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수(雨水)다. 꽁꽁 언 대동강 얼음도 풀리고 봄이 오는 소리가 저만치서 들려온다는 우수다. 입춘과 경칩 한 가운데 낀 절후다. 인간이 무슨 짓을 하거나 잔꾀를 부려 오는 춘의(春意)를 막으려 해도 봄이 화사한 나래를 펴고 사람들 가슴속에 파고든다는 날이다. 하지만 계절을 반추하며 느끼기에는 코로나19 감염으로 녹록치 않다. 나라 안팎의 뉴스가 자나 깨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야기다. 진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을 비롯한 중국 전역에는 누적확진자수가 5만9천901명에 누적사망자가 무려 1천368명에 이른다. 아직도 진행 중이다. 전염병의 역습에 지구촌과 세계화도 위기를 맞았다. 국내 확진자도 30명이 나왔다. 이 중 11명이 경기도 출신이다. 경제 파장이 깊고 길게 이어지고 있어 걱정이다. 한 해 수출입을 합쳐 약 1조 달러인 교역을 통해 먹고 사는 대한민국이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다. 중국수출 의존도가 25%다. 그래서 중국 발 코로나19로 인한 직접적 영향이 가장 크다. 당장 중국산 자동차부품 조달이 끊기면서 국내 자동차 생산라인이 멈췄다. 차량의 실핏줄에 해당되는 배선뭉치인 와이어링 하네스(wiring harness)도 중국산 수입비
소풍 /홍성란 여기서 저만치가 인생이다 저만치, 비탈 아래 가는 버스 멀리 환한 복사꽃 꽃 두고 아무렇지 않게 곁에 자는 봉분 하나 ■ 홍성란 1958년 충남 부여 출생으로 1989년 중앙시조백일장(경복궁 근정전) 장원으로 등단. 시조집 《춤》, 《소풍》, 《바람의 머리카락》, 《명자꽃》, 《애인 있어요》, 현대시조감상에세이《백팔번뇌-하늘의 소리, 땅의 소리》 등이 있음. 유심작품상, 중앙시조대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이영도시조문학상, 한국시조대상, 조운문학상 등 수상. 현재 유심시조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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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다. 코로나 19의 감염증 공포로 일상생활까지 움츠러들면서 우리 경제가 꽁꽁 얼어붙고 있어서다. 관광과 외식, 숙박, 유통 등 분야도 경제 모두에 해당 하고 있다. 특히 그제 엿새 만에 코로나19 새 확진자에 이어 어제 30번째 확진자가 나오고 감영경로에 대한 원인이 오리무중인 가운데 일본에서는 감염자가 열도 전역으로 확산하는 등 글로벌 상황도 갈수록 악화 돼 더욱 그렇다. 그동안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해 국내 감염이 진정 단계에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있었으나 결코 경계를 늦출 수 없게 됐다. 비록 우한 교민들의 격리 조치가 해제되고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경제 활동을 당부하고 나섰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바뀌지 않고 있다.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으로 공연시설이나 영화관 등 평소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가 다소 활성화 되는 모습을 보이지만 기피 심리도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코로나 19처럼 전염성이 강한 감염병이 나돌 때는 자신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지나친 공포가 평범한 일상생활까지 묶는다면 그러잖아도 불안한 실물경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도 잊으면 안 된다. 한국의 대표적 관광지인 제
지난해 말 서울시는 ‘수서 차량기지 이전 및 부지 활용방안 사전 타당성 조사’를 발주했다. 서울 지하철 3호선 경기동남부권역 확장 용역을 올해 말까지 진행한다는 내용이다.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 위치한 지하철3호선 차량기지를 경기지역으로 이전하고, 성남∼용인∼수원 연장 노선을 신설하겠다는 것이다. 용역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는 일이고 그 후에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러나 이 같은 소식에 성남·용인·수원시민과 해당 지방정부들의 관심이 매우 뜨겁다. 성남 지역 한 국회의원 예비후보는 지하철 3호선 연장 때 지하철 역사를 판교지역 내에 유치하는 방안이 ‘최우선과제’라면서 최소 2곳 이상의 지하철 역사가 신설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발 빠른 공약을 내놓을 정도다. 성남시에서는 고등, 제2·3판교테크노밸리, 서판교, 대장지구 등 성남시 서남부지역을 거쳐 용인·수원시로 이어지는 노선을 신설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성남시 행복소통청원’에도 이 같은 내용이 올라와 있다. 용인시에서도 핫이슈가 됐다. 최근 인구가 대거 유입되면서 용인∼서울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이 해마다 급증, 대책을 요구해 온 시민들은 용인시 신봉, 서수지를 거쳐 수원시로 넘어가는 지하철…
우리 사회는 지금 또 다른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오랫동안 지켜져 왔던 구질서가 무너지거나 약화 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질서가 정립되고 그에 적응하려는 분위기가 사회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다양한 생활 방식 과 각자가 지향하는 사회적 가치 그리고 사람에 대한 관계성의 변화도 포함돼 있다. 그중에서도 정치와 이념을 기반에 둔 상대적 차이에 대한 불균형적 관계지향은 만만찮아 보인다. 소통의 오류로 인한 문제는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의 이분법적인 생각의 차이가 소통의 부재 즉 관계 단절로 이어 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정치적 이념과 자기 신념에 대한 확신이 가져온 것 일수도 있겠지만 상대방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 듣지 않으려는 것과 설령 듣더라도 상대의 말에 대해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보다는 자신의 생각만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려는 것이 오해를 낳고 벽을 세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소통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자신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심리적 거리를 조금씩 좁혀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즉 대화를 하면서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노력은 우리 문화가 가진 다른 것을 잘 용납하려고 하지 않는 의식들
행정위원회는 법령 또는 행정기관 내부 지침에 의거 복수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중요한 정책 기획, 의사 결정, 조정을 하는 합의체 조직이다. 2015년 기준 정부의 위원회 수는 549개이며, 경기도의 경우 2018년 기준 216개에 이른다. 위원회의 순기능은 행정기관의 조력자와 민원인(이해관계자)의 옹호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역기능 또한 적지 않다. 행정전문가 의견, 필자의 경험, 간접적으로 입수한 사례를 토대로 문제점을 정리하고자 한다. 먼저 의사결정의 지연이다. 민원인 A는 2018년 10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경기도의 재단법인 설립허가 거부처분 취소 행정심판’ 청구서를 제출하였으나 청구서를 제출한 지 9개월 만에 재결이 이루어졌다. 90일 이내에 재결해야 한다는 행정심판법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둘째, 위원회가 여러 사람으로 구성돼 책임이 다수에게 분산되므로 책임전가 현상이 발생한다. 민원인에게 불리한 결정이 내려져도 이의제기를 할 수가 없다. 결정은 개인이 아니라 조직이 한 것이고, 행정기관 또한 위원회가 결정한 것이라고 변명하며 책임을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위원회는 행정기관의 입장에 서는 편향성이 강하다는 점이다.…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위상을 이야기 할 때 OECD 회원국들과의 비교·평가 수치를 자주 사용한다. 이를테면 정치·경제의 발전상뿐 아니라 각종 사회현상의 발생빈도등에 대한 통계를 통해 35개 회원국 중 ‘몇 위’ 라는 식으로 매겨진 등급을 갖고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 또는 불행의 척도를 가늠하는 것이다.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1등을 비롯 상위권을 차지하는 분야는 많다. 1996년 12월 29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한 이래 국력이 꾸준한 성장을 거듭한 덕분이다. 하지만 속을 드려다 보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자랑스러운 것보다 불명예스러운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 최근 집계된 통계를 보면 남녀 임금격차가 14년째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또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도 10년 연속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가계부채 비율도 최고 수준이다. 노인빈곤율도 1위다. 이밖에 산재사망률 1위, 교통사고 사망자율 5년째 최상위. 보행자 사망 OECD 2배 등등. 바닥에서 1위도 많다. 출산율은 OECD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최저다. 낙태율은 최상위다. 또 국민행복지수 33위로 꼴찌에서 3위다. 거기에 1인당 국민독서량 최저 1위까지. 최하위권을 맴도는 것
화성시의 예산집행이 허점투성이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지적은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에 조사결과 드러났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배정수 위원장은 제18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화성시가 2019년도에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올해 명시이월 된 예산이 946억 원에 달하고 밝혔다. 명시이월은 세출예산 중 해당연도 내에 지출을 집행하지 못할 것이 예측될 때에 미리 의회에 승인을 얻어 다음 연도에 이월하여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만한 예산을 더 급한 사업에 배정했더라면 얼마나 소중하게 쓰였을까(?) 이는 다시 말해 사업자체에 문제가 있거나 예산 설정이 잘못된 것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근본적으로 문제가 많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명시이월액이 이처럼 발생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배정수 위원장은 명시이월액에 대해 “시급한 현안 사업과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해 사용되어야 할 예산이 적기에 쓰이지 못해 화성시의 발전과 화성시민의 행복 증진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면서 집행부의 심도 있는 예산편성을 주문했다. 쓰지 않고 남기거나 다음 해로 넘기는 예산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것은 ‘짜놓고 보자’는 식의 예산편성…
술로 인생을 망친 사내는 생각했다. ‘이렇게 사느니 죽는 게 났겠다’고. 그는 산중에 들어가 목을 매달았지만, 그만 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엉덩이에 멍만 들었다. 이번엔 목을 매는 대신에 산꼭대기 벼랑 끝에 가서 뛰어내리기로 작정했다. 하지만 절벽을 내려다보니 다리가 덜덜 떨리는 게 차마 용기가 안 났다. 그래도 죽어야 한다고 눈을 질끈 감고 막 몸을 던지려는데 뒤에서 피리 소리가 났다. 뒤돌아보니 영화에서나 보았던 하얀 도포 자락에 상투를 튼 허연 수염의 도인이 바위 위에 앉아서 피리를 불고 있는 게 아닌가. 말로만 듣던 이슬만 먹고 산다는 도인이었다. 피리를 불고 있던 도인이 그에게 물었다. “그대는 누구신가?” “예, 방금 저 아래 절벽에서 뛰어내려 죽으려던 인생 낙오잡니다.” “그럼 뛰어내려 죽지 않고 왜 여길 왔는고?” “도인께서 저에게 살길을 일러 주십시오.” “도대체 그대의 가장 큰 근심 걱정이 뭣인고?” “술입니다. 하도 인생사가 안 풀려 알코올에 젖어 삽니다. 우선 술버릇부터 고쳐야겠습니다. 하루도 술 없이는 못 사니 이걸 어떻게 고칠 수 있겠습니까?” “방법이야 있지.” 사내는 간절하게 청했다. “그렇습니까? 그 방법 좀 가르쳐주십시오.” “