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택조합은 무주택자이거나 전용면적 85㎡ 이하의 주택 1채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자주적으로 결성한 단체로서, 토지매입, 주택건축, 분양사업을 직접 조합이 사업시행자가 되어 주도한다. 이에 이론적으로는 아파트 건설에 관련된 사업 일체를 조합이 직접 시행하기 때문에, 즉 시공사나 시행사가 중간에서 가져가는 수익이 없고, 분양과정에서 드는 광고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많은 무주택자들이 ‘분양가가 시세보다 상당히 낮은데, 주택청약통장도 필요 없고, 가점도 필요 없다’는 말에 혹하여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주택조합이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다. 이에 이하에서는 여러 판례 사안들을 통해 지역주택조합 가입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먼저 조합가입계약 체결시 ‘향후 사업계획승인시 사업계획(설계, 자금계획, 사업규모 등)이 변경, 조정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각서를 제출하거나 이와 같은 내용이 계약서에 기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기재가 있는 경우 향후 해제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비껴가는 역에서 /한관식 등받이 없는 의자에 서성이는 아침과 앉아 거울에 비친 시간을 쥐어든다 낯선 사람들의 표정으로 얼굴을 덧칠한 게으른 새벽 내가 선 자리에서 소유할 수 없는 눈높이를 툴툴 털어내고 출구를 향한다 몇 사람은 빠져나가고 몇 사람은 기다림으로 서성이고 낡은 출구는 저리 삐꺽거리는데 이미 모습을 드러낸 기차는 선로에 둥지를 틀고 엎드렸다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어둠은 짐칸 속에서 버둥거리며 대합실 문을 여닫기도 전에 스스로의 이름으로 불려지고 나이보다 무거운 어깨를 기차 안에 부려놓는다 아직도 삶은 고단하게 덜컹거리고 여기였던가 흘러가는 기차를 붙잡고 비껴가는 역에서 때늦은 후회를 감싸쥔다 ■ 한관식 1960년 경북 영천 출생으로 시사문단을 통해 문단에 나옴. 경북문학 공로상, 경북문학 작가상, 영천예술대상, 경북예술상, 청향 문학상 대상, 시집 ‘비껴가는 역에서’, ‘밖은 솔깃한 오후더라’, 경북 동부신문 소설을 연재하고 있다.
…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어제(18일) 해외 여행력이 없는 한국인 61세 여성이 국내 31번째 코로나19 환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80대의 고령환자와 아내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 하루만이다. 이 환자 역시 29·30번째 확진 환자와 마찬가지로 기존 확진자의 접촉자도 아니다. 따라서 이번 사례는 매우 주목이 된다. 누구에 의해,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 알 수 없는 경우에 해당 한다는 데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가 본격화하는 신호탄일 가능성 때문이다. 감염원과 감염경로가 모호한 사례가 산발적 발생의 수준을 넘어 속출하는 국면에 진입하면 나라 전체가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정부는 자연 소멸에 기댄 사후 관리 외에 뾰족한 대책을 내놓기 어렵고, 경제 전반에도 깊은 주름살이 생길 게 뻔하다. 정부는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을 열어두고 그 초입일 수도 있는 지금 방역의 고삐를 단단히 죄야 한다.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하는데 여기서도 감염경로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으면 이는 코로나19의 전파력이 기존 분석보다 훨씬 강하거나 실제로는 감염됐는데 확진 받지 않은 ‘방역 체계 밖의 환자’가 거리를 활보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제한적이라고 하더라도 지역사회 전파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노인이라고 해서 여행 욕구가 덜하지는 않다.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기에 오히려 더욱 간절하다. 실제로 몇 년 전 한국소비자원은 우리나라 장애인 중 93%가 여행을 희망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여행을 다녀온 장애인은 고작 9.3%에 불과했다. 장애인은 교통과 숙소, 장애인이 이동하기 어려운 여행지 상황 등 제약 조건이 많다. 장애인이나 고령자들을 위해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인 배리어 프리(barrier free)가 전 세계적으로 공감을 얻고 이를 실천하는 나라와 지방정부가 늘고 있지만 아직 이들이 마음 놓고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충분한 환경은 조성되지 않았다. 모범적인 무장애 관광지로 전남 장흥군 억불산 편백숲 우드랜드가 꼽힌다. 관광약자를 위한 배려를 담은 관광지로 각광 받고 있는 우드랜드는 억불산 정상까지 약 4㎞ 구간에 목재데크를 깔아 관광 약자들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게 했다. 이로 인해 우드랜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2019년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됐다. 이런 지방정부들의 노력들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머지않아 관광약자들도 망서림 없이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될 것이다. 경기도 역시…
인구 46만 명의 파주시는 북한과 마주하는 접적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운정신도시와 산업단지 유치 등으로 나날이 유입인구가 증가하면서 교육, 문화를 비롯한 사회 제 분야에서 시민들의 민원이 폭증하고 있는 지역이다. 민선7기 파주시장에 당선된 최종환 시장은 시정목표를 ‘평화·상생·분권’으로 정한 후, 9개 분야 170개 세부실천계획을 수립하고 ‘공정한 사회, 따뜻한 경제, 도약하는 파주’라는 시정철학 하에 강단 있게 공약사항 실천을 추진해 왔다. 2018년에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평가에서 2등급을 받아 청렴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던 파주시가 본격적인 최시장 체제로 시정이 추진된 2019년엔 4등급으로 추락했다. 지정학적 위치와 지역경제에 적합한 시정으로, 파주 미래의 희망을 보여주던 최시장으로서는 시의회의 질타와 시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 고개 숙일 수밖에 없었으며 모든 가치는 정의를 담보하는 ‘청렴’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생각 하에 특단의 조치를 강구했다. 종합청렴도 평가에 영향을 준 공사 관리감독 분야의 부패행위 예방을 위해 홈페이지에는 공사 계약부터 준공까지 공사금액, 감독관 등 모든 정보를 시민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공개하고 일일청렴 실천플랜 등을 제시했다. 또
국내서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 여성 환자가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에 입원해 무상진료를 받고 퇴원하였다. 이 치료비는 전액 정부가 부담하는데,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규정에 따른 것으로써 정부검역 통제 하에 감염병의 국제적 전파 확산을 막으려고 하는 국제규범이며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한 하나의 방안이기도 하다. 메르스 사태 때 국내에서 감염돼서 중국에 간 한국인에 대한 치료비를 중국이 지불한 경우도 이런 예이다. 하지만, 최근 언론이나 유튜브 방송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틈타서 이른바 혐오·분열을 부추기는 언론들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중국인이라서 돈도 안 받고 치료해준 것 아니냐 하는 카더라 뉴스 논란이 발단이 된 팩트를 살펴보면, 2005년 국제보건규칙이 개정되고 각 나라들이 자국의 법을 정비하여 2009년에 외국인 감염병 환자에 대한 진료비를 국가가 부담한다는 내용을 법으로 정하였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약칭: 감염병예방법)’ 41조와 42조에 따르면 감염병 중 특히 전파 위험이 높은 감염병은 감염병 관리기관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며, 정부는 감염병 환자를 강제로 치료받게 하거나 입원시
지난 2일 필리핀의 한국산 불법 쓰레기가 평택항을 통해 들어왔다. 필리핀 쓰레기는 1차 반입 시 환경단체의 반발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2차 반입 역시 환경단체는 지난 10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추가 반입’을 규탄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환경단체의 기자회견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평택항 입항 전에 했어야 할 기자회견을 뒤늦게 명분 없게 열었다’와 ‘필리핀 쓰레기의 철저한 처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행위’라는 엇갈린 반응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서평택환경위원회 J위원장의 행보 탓에 13개 단체 모임인 ‘평택시민환경연대’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J위원장은 1차 반입 때에 처리업체를 방문, 공무원을 향해 욕설도 퍼부었는가 하면 2차 반입 과정에서도 처리업체를 방문해 말다툼까지 벌였다. 더욱이 J위원장은 말다툼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과 언론 취재 통화 내용까지 공무원을 포함해 환경단체, 폐기물처리업체 등 불특정다수에게 유포하다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J위원장의 돌발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통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평택시민환경연대 한 관계자와 W물류업체 측 간 통화 내용을 살펴보면,…
‘무인 항공기’가 드론의 정식 명칭이다. 사전적 의미는 ‘왱왱거리는 소리’로, 드론의 초기 모델이 비행할 때 이런 소리가 나 붙여진 이름이다. 드론은 당초 주로 군사용이었다. 훈련용 표적으로 사용되다가, 그 용도가 정찰과 감시, 더 나아가 폭격용으로 확대됐다. 이처럼 워낙 군사용으로 자주 이용되다 보니 선진국들은 이미 군과 경찰에 드론 전담팀을 창설하고 주요 행사 때마다 드론 테러 대책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을 정도다. 드론을 감시하고 차단하는 ‘안티 드론(Anti-drone)’ 기술도 속속 등장 하고 있다. 전파 방해 장치를 이용하거나 다른 드론을 통해 불법 드론에 그물을 던져 포획하는 공중전 시스템까지 나왔다. 최근엔 강력한 고주파를 발사해 드론의 회로를 태워버려 추락시키거나 지상에서 기체의 위치정보를 파악해 비행경로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방식도 상용화됐다. 드론이 민간용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러나 확산 속도는 매우 빠르다. 특히 배송과 레저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 포브스지는 드론 시장이 향후 10년 동안 82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2014년 국내에서 민간용 드
어느 댁에 방문했다. 현관에 코뚜레가 걸려 있다. 코뚜레를 보니 반갑기도 하고 의아하기도 했다. 코뚜레를 문 앞에 걸면 집안이 편안하고 사업이 잘 된다고 부모님이 걸어놓았다고 했다. 코뚜레는 소의 코에나 거는 줄 알았는데 그런 의미가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예전에 아버지는 일소가 송아지를 낳고 그 송아지가 뿔이 날쯤 되면 코뚜레를 걸어주었다. 새끼손가락 굵기의 노간주나무를 물에 불리고 불에 달구어 둥글고 갸름하게 모양을 만들었다. 소 콧구멍을 뾰족한 나무로 찔러 뚫은 다음 코뚜레를 끼우고 단단하게 묶었다. 송아지는 뒷발질을 하며 펄펄 뛰었지만 아버지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코뚜레를 끼우고는 소잔등을 쓰다듬어 주셨다. 시도 때도 없이 집을 뛰쳐나가 논과 밭을 쑥대밭으로 만들던 송아지도 코뚜레를 해서 외양간 기둥에 묶는 순간 온순해졌다. 코뚜레를 하고 나면 워낭을 매달았다. 힘이 세고 난폭한 황소도 코뚜레를 움켜쥐면 이내 한풀 꺾였다. 소의 여린 살에 구멍을 뚫어 나무를 끼워 넣었으니 버틸수록 고통은 컸을 테고 순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코뚜레나 멍에나 소를 통제하고 압박하는 수단이다. 코를 뚫은 상처가 아물면 소를 끌고 들로 나갔다. 고삐를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