 일본의 경험은 몇 가지 현상으로 나타난다. 일본 헌법 제9조 제1항은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를 영구히 포기한다"고 천명한다. 평화헌법이다. 일본 총리는 자위대를 사열할 때 중절모까지 갖춘 턱시도를 말끔히 차려입어 군에 대한 최대한의 예의를 갖춘다. 그러나 절대로 거수경례는 하지 않는다. 단지 오른손으로 중절모를 벗어 왼쪽 가슴에 댈 뿐이다. 이는 민(民)에 의한 자위대의 통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행동이다. 어느 사회이든 군과 경찰은 모든 폭력을 독점한다. 폭력을 독점한 군과 경찰을 '민'이 통제하면 민주국가 그렇지 않으면 독재국가가 된다. 그런데 군대라는 절대적 폭력을 독점한 군을 민이 무력으로 통제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민은 민주적 정당성을 통해 군을 통제한다. 보통·평등·비밀 투표라는 절차를 통해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획득한 민주권력은 이를 기반으로 군을 통제한다. 그리고 쿠데타는 군이 시민의 자발적 복종을 획득한 민주권력의 통제를 거부하는 것이다.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발생했다.
설 연휴 내내, 그리고 그 이후에도 계속 뉴스 보기가 두렵고 부끄럽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 도무지 끊이지 않는 후진국형 아동학대와 치사사건 소식 때문이다. 가정, 어린이집을 막론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들을 접하며 문득 친부모이건 아니건 성인들의 아동학대가 우리 사회의 치유 불능 병폐가 된 건 아닌지 걱정이 치솟는다. 이렇게 갈 수는 없다.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이렇게 아이들이 망가지는 나라에 무슨 미래가 있나. 인천 서부경찰서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인천시 서구 한 국공립 어린이집 보육교사 2명을 구속했다.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에서 확인한 교사들의 학대 의심 행위는 놀랍다. 이들이 자폐증 진단을 받거나 장애 소견이 있는 5명을 포함한 1~6세 원생 10명에게 휘두른 학대행위는 불과 2개월 사이에 각각 50~100여 차례에 달했다. 이 어린이집의 다른 보육교사들의 학대 의심 행위도 50건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0일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는 2살 여자아이가 숨진 채 미라의 모습으로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아이의 친부는 오래전 집을 나갔고, 친모가 6개월 전 빈집에 아이를 혼자 버려두고 이사를…
건강한 뉴스소비자로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 심각한 정파적 편집증을 앓고 있는 언론들 때문이다. 뉴스를 액면 그대로 믿어도 되는지 한 번 더 생각한다. 일종의 ‘뉴스 의심증’이다. 억지춘향식으로 짜맞춘 기사는 아닌지, 필요한 부분만 취사선택해 꾸민 기사는 아닌지…지향이 다른 신문이나 방송을 보고 판단해야 완전한 뉴스를 얻게 된다. 이런 불편함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개선될 기미가 없어서다. 중병을 앓아도 진단과 처방이 정확하고 환자가 잘 따르면 희망이 있다. 검진결과는 ‘저널리즘 원칙 무감각증’이다. 처방전은 “환자(언론)가 처방약(저널리즘 원칙 준수)을 상당기간 꾸준히 복용하고 기다려야 살 수 있다”는 게 공통된 진단이다. 그러나 이 처방전을 따르는 언론사는 거의 없다. 과거 선배들이 했던 경험요법에만 집착한다. 가장 손쉬운 방법들이다. 이런 식이다. 힘 있는 자를 최대한 비틀고 자극적으로 보도한다. 그 대상은 대통령이 가장 좋다. 신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가 일본보다 늦으면 한국이 무시 당하고 있다고 비아냥거린다. 바이든에 앞서 시진핑과 통화했다고, 왜 미국에 앞서 중국이냐고 힐난이다. 미·중 강대국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해야 하는 현실은 안중에 없다.
사람은 아직 젊고 사려가 깊지 못한 때일수록 자신의 생명의 근원이 육체에 있다고 믿기 쉽다. 그러나 나이를 먹고 예지가 깊어짐에 따라, 자신과 온 세상의 생명의 근원이 정신 속에 있음을 알게 된다. 우리의 눈에 보이는 육체적인 생활은 인생이라는 건물을 짓기 위한 비계와 같은 것이다. 비계가 필요한 것은 건물을 짓는 동안뿐이다. 건축이 끝나면 용도가 다하여 제거된다. 우리의 육체생활도 그와 같다. 육체는 정신적인 생활의 집을 짓기 위해서만 필요할 따름이며, 그 집이 다 지어지고 나면 육체는 폐기되는 것이다. 하늘과 땅을 보고 생각하라. 산도, 강도, 온갖 형태의 생명도, 자연이 만들어낸 것도, 모두 덧없이 지나가 버린다. 바로 제행무상(諸行無常)이다. 네가 그것을 이해하기만 하면 당장 한 줄기의 빛이 나타나, 상주불변(常住不變)하는 것의 존재를 인식하게 될 것이다. (부처) 죽는 것은 네 자신이 아니라 네 육체이며, 사는 것은 네 육체가 아니라 육체 속의 정신이라는 것을 기억하라. 네 육체가 네 정신으로 하여금 네 생활과 전 세계의 생활을 이해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네 속에 살고 있는 정신이 육체를 움직이고, 느끼고, 생각하고, 예견하고, 네 육체와 네 행위
2018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본 궤도에 올랐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비젼은 “평화로운 한반도, 번영하는 동아시아”이다. 첫째 원칙은 평화와 경제의 선순환이고, 둘째 원칙은 남북협력과 국제협력의 조화이다. 이를 위해 한국이 취할 기본전략은 첫째, 비핵화-평화체제-관계정상화. 둘째, 남북관계 발전전략의 다변화이다. 2018년 개시된 평화프로세스는 관련국들 간 일련의 정상외교로 비핵화-평화체제-관계 정상화임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이후 2021년 현재까지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2021년 1월에 개최한 제 8차 당대회에서 경제 실패 성찰속에 대내외 어려운 상황에도 자력갱생과 자강의 기틀을 마련하고, 핵무력 건설 완성 등으로 국방력 강화로 병진 노선으로 승리후 적극적 대외활동 전개를 밝혔다. 경제와 핵 병진노선은 2019년 12월 말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제시된 것으로 하노이 노딜 이후 정리된 북한의 전략이다.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 경제가 버틸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한편, 핵무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여 미국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북한 경제에 부
오월은 멀었는데 ‘임을 위한 행진곡’ 이 들린다. 노랫말의 모태가 된 시 ‘묏비나리’를 지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세상을 떠났다. 평생을 노동자, 빈민의 편에 서서 독재와 싸우고 통일 운동에 헌신했던 그의 족적이 노래의 장엄함을 더한다. ‘민중의 애국가’가 된 이 노래는 국경을 넘어 미얀마, 태국,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 독재와 탄압에 맞서는 시위현장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아이돌 가요처럼 한류를 만든 민중가요다. 2년 전, 홍콩시민의 범죄인 송환 법안 반대 시위 현장에서도 불렸던 이 노래를 두고 한 신문은 ‘임을 위한 행진곡은 아시아 각국에서 불리는 스텐카 라진(Stenka Razin)’이라고 소개했다. 스텐카 라진도 낯선 단어지만 임을 위한 행진곡과는 또 무슨 관계일까. 스텐카 라진은 70년대 대학을 다닌 이들의 시위 현장에서, 더 멀리 가면 광복 전 독립군들 사이에서 불렸던 러시아 민중가요로 17세기 중반의 러시아 농민반란 지도자 이름이다. 우리나라 동학혁명 지도자 녹두장군 전봉준 같은 존재이기에 그를 기린 민중의 노래 ‘새야 새야 파랑새야’와도 비견된다. 러시아 남동쪽 국경지방인 카자크(Kasak) 부농의 아들로 태어난 스텐카 라진은 차르 폭정…
사람은 양심이 있어야 한다. 앞선 부모들이 늘 그렇게 말씀하시며 살았다. 식민지와 전쟁을 겪었던 세대였던 만큼 하루하루가 위태로웠을 것이다. 눈앞에서 코 베어가는 세상이었을 것이다. 그들이 기대했던 삶의 해결방식은 양심이었다. 사람이 양심이 있어야지 원. 근데 그 기준은 늘 애매했다. 그래서 상식적으로 해결하는 게 다였다. 상식은 기준이 없다. 원칙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기묘하게도 그 ‘상식’으로 분쟁이 해결될 때가 적지 않았다. 일종의 ‘무질서의 질서’인 셈이다. 지금은 오히려 ‘질서의 무질서’의 행태들이 넘쳐 나고 있지만. 영화평론가인 만큼 이번 달은 영화 얘기를 두어 편 하겠다. 하드 보일드 작가로 유명한 미국 보스톤의데니스루헤인은 지금까지 연인 탐정 ‘켄지&제나로’ 시리즈를 딱 5권만 썼는데 그중 꽤나 유명한 작품이 '가라 아이야 가라, Gone baby gone' 이고 2007년 배우 벤 에플렉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다. 주인공 패트릭켄지 역은 케이시에플렉이, 앤지 제나로는 미셸 모나한이 했다. 이 소설과 영화의 핵심은 4살짜리 아이 아만다의 유괴범을 잡는 일인데 처음엔 미해결로 보였던 (그래서 아이가 이미 사망한 것으로 종결처리된) 사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