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가 붉다 /김광순 발아래 부려놓고 반응달 빗금치어 저 많은 문서 사이로 못 박힌 나를 뽑아 손수건 꽃잎 하나가 업무일지 덮었네 구석진 책상 위에 말 없는 작은 명패 이십오 년 종종걸음 뉘엿이 산등 타고 근로자 헤진 구두가 오솔길을 내려와 채마전 떠날까봐, 의자는 삐걱대고 구두끈 삭았어도 마음 먼저 잇닿아 다수의 젖은 눈에서 백량금이 붉더라. ■ 김광순 1960년 충남 논산 출생. 한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해1988년 충청일보 신춘문예 당선 및 『시조문학』에 추천됐다. 시집『물총새의 달』, 『새는 마흔쯤에 자유롭다』, 『고래가 사는 우체통』, 『달빛 마디를 풀다』가 있으며 한국문화예술진흥기금을 수혜, 대전문학관 기획전시「중견작가전」에 선정됐다. 한국시조작품상, 대전문학상, 한밭시조문학상, 한남문인대상.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이자 대전시조시인협회 회장 엮임, 한국시조시인협회 대전지부장, 오늘의시조시인회의 부의장으로 있다.
증여세는 부의 무상이전에 대해 과세하는 세금이다. 우리나라 증여세 과세체계는 수증자를 기준으로 하여 증여자별로 합산과세하고, 10년 이내 동일인으로부터 증여가액을 누적과세한다. 증여세가 높은 상황에서는 사전적으로 세금플랜을 잘 세워 대응하지 않으면 예상치 않은 세금으로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생활 속에서 흔히 접하지만, 오해하기 쉬운 증여세 문제를 정리해 본다. 요즘과 같은 국제 이동이 자유로운 시대에는 해외거주를 활용하여 증여세를 피할 수 있다. 십수년 이상 캐나다에 거주하여 비거주자인 상태의 재외동포의 경우 배우자에게 현금증여를 하고 수년이 지난 후 그 배우자가 국내에 거주할 목적으로 귀국하면서 해외에 거주 당시 증여받은 현금을 들여온 경우 국내에서 과세 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우리 세법상 비거주자 간에 이루어진 증여의 경우 재산이 국내에 소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증여세가 과세되기 때문이다. 또 캐나다의 경우 증여세가 없으므로 캐나다에서 증여한 재산에 대한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증여 시점에 캐나다에 거주 했다는 명확한 근거서류를 구비해 두는 것이 필요하겠다. 부모가 자녀에게 아파트를 팔고, 매매대금을 장기간에 걸쳐 생활비조로 지급받은 경우
용서란 무엇인가? 지은 죄나 잘못한 일에 대하여 꾸짖거나 벌하지 아니하고 덮어준다는 의미로, 우리에게 부당한 해를 입힌 사람에게 분개, 부정적 판단, 무관심함을 포기하고 그를 향해 연민, 관대함, 심지어 사랑하는 마음을 품기도 한다. 파울 뵈세는 ‘용서는 과거를 변화 시킬 수 없다. 그러나 미래를 푼푼하게(옹졸하지 아니하고 시원스러우며 너그럽게) 한다’고 했고, 셰익스피어는 ‘용서는 하늘에서 내리는 보슬비처럼 온다. 이는 용서를 하는 자 뿐만 아니라 받는 자에게도 축복이다’라고 했다. 톨스토이는 ‘그대에게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있다면 그가 누구이든 그것을 잊고 용서하라. 그때 그대는 용서한다는 행복을 알 것이다’라고 했다. 수많은 사람과 인간관계를 맺으며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상처를 주기도하고, 상처를 입기도 한다. 대체로 사람들은 자신이 타인에게 준 상처는 기억하지 못해도 남들이 자신에게 준 상처는 오래간다. 상처의 깊이가 크면 원한이나 미움, 증오, 복수심 등과 같은 이름으로 상흔(傷痕)이 남아 평생을 따라다니며 괴롭힌다. 혹자는 ‘용서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이다’라고 하지만 타인이 나에게 한 잘못을 용서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1980년 초로 추정되는 어느날에 경기도청 문서계에 요즘 표현으로 택배상자가 도착했다. 과학기술부장관이 IBM에서 직수입한 컴퓨터(워드프로세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당로시로서는 다리를 치료받은 제비가 강남에서 가져온 호박씨앗을 심어 열매 맺은 흥부의 박처럼 보였을 박스안에서 나온 것은 금은보화가 아니라 번쩍거리는 신문명 기계였다. 텔레비전(모니터)도 있고 네모난 프린터기도 있고 타자기의 자판을 닮은 키보드가 펑하는 스티로폼 연기와 함께 짠하고 나타난 것이다. 접수 담당자는 이 기계를 통계부서로 배정했다. 기계의 상표에 적힌 computer이라는 단어를 콘사이스에서 찾아 ‘계산하다’라는 설명에 근거한 소관 배정이었다. 기계를 받은 통계부서의 적극적인 공무원이 영어사전을 찾아가면서 기기를 연결하고 수차례 도전끝에 자신의 이름을 입력하고 종이위에 출력하였다. 그리고 월보와 분기보고서 요지를 이 기계로 작성했다. 결재를 하시던 실장님은 강하게 질책했다고 한다. “보고서 요약서를 인쇄하여 첩부하는 것은 낭비가 아닌가?” “돈 내고 인쇄소에서 작업한 것이 아니라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라는 기계에서 출력한 것입니다.” “그러하다면 이 기계는 통계부서보다 보고서를 많이 작
안산시가 ‘우리 밀 익는 국수마을’을 조성하기로 한 가운데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대부 우리밀·콩 영농조합법인, ㈜우리밀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대부도에서 생산되는 밀의 생산·유통·소비 활성화를 위한 것이다. 앞으로 안산시는 대부도 밀의 안정적 생산과 소비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aT는 국산 밀가루 판로 확대를 위한 프로모션 등을 지원한다. ㈜우리밀은 대부도 밀을 전량 수매하며, 대부우리밀·콩 영농조합은 양질의 밀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았다. 아울러 상인회와 힘을 합쳐 대부도 방아머리 음식 거리를 ‘우리 밀 칼국수 거리’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재 경기도내에서 소문난 특화 음식거리는 수원의 통닭거리와 순대 타운, 의정부 부대찌개거리, 성남 남한산성 닭죽촌, 가평 운악산우리콩 두부마을, 화성 제부도 모세거리 등이 있다, 인천에도 차이나타운을 비롯,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거리, 만석동 주꾸미거리, 용현동 물텀벙이 거리, 연안부두 밴댕이회무침거리, 동인천 삼치거리 등이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우리 밀 칼국수 거리가 자리 잡으면 또 하나의 명물거리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당연히 지역경제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대부도는 포도가 유명하지만 오래 전부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남북관계가 중대 위기에 처했다.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 우려, 경제난 심화에 안보위기까지 문자 그대로 나라가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위기에 처했다. 그런데도 국회는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이건 고통받고 있는 주권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우선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일방독주의 과속을 멈추고 제1야당에 보이콧을 접을 명분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통합당 또한 불안에 떨고 있는 국민을 더 깊이 생각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5일 단독으로 법제사법위원회 등 6개 상임위 위원장을 선출한 뒤로도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에선 19일까지 통합당이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예산결산특위 등 12개 상임위 위원장까지 민주당 의원들로 채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무리 집권당의 조급한 마음을 이해한다고 해도 이건 아니다. 국회를 1당 체제로 끌고 가겠다는 발상이라면 여태껏 지켜온 민주주의를 포기하겠다는 끔찍한 망발이나 마찬가지다. 53년 전인 1967년 7대 국회 개원 때 국회의장이 교섭단체를 구성한 야당 의원들을 상임위에 강제 배정한 적이 있다고 하지만, 당시 야당 의원들은 교섭단체 등록이 이뤄지지 않아 무소속 신분이었다. 여당
지난 4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남비난 발언 이후 일련의 북한 언론매체들이 쏟아 내는 비난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더니 급기야 16일에는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의 가장 큰 성과물 중의 하나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기습적으로 폭파시켜버렸다. 앞으로 추가적 도발도 예견되고 있어 우리 국민들의 불안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빠르고 바른 대책을 내놔야할 필요성을 크게 느낀다. 명의(名醫)는 병의 근본 원인에 대한 바른 진단으로 처방을 내 놓는다. 이번 북한의 비이성적이고 과한 행동의 이면에는 나름 북한이 우리측에 보내는 메시지가 있음을 간파하여 대처를 잘 한다면 남북관계의 진전과 답보상태의 북미협상 재개에 단초를 열어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북한의 이번 행동에는 단순히 대북전단살포에 대한 불만 표시만이 아닌 저의(real intention)가 있다고 확신한다. 지난 4.27 판문점회담과 9.19 평양남북정상회담에서 약속한 것들을 우리측이 지키지 않았음을 확인시키면서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고 있는 것이다. 먼저 표면상의 이유인 탈북단체의 대북전단살포 방치문제다. 우리 정부의 안이한 생각과 대처가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초래했다. 표현의 자유야 우
늦은 밤 횡단 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내 주변과 길 건너편까지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낀 채 서 있었다. 어디서 본 듯한 풍경이라 갸우뚱하다가 곧 제임스 카메론의 영화 <아바타>의 도입부 장면이 떠올랐다. 영화에서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공기질 악화로 거리를 다닐 때 방독면이나 마스크가 필수 아이템이었다. 감독은 아바타 속 시대 배경을 2154년으로 설정하여 손자의 손자 세대의 망가진 지구 풍경을 묘사했다. 영화를 볼 땐 내가 죽고 사라진 150년쯤 뒤에나 방독면과 마스크가 일상이 될 거라 상상했지, 고작 10년 뒤 바이러스 탓에 아바타의 거리 풍경이 현실에서 재현될 줄 몰랐다. 코로나가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거시경제 구조까지 바꾸는 중이다. 학교도 처음 맞이하는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안간힘 쓰고 있다. 온라인 수업, 홀짝 등교, 비말이 튈 수 있는 교육 활동 금지, 친구와 신체 접촉 금지, 급식 시간 대화 금지처럼 이전에 없던 모습이 일상이 되어간다. 코로나 시대의 교실은 어떤 모습인지 하루를 들여다보자. 아침시간, 개학하자마자 이별하는 아이들. “여러분 우리 어쩌면 올해 안에 다시 못 만날 수도 있어요. 그러니 친구들과 미리 인사해 둡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